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해·소화 돕는 캡사이신, 과다 섭취하면 癌 촉진

황인태 헬스조선 기자 2016. 9. 21.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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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뉴스] 캡사이신 효과와 부작용 암 없애는 면역세포 활동 줄어.. 청양고추 20개 분량 넘지 말아야

회사원 정모씨는 회사 내에서 '매운맛 마니아'로 통한다. 일주일에 2~3회는 매운 음식 전문점을 찾을 정도로 매운맛을 즐긴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는 스트레스가 한번에 풀리는 기분이다. 하지만 다음날 어김없이 항문이 따끔할 정도의 설사를 본다. 매운맛, 스트레스가 풀린다지만 건강엔 괜찮을까?

매운맛을 내는 대표성분은 '캡사이신'이다. 캡사이신은 몸 안에 통증수용단백질(TRPV1)과 결합해 통증과 열·땀을 유발시킨다. 그동안 캡사이신은 몸속 지방 분해, 장내 살균 작용, 염증 치료 등 긍정적인 성분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캡사이신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울산의대 의생명과학 김헌식 교수는 "캡사이신 자체가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암 발생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의대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캡사이신 섭취가 몸 안의 자연살해세포(암세포를 파괴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줄여 암 발생을 촉진시켰다. 위암세포의 경우 캡사이신 50㎛ 투여 후 자연살해세포 활성도가 15%에서 10%로 감소했고, 혈액암세포에서도 자연살해세포 활성도가 32%에서 16%로 절반이 줄었다. 두 암세포 모두 50㎛보다 적게 투여했을 땐 자연살해세포 활성도에 변화가 없었다. 김헌식 교수는 "사람에 따라 체중·연령·캡사이신 민감도 등이 달라 기준을 잡기 어렵지만 캡사이신 50㎛ 이상 섭취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캡사이신 50㎛은 70㎏ 성인이 청양고추 약 20개를 먹었을 때의 양이다.

김헌식 교수는 "적정량의 캡사이신은 우리 몸에서 소화를 돕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등 순기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과도한 캡사이신 섭취는 위점막 손상과 설사, 만성위염의 원인이 되고 항암면역기능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암연구협회에 발표된 캡사이신 연구에서도 과도한 캡사이신은 통증수용단백질(TRPV1)을 감소시키고 암을 유발시키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와 결합해 피부암을 증가시켰다. 매운 음식을 자주 먹으면 매운맛에 익숙해진 것도 통증을 유발하는 TRPV1 감소 때문이다. 김헌식 교수는 "유령고추, 캐롤라이나 리퍼 등 캡사이신 함량이 지나치게 높은 매운 고추를 피하고 적당한 캡사이신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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