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뉴스][오래전'이날'] 9월20일 유리컵으로 동료 의원 머리 내리친 의원은 누구

주영재 기자 2016. 9. 20.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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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오래전‘이날’]은 1956년부터 2006년까지 매 십년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 합니다.

■1966년 9월20일 삼성의 사카린 밀수 사건

경향신문의 단독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삼성그룹 계열사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 사건이 재수사에 들어갔습니다. 부산 세관의 경위보고를 받고도 이번 사건을 통고처분에 그치도록 해 재벌 봐주기라는 비판이 거세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담당 수사검사가 해임되고 새로 대검에 수사본부가 꾸려져 부산 현지로 비행기를 타고 가 다급히 재수사하게 됐습니다. 당시 4면을 발행하던 경향신문은 거의 1면에 걸쳐 이번 사건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사카린 밀수 사건은 박정희 대통령과 이병철 회장의 공모 아래 정부기관들이 비호한 엄청난 규모의 조직적인 밀수였습니다. 이 회장은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정부보증 민간차관으로 비료공장 기계를 일본 미쓰이물산에서 수입하면서 리베이트로 100만달러를 받았습니다. 이 자금으로 43㎏짜리 포대 사카린 2300부대를 밀수한 삼성은 이를 국내에 팔아 정치자금과 공장건설 자금을 마련하려 했습니다. 이 사실은 여당 국회의원의 제보로 경향신문이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밀수 자체가 박정희 정권과 삼성의 밀약이었는데 정권이 뒤통수를 쳤다’는 주장(장남 이맹희)에서부터 “이병철의 삼성 재벌의 계획적인 밀수”(김형욱)라는 비난, “현장담당 사원의 부주의로 발생”(이병철)한 것이라는 해명이 나왔습니다. 사카린 밀수 사건은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삼성이 한국비료를 국가에 헌납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1956년 9월20일 서울 아시안게임 개막

30년전 이날 86년 서울 아시안 게임이 개막했습니다. 서울 아시안게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린 종합 국제스포츠 행사인데다 2년 뒤 열릴 서울 올림픽게임의 시험 무대로 국민적 관심이 높았습니다. 경향신문도 전체 12개면을 통틀어 아시안게임 소식을 전했습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금메달 93개, 은메달 55개, 동메달 76개를 획득해 금메달 94개, 은메달 82개, 동메달 46개를 획득한 중국에 간발의 차이로 밀려 2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전체 메달 수에서는 224개로 중국 222개보다 앞설 정도의 엄청난 성과를 보였지만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많이 작용했다는 평가입니다. 3위를 차지한 일본을 포함해 전체 금메달 270개 중 91%인 245개가 한·중·일 삼국에 돌아갔습니다.

■1996년 9월20일 유리컵으로 동료 의원 머리 내리쳐

자민련 정우택 의원(현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 환경노동위의 국정감사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국민회의 방용석 의원과 언쟁을 벌이다 방 의원의 머리를 유리컵으로 세 차례 찍었습니다. 방 의원은 70여명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정 의원은 줄여야 한다고 맞서던 상황이었습니다. 언쟁 중 나이가 8살 많은 방 의원이 “왜 반말 하느냐”고 따지자 정 의원이 “내가 언제 반말했냐”며 대들다 갑자기 방 의원의 머리를 유리컵으로 내리쳤습니다. 방 의원은 머리에 피를 흘려 응급처치를 받아야 했습니다. 정 의원은 친일 전력이 있는 아버지 정운갑(전 농림부 장관)의 아들로 의회 입성 후 성상납 의혹 등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현재 4선 의원으로 20대 총선에서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와 당선됐습니다.

■2006년 9월20일 사람 잡은 카이스트 ‘발전구상안’

서남표 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이날 ‘KAIST 발전구상안’을 내놓고 현재 12:1인 교수·학생비를 6대 1로 줄이고 7년간 1조원의 발전기금을 모으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또 임용 10년 뒤에는 종신교수 심사를 해 실력이 뒤지는 교수를 퇴출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발전구상안 중 논란이 컸던 부분은 평점 2.0 이하인 학생에게 장학금 수여 대신 수업료를 받는 소위 ‘징벌적 수업료’였습니다. 학점이 3.0이하인 학생들에게 0.01점당 6만원씩 2.0 미만일경우 수업료를 최대 600만원까지 부과하는데 이전까지 수업료가 전액 무료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제도는 과태료에 가깝게 느껴진다는게 학생들과 일선 교수들의 입장이었습니다. 카이스트는 상대평가로 학점을 부여해 학생의 능력과 관계없이 하위 30% 정도의 학생들은 반드시 수업료를 내야 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징벌적 수업료 논란은 2011년 학생 4명이 연달아 자살하면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서 총장은 학생, 교수들의 사퇴 요구에 소송으로 맞섰지만 결국 2013년 2월 총장직에서 사퇴합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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