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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3할 인플레이션, 오늘의 3할과 10년 전 3할은 다르다.

조회수 2016. 9. 21. 17: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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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시즌 3할타자 37명, KBO리그 통산 평균 타율을 기준으로 본 그 가치는?

최근 KBO리그에서도 팀 득점과 상관성이 높은 출루율과 OPS(출루율+장타율) 같은 지표들이 타자의 실제 가치를 더 정밀하게 판단하는 기록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타자의 평범과 비범을 가르는 전통적인 기준인 “3할 타율”에 대한 믿음도 여전히 강하다.  

일부 구단을 제외하면 많은 현역 타자나 코칭 스탭이 이뤄야 할 목표로 "3할 타율"을 언급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다수 야구 팬 역시 정규 시즌 3할 타율을 기록한 타자에 대해서는 대체로 우호적인 시선을 보낸다.  그렇다면 시대를 뛰어넘어 정규 시즌 "3할 타율"만 달성하면 좋은 타자라고 평가해도 무방한 것일까?

올 시즌 타격왕을 두고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구자욱과 최형우 (사진: 삼성 라이온즈)

9월 20일 기준,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는 총 53명, 이 중 3할 타자는 타율 1위인 최형우(0.368)를 필두로 같은 팀 박해민(0.300)까지 37명이나 된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의 무려 69.8%가 3할 타자다.

아직 시즌 중이긴 하지만 3할 타자 37명은  2014시즌 기록한 36명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규정 타석 타자 중 3할 타자 의 비중 (69.8%) 역시 2014시즌 65.5%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다. 

표 : 역대 최다 3할 타자 시즌 TOP10

3할 타자의 폭증이 이상한 일은 아닌 게  올 시즌 리그 평균 타율이 0.290이다. 즉, 리그 평균 이상의 타자라면 어지간하면 3할을 친다는 의미다. 올해 단 1타석이라도 들어선 타자는 276명, 그 중 3할 타자는 74명이다. 리그에서 한 번이라도 타석에 들어선 타자 4명 중 1명 꼴로 3할을 치고 있다.

타율이라는 지표로 타자의 실제 가치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은 차치 하더라도 이 정도로 "3할" 인플레이션이 심하면  타율 3할이 좋은 타자의 기준점이 될 수 없다. “좋은 타자”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같은 3할 타자라고 해도 시대에 따라 그 가치가 다를 수 밖에 없다.

'타격의 달인'  고 장효조 감독의 현역 시절  (사진: 삼성 라이온즈)

역대 통산 타율 1위(0.331 /3000타수 이상)에 올라있는 “타격의 달인” 고 장효조 감독(이하 장효조)은 1986시즌 타율 0.329로 통산 3번째 타격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 타율이 0.329인 김문호는  리그 13위를 기록 중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86시즌 장효조와 16시즌의 김문호의 타율이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는 없다. 

시즌 초반 4할대 타율을 유지하던 롯데 김문호 (사진: 롯데 자이언츠)

1986시즌은 3할 타자가 4명 밖에 배출되지 않은 역대급 투고타저(리그 평균 ERA 3.08) 시즌이었다. 리그 평균 타율은 0.251에 불과했다.  

수위 타자인 장효조의 타율 0.329는 리그 평균에 비해 31.1% 나 높은 성과였다. 한편 올 시즌 김문호의 타율 0.329는 리그 평균 타율 보다 13.4% 높다. 86시즌 장효조와 16시즌 김문호는 절대적인 타율은 같지만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86시즌 장효조가 더 뛰어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렇다면 KBO리그의 3할 타자는 리그 통산 평균 타율에 비해 얼마나 높은 성과를 이룬 것일까? 지난 35년 간 KBO리그의 전체 타자들은 총 1,142,967타수에서  303,031안타를 기록했다.(출처: 스탯티즈) KBO리그의 통산 평균 타율은 0.265이다.

 KBO리그 통산 평균 타율인 0.265 대비 13.2% 높은 타율이 3할이다. 이것을 달리 해석하면 특정 시즌 평균 타율보다 13.2%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타자는 KBO리그 통산을 기준으로 했을 때 평균적인 3할 타자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표 : 2016시즌 타율+ 113.2 이상 타자 명단.  참고 : 타율+ = 타율/리그평균타율*100, 타율+ 100이 리그 평균이다

이것을 올 시즌에 적용하면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53명 중 리그 평균 타율(0.290)보다 113.2%에 해당하는 0.328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타자는 최형우부터 김문호까지 총 13명이다. 올 시즌 3할 타자 37명 중 24명은 KBO리그 통산 기준 조정 타율 3할에 못 미치는 셈이다.       

표 : 2006시즌 타율+ 113.2 이상 타자 명단  

가장 최근의 투고타저 시즌이던 2006시즌으로 거슬러 가보면  올 시즌과의  차이를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2006시즌은 리그 평균 타율이 0.255로 역대 6번째로 리그 평균 타율이 낮았던 시즌이다. 그 해 3할 타자는 5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리그 평균 타율보다 13.2% (0.289)이상의 성과를 거둔 타자는 9명이었다. 06시즌 이병규(9), 박용택, 정성훈, 김태균은 비록 3할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위의 조정 타율을 기준으로 보면 올 시즌  타율 0.328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같은 3할 이라도  투고타저 시즌이냐, 타고투저 시즌이냐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상대적으로 얼마나 높은 타율을 기록했냐는 것이다. 숫자로 표기된 기록 그 자체에는 많은 맥락이 숨겨져 있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기록의 가치를 찾아내는 것 이야말로 야구가 주는 또 다른 묘미일 것이다. 

[프로야구 레전드 타격의 달인 故장효조]

[기록출처: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스탯티즈, KBO 기록실 ]

길준영 기자/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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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프로야구 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페이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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