강정호의 '가짜 태그' 보다 위험했던 워싱턴의 위협구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2016. 9. 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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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피츠버그 파이리츠 선수단과 워싱턴 내셔널스 선수단이 강정호를 향한 위협구로 인해 벤치클리어링에 나선 모습.ⓒ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강정호가 ‘페이크 태그’라는 수비 동작 하나로 메이저리그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하지만 정말로 위험했던 것은 그를 향한 위협구였다.

강정호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2016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4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20호 홈런을 때려내며 이날 경기를 의미있게 마무리했던 강정호였지만 기쁜 일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당황스러운 일도 함께 겪어야했다. 상대 선수의 부상을 유발했다는 오해를 사 상대 투수의 위협구를 감내해야했기 때문.

사건의 발단을 이랬다. 3회초 워싱턴의 선두타자 브라이스 하퍼는 우익수 오른쪽 깊숙한 곳에 떨어지는 3루타를 만들어냈다. 문제는 중계 과정에서 3루수 강정호가 공을 잡지 못했음에도 몸을 살짝 숙이는 태그 동작을 취하면서 발생했다.

아웃을 우려했던 하퍼는 급하게 슬라이딩을 시도했는데, 다소 미숙하게 넘어진 탓에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결국 하퍼는 왼쪽 엄지손가락에 부상을 당해 교체됐는데, 워싱턴의 덕아웃은 강정호가 불필요한 동작으로 하퍼의 부상을 유발했다고 받아들였다.

워싱턴의 선발 투수 A.J 콜은 3회말 곧바로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에게 불만을 표출했다. 콜은 그의 머리 뒤편으로 날아가는 위협구를 던졌다. 이 공은 강정호의 등 뒤편으로 날아가면서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피하지 못했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투구였다.

결국 콜은 곧장 퇴장을 당했고 이 장면을 본 양 팀 선수들의 감정이 격해지면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는데, 워싱턴의 입장은 강정호가 먼저 불문율을 어겼다는 입장이다.

더스티 베이커 워싱턴 감독은 “내 생각에는 (3회 강정호의 수비 동작은) 틀린 행동이다”면서 “하지만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동작에 잘못된 부분이 없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양측의 논쟁이 발생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정호의 행동은 보는 시각과 입장에 따라서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강정호가 확실하게 불문율을 어겼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콜이 던진 강정호를 향한 위협구는 확실하게 불문율을 거스르는 행동이라는 점이다.

이날 벤치클리어링의 중심에 섰다가 퇴장을 당한 피츠버그의 션 로드리게스는 강정호가 아닌 워싱턴이 불문율을 어겼다고 힘 줘 말했다.

그는 경기 후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야구계에서 위협구를 던지는 것은 통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다"며 "하지만 일반적으로 위협구를 던질 때는 타자의 어깨 아래로 던져야 하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위협구를 무릎 혹은 정강이에 던지는 것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위협구는 달랐다. 중계화면을 다시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번 위협구는 강정호의 머리 뒤쪽으로 지나갔다. 강정호의 목숨까지도 위협했던 공이다”라고 답했다.

로드리게스는 이어 “당시 포수 호세 로바턴은 나에게 ‘나도 안다. 머리로 공이 향했다’라고 말해왔는데,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어떻게 공을 상대 머리에 던진 선수를 변호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내가 화가 났던 점은 바로 그 부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일단 위협구를 던졌던 콜은 경기 후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강정호의 몸 쪽으로 던지려고 했지만, 공이 손에서 일찍 빠져나갔다”며 “고의로 머리에 던지지 않았다”라고 항변했다.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ljh5662@sportshankook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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