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경주 지진 예측하고도 보고서는 '비공개'

정영태 기자 2016. 9. 2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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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단층' 알고도 '쉬쉬'

<앵커>

경북 영덕에서 경주를 지나 부산까지 직선으로 170km 정도 뻗은 양산단층대입니다. 이번 지진이 일어난 곳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활성단층일 가능성이 높아진 곳입니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활성단층 지도를 만들어서 지진 대책을 세워왔죠. 우리도 4년 전에 경주에 활성단층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제대로 된 지도제작은 아직 시작도 못 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정영태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당시 소방방재청의 의뢰를 받아 2012년 완성한 활성단층지도 보고서입니다.

경주와 포항, 울진, 부산 등에 걸친 양산 단층대와 울산 단층대에 있는 소단층 35개를 정밀 조사했습니다.

일본 활성단층지도 기준을 적용해 지진 발생 가능성이 큰 순으로 1·2·3단계로 구분했습니다.

경주 지역은 조사대상 16개 소단층의 75%인 12개가 활성도 1로 조사됐습니다.

[최성자 박사/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 : 확실도 1에 해당하는 단층은 확실한 활성단층이라고 얘기할 수 있고요.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층이 되겠죠.]

울산단층대는 17개 소단층 가운데 13개가, 양산단층대는 18개 가운데 8개가 활성도 1로 나타났습니다.

활성단층에 대한 국내 첫 정밀조사에 3년간 예산 20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았고, 추가 정밀조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 : (활성단층의) 위험성이 이미 4년 전에 이미 보고서에서 충분히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그 보고서가 세상에 나오지 못했어요. 4년 동안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놓친 겁니다.]

당시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조사 기간 등 신뢰성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책임연구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 전문가들이 원전 밀집지역에 활성단층이 있다는 연구 결과의 파장을 우려해 보고서 공개에 반대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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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태 기자jyt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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