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쿠바행 함의.."中, 쿠바 거쳐 라틴아메리카 공략"

입력 2016. 9. 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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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中, 쿠바에 부채탕감·4개 분야 신규 대출 '선심'"
리커창 중국 총리(왼쪽)가 24일(현지시간) 쿠바를 방문, 아바나의 혁명궁전에서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손을 잡고 있다. [아바나 AP=연합뉴스]

SCMP "中, 쿠바에 부채탕감·4개 분야 신규 대출 '선심'"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24일 쿠바행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곱씹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우선 리 총리가 중국 권력서열 2위인 총리 자격으로 방문한 것도 처음이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바로 이어 쿠바를 찾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외견상 중국과 일본이 경쟁적인 구애를 하는 모양새를 연출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 미국과의 외교관계 재개를 계기로 국제무대에서 쿠바가 뜨고 있다. 아베 총리의 쿠바 방문도 미국과 쿠바 간 외교 정상화에 따른 조처로 볼 수 있다. 쿠바에 대한 서방의 경제지원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중국은 쿠바와 미국 관계가 복원될 조짐을 보이던 시기부터 쿠바에 공을 들여왔다. 동료 사회주의 국가로서 중국 모델을 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여러 차례 고위급 교류를 거쳐 이번에 경제적인 선물 꾸러미를 잔뜩 안은 리 총리가 전격적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미국과 일본 등 서방은 쿠바와의 경제 교류 확대와 지원을 통해 사회주의로부터의 탈피를 유도하려 한다면, 중국은 시장경제시스템을 바탕으로 하되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유지토록 하는 '중국 특색사회주의'를 쿠바에 전파해 정착시키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외에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중국을 배제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체결을 시도하는 가운데 중국으로선 쿠바를 통해 라틴아메리카로 영향력을 확장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리커창 총리가 쿠바 첫 방문에서 경제적인 감미료를 나눠줬다'는 제목으로 "중국이 쿠바와의 강한 연계를 통해 라틴아메리카를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판허성 안후이(安徽)대 라틴아메리카 연구소장은 "리 총리의 쿠바 방문을 통해 양국은 설탕 등 농업생산물에 초점을 맞춰 여러 가지 합의를 했다"면서 "중국은 쿠바를 모델 삼아 여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진출을 원하고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는 중국이 쿠바에 '중국 발전모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좌파 정권 또는 세력이 강한 라틴아메리카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류웨이광 중국 사회과학원 라틴아메리카 연구 수석연구원은 "중국과 쿠바는 오랜 세월에 걸쳐 유효성이 입증된 막역한 관계이지만, 양국 간 경제적인 관계는 정치적인 협력의 수준에 훨씬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리 총리는 이번 쿠바 방문을 통해 양국 경제적 협력과 대 쿠바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고 SCMP는 전했다.

신문은 리 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중국은 쿠바가 진 부채를 대폭 탕감하는 한편 4개 분야에 대한 신규 대출을 해줬다고 소개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과 쿠바 양국이 경제·기술, 재정·금융, 산업·에너지, 정보통신, 환경보호, 검역 등 20여 건의 분야별 협정을 체결했다고 보도했으나 부채탕감과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부채탕감과 경제지원에 대해 외부로 공표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쿠바에 대해서도 비슷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보인다.

SCMP는 리 총리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쿠바의 산업화를 지원하고 사회기반시설과 산업 시설 건설에 협력하는 한편 양국 간 무역 확대와 재정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동안 미국의 봉쇄 조치를 받아온 쿠바에 중국은 제2의 무역대상국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쿠바의 대중국 수출액은 3억3천만달러로 같은 해 중국 수입액의 0.2%에 불과했다면서, 리 총리가 쿠바에 경제적 협력 이외에 '특별한 경로'를 통한 쿠바 지원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서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기고문을 보내 '당 대 당' 우의를 과시하기도 했다.

리 총리는 쿠바 방문 기간에 라울 카스트로 의장의 형이자 1959년 쿠바 혁명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4년 쿠바를 방문했으며, 그에 앞서 2011년 국가부주석 자격으로도 찾은 적이 있다.

중국은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한 지 보름 만인 지난 4월 12일 쑨정차이(孫政才)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충칭(重慶)시 당서기를 단장으로 한 공산당 대표단을 쿠바에 보내 중국 특색사회주의 전수를 약속하는 등 쿠바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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