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폭탄 '펑'..292만가구가 전기료 2배이상 나왔다

오수현,안병준,나현준 2016. 9. 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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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대비 8월 요금 보니 13만가구는 5배 이상..당정 "누진제개편 연말까지 결론"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이 급증한 데다 최고 11.7배에 달하는 전기료 누진제 영향으로 8월분 전기요금이 전월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가구가 300만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291만6000가구의 전기요금이 전월보다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5배 이상 오른 가구도 12만8000가구에 이르렀다. 이들 가구가 지불한 전기요금은 3009억원에 이르렀다.

이 같은 전기요금 증가 가구 수는 지난 7월 통계와 비교할 때 두드러지는 규모다. 실제 7월 전기요금이 전월 대비 2배 이상 오른 가구는 총 36만4991만가구였다. 이들 가구가 지불한 전기요금은 총 279억원으로 역시 8월 수치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8월 폭염과 누진제가 겹치면서 가구의 전기요금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8월 가정집 전기료가 크게 늘어난 것은 최고 11.7배에 이르는 누진제 탓이다. 우리나라 가정용 전기요금은 사용량에 따라 6단계의 누진제가 적용된다. 1단계와 6단계의 요금은 차이가 11.7배에 이를 정도로 크다.

1단계인 100㎾까지는 ㎾당 60.7원이 부과되고, 다음 100㎾ 사용에 대해서는 120.9원, 가장 높은 6단계에서는 709.5원의 요금이 부과되는 식이다. 오제세 의원은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8월 한 달간 약 300만가구가 누진제 폭탄을 맞았다"면서 "한전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얻는 동안 국민은 폭염과 누진제라는 이중고에 시달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탈적 누진제를 개선해서 국민의 기본적인 전기사용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폭염이 계속됐던 8월 1~25일 서울의 평균기온은 29.6도로 평년(1981~2010년 평균)보다 3.6도나 높았다.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1994년 같은 기간의 서울 평균기온(28.2도) 보다 1.4도 높을 정도로 더위가 맹위를 떨쳐 가정마다 에어컨 사용이 크게 늘었다.

올여름은 폭염이 워낙 맹위를 떨쳤던 터라 기간을 기간을 늘려 7~8월 두 달간 전기요금을 살펴봐도 누진제 폭탄을 맞은 가구가 많았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폭염이 본격화하기 전인 5~6월과 비교할 때 7~8월 전기요금이 2배 이상 늘어난 가구는 298만가구였다. 이 중 24만가구는 5배 이상 증가했고, 10배 이상 증가한 가구도 2만6000가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새누리당은 전기료 누진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해 올해 말까지 누진제 개편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누진제 개편안과 관련해 연말까지 결론을 낼 것"이라며 여론이 누그러지면 누진제 개편 약속을 슬그머니 접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당정의 전기요금 태스크포스(TF) 활동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당정 TF는 연말까지 현행 6단계인 전기요금 누진제 단계를 줄이고 최고 누진 배율도 축소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수현 기자 / 안병준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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