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위협하는 결핵.. 노년층 절반 '결핵균 감염 상태'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16. 9. 21. 04: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H story] 노인 결핵 65세 이상 결핵 환자, 꾸준히 증가.. 면역력 떨어지면 균 활동해 발병 기침으로 주변 48m까지 전파돼.. 결핵 정복, 노년층부터 관리해야

한국은 1996년부터 20년간 OECD 국가 중 결핵 유병률(有病率)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이런 오명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노인 결핵 관리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한결핵협회 경만호 회장은 "한국은 전체 결핵 발생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아 지금까지는 새로운 환자의 발생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여 2011년을 정점으로 결핵 발생이 감소하고 있다"며 "이제는 노인 등 취약 계층에서 결핵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은 결핵 인구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많고, 중증도가 높아 사망률이 6배로 높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65세 이상 결핵 환자는 1만5265명으로 전체 환자(4만847명)의 37.4%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 26.2%에서 2015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그래프 참조〉.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박동원 교수는 "고령화되면서 노인 결핵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 결핵이 많은 이유는 6·25전쟁을 겪으면서 영양실조, 피난으로 인한 집단생활 등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65세 이상 연령층은 잠복결핵(결핵균에 감염은 됐지만, 증상이 없고 균이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는 상태) 감염률이 50%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핵연구원 오경현 부장은 "균에 감염됐다고 해서 바로 병이 되는 활동성 결핵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평생 균을 가지고 있는 잠복결핵 상태에서 면역력이 저하되면 활동성 결핵으로 발전한다"며 "노인은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고, 영양 불균형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활동성 결핵으로 발전하는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국가결핵관리지침에 따르면 노인층은 결핵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연 1회 이상 결핵검진을 권고하고 있지만 실상 검진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동원 교수는 "결핵을 잊힌 질병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특히 노인 결핵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핵균은 전염력이 커 기침을 통해 48m 떨어진 사람에게도 전염을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것은 환자뿐 아니라 주변 사람도 위험하다. 경만호 회장은 "향후 우리나라에서 결핵을 성공적으로 퇴치하기 위해서는 노년층에서 결핵 조기 발견을 통해 추가 감염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결핵

결핵균에 의한 만성 감염병이다. 호흡기를 통해 감염이 되며 결핵균에 감염되자 마자 결핵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생 감염 상태(잠복결핵)에 있다가 10%만 결핵으로 발병한다. 대부분의 환자가 폐결핵으로 발병한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