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의 '역공'..초법적 처형 맞선 여성 상원의원 '축출'

입력 2016. 9. 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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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상원, 대통령 정적 법사위원장 불신임..'마약전쟁' 인권침해 조사 차질

필리핀 상원, 대통령 정적 법사위원장 불신임…'마약전쟁' 인권침해 조사 차질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필리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에 맞선 여성 상원의원이 마약상과 결탁했다는 정부의 역공을 받으며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20일 필리핀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상원은 전날 밤 레일라 데 리마 법사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해 16대 4로 의결했다.

필리핀 의회에서 상임위원장 불신임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로, 두테르테 대통령을 지지하는 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 의원이 주도했다.

데 리마 의원이 초법적 마약 용의자 처형 조사를 앞세워 두테르테 정부를 흔들고 국제사회에서 필리핀의 국가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것이 불신임 이유다.

전임 베니그노 아키노 정부에서 국가인권위원장과 법무장관을 지낸 데 리마 의원은 경찰과 자경단 등의 '묻지 마' 식 마약 용의자 사살을 비판하며 상원 조사를 이끌어왔다.

이번 불신임은 지난 15일 상원 청문회에서 데 리마 의원이 내세운 전 자경단원이 두테르테 대통령을 지목, 과거 다바오시 시장으로 재직할 때 자경단을 운영하며 범죄 용의자와 정적 등 약 1천 명을 죽였다고 증언한 이후 이뤄졌다.

지난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의 취임 이후 3천 명 넘는 마약 용의자가 사살된 가운데 이런 증언까지 나오자 국제 인권단체의 반발이 더 커졌다.

이 청문회 이후 비탈리아노 아퀴레 법무장관은 수감 중인 마약상으로부터 데 리마 의원이 법무장관으로 일할 때 매달 300만 페소 (7천만 원)를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8월 말 데 리마 의원이 유부남인 운전기사와 불륜을 저지르고 거물 마약상들의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내가 그였다면 목을 맬 것"이라고 비난했다.

데 리마 의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공포 정치'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여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데 리마 의원은 불신임을 당한 직후 "배후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있다"며 "매우 길고 외로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마약상과의 결탁 의혹에 대해 의회는 물론 사법당국도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데 리마 의원의 정치생명이 그 결과에 달리게 됐다. 데 리마 의원이 주도한 상원의 초법적 마약 소탕전 조사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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