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사태 4주..두 배로 오른 운임, 배불리는 외국 선사

이병희 기자 2016. 9. 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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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이후 예상대로 글로벌 선사가 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최대 해운사 코스코(COSCO)의 컨테이너선. /한진중공업 제공

한국~미국 지역 해상 물동량의 20%를 담당했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사실상 영업정지에 들어가면서 외국 선사들이 빈자리에 들어와 운임을 높이고 있다. 대안을 찾지 못한 수출입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인상된 운임을 지불하고 있다.

◆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한국~미국 노선 운임 2배…이익 챙기는 글로벌 선사

한국선주협회는 지난 20일 기준 한국~미국 노선 평균 1 FEU의 운임이 2400달러로 조사됐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8월까지 같은 노선의 평균 운임은 1203달러였지만,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컨테이너선 운임도 폭등했다. 지난 8월 기준 755달러 수준이었던 한국~유럽 운임은 최근 1300달러까지 오른 상황이다. 지난해 평균 한국~미국, 한국~유럽노선 1 FEU당 운임은 각각 1482달러, 620달러 수준이었다.

한 수출 기업 관계자는 "지난달 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나서 9월 초부터 운임이 두 배로 올라 아직도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며 "수출입으로 먹고 사는 회사들은 타격이 크지만, 어찌해볼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선주협회는 "미주 노선과 유럽 노선 운임은 모두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운임은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글로벌 선사들의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최근 "머스크, 하팍로이드, CMA-CGM 등에게 단기적으로 운임상승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라며 "상하이~LA, 상하이~뉴욕, 상하이~로테르담 노선 운임이 각각 42%, 19%, 39%씩 올랐다"고 밝혔다.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한진해운 제공

세계 1,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는 지난 15일부터 중국~부산~미주 노선을 운영·확대하고 있다. 각각 4000TEU, 5000TEU급 컨테이너선을 6척씩 투입했고 중국 코스코와 대만 양밍도 중국~부산~미주 노선을 증편했다.

◆ 현대상선, 대체 선박 투입했지만 한진해운 공백 메울 여력은 부족

물류대란 해결책으로 현대상선의 대체선박이 투입되고 있지만, 한진해운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상선이 투입하기로 한 대체 선박은 한국~미국노선 4척, 한국~유럽노선 9척이다. 지난 9일 한국~미국 노선을 오가는 선박이 처음 투입됐고, 오는 29일 한국~유럽 노선 선박이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그동안 한진해운이 컨테이너선 97척, 벌크선 44척 등 140여척의 선박을 운영했던 것을 고려하면 대체 선박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한국~미국을 오가는 기간이 약 4주, 한국~유럽노선 왕복 기간은 8~10주 정도"라며 "일주일에 한 척씩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최소한이 배가 마련된 셈"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세계 7위권 해운사로 외국선사를 견제하고 운임 상승을 막는 역할을 했지만, 법정관리 이후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국적 해운사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며 "현대상선이 일부 공백을 메운다고 하더라도 운임 인상과 한진해운 물량 이탈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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