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결' 이주승, 태권소년이 취권 파이터가 되기까지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영화가 시작되자 웬 옛날 사진들이 쭉 펼쳐진다. 사진 속 아이의 모습을 유심히 보자 이주승(27)의 얼굴이 드러난다. 어릴 적 친형과 노는 모습, 태권도 도장에 다니기 시작한 초등학교 시절을 지나, 태권도 선수였던 중학생, 늠름한 표정으로 졸업사진을 찍은 고등학생은 곧 앳된 얼굴의 청년 이주승으로 자라난다. 그의 얼굴과 영화 속 인물 ‘풍호’가 겹쳐진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대결’이다.
“부끄러웠고요, 기분이 이상했어요. 제 어릴 때 사진이 공개되는 게 처음이었어요. 또 ‘감독님이 저를 많이 밀어주시는구나’하는 생각도 들고요. (웃음) 감독님이 어렸을 때 사진을 다 가져오라고 하셔서 이만큼 가져갔더니 그렇게 쓰셨더라고요.”
할아버지와 함께 살던 초등학교 시절, 할아버지가 등 떠밀어 보낸 태권도 도장에서 이주승은 8년을 보냈다. “어렸을 때 애가 단순해서”, “다녀야 하나 보다 하고 고등학교 때까지 다닌” 도장에서 태권도 공인 4단까지 따고 나왔다. 그렇게 운동했던 경험이 한국에서도 굉장히 오랜만에 나온 무술 액션 영화 출연으로 이어질 줄 그는 알고 있었을까.
“발차기할 때 높이 올라가고, 끊어 차고 하는 건 도움이 됐는데…. 나머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어야 해서 어려웠어요. 취권이잖아요.”
‘대결’ 시사회 때 풍호의 사부로 출연한 배우 신정근이 말했다. “분명 어디서 봤던 영화다”라고. ‘대결’은 영화를 연출한 신동엽 감독이 어린 시절부터 동경하던 취권을 한국의 현재 사회현실에 대입해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1970년대 성룡이 출연한 ‘취권’의 향수가 깊게 배어 있지만, 배경을 2016년 한국으로 옮기자 그럴듯한 새로운 영화가 탄생했다.
영화에서 풍호는 태권도가 특기인 ‘싸움짱’이지만 현실에선 갈 곳 없는 취준생 신세다. 용돈 벌이는 ‘현피’(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을 실제로 만나 돈을 걸고 싸우는 것)로 간간이 한다. 여자친구는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는 싸움만 하는 풍호를 차 버린다.
그러다 풍호는 자신보다 훨씬 센 상대인 한재희(오지호)를 만나는데, ‘도장깨기’(도장에 쳐들어가 사범과 싸우고 도장을 ‘접수’하는 것)로 다진 태권도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상대다. 그래서 배우게 되는 것이 ‘잊혀진 무술’인 취권. 황노인(신정근)의 가르침으로 재야의 취권 고수로 거듭나 한재희와 마지막 한 방을 겨루게 된다.
“시나리오를 읽기 전 줄거리만 들었을 때는 참 의아했어요. ‘아 별로다, 취권 해서 복수하는 게 무슨 영화냐, 말도 안 된다’ 생각했지만 시나리오는 읽어봐야겠어서 읽기 시작했죠. 그랬더니 제가 줄거리만 가지고 편견을 가졌던 것 같더라고요. 현실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취권이 들어가니까 오히려 더 신선하고, 이걸 소화해내면 재밌을 것 같았어요.”
촬영 기간을 포함해서 넉 달 정도는 일주일에 네 번씩 액션 스쿨에서 시간을 보냈다. ‘독립영화계의 박해일’이라는 별명답게 다작 한 그이지만 본격 액션 영화는 처음이었다.
“어렸을 때 드라마 ‘야인시대’를 비디오로 녹화해서 액션 장면만 따라하고 소화하고, 그 정도로 액션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연기 시작하면서 단편영화나 독립영화를 주로 찍다 보니까 액션을 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런 꿈이 사라졌다가 ‘대결’을 계기로 다시 흥미를 찾은 것 같아서 좋아요.”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운동만 하던 ‘태권소년’은 여덟 차례나 길거리 캐스팅 제의를 받고 배우 지망생으로 방향을 틀었다. 캐스팅 사기를 당했지만 ‘태권도도 그만둔 마당에 또 뭔가를 그만두면 나 자신이 싫어질 것 같아서’ 무작정 고등학교 연극동아리에 들어가 연극을 시작했다. 방송반에게 카메라를 빌려 단편영화를 찍어보기도 하고, 대학에서도 내내 영화를 찍고 다녔다.
드라마 ‘피노키오’(SBS)에서 이종석의 친구 경찰로, ‘너를 사랑한 시간’(SBS)에서 하지원의 남동생으로 출연하면서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렸고, 영화 ‘소셜포비아’에서 선악이 묘하게 공존하는 마스크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대결’은 상업영화로서 그의 첫 주연작이다.
“전작에서 대부분 비밀을 숨기고 있는 사람이나 살인범 등 어두운 캐릭터를 많이 했어요. ‘대결’의 풍호를 연기하고 나서 드는 욕심은 제가 청춘드라마에도 어울린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뭔가 비밀스러우면 다 저한테 제의가 들어오는데, 하하, 다양한 역할이 들어왔으면 좋겠고 왔다갔다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죠.”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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