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SK, 바이오大戰 막올랐다

박준식 기자 2016. 9. 1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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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연말상장 시총10조, LG화학-생명과학 흡수 매년 5000억 투자, SK바이오팜 2020년 20조 가치 육성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연말상장 시총10조, LG화학-생명과학 흡수 매년 5000억 투자, SK바이오팜 2020년 20조 가치 육성]

그래픽 내 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과 LG, SK그룹이 제약 및 바이오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집중적인 육성에 나섰다. 2차 산업군에 속한 제조업으로 성장을 이룬 국내 대기업들이 첨단기술과 의료서비스가 융복합돼 후발 경쟁자들의 진입이 어려운 바이오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바이오 시장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투자재원이 넉넉한 삼성이다. 삼성은 현재 주력사업인 반도체 전자사업의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생물의약품 복제약 시장에 적극적이다. 이른바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로 불리는 이 사업은 오리지널 신약의 특허가 만료되는 시기에 맞춰 개발한 단백질 복제약을 대량 생산해 부작용이 적은 약품으로 인류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은 2009년 이후 약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속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 화이자나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의 거대 제약사에 밀려 주요 단백질, 항체 바이오의약품의 원본 시장에선 경쟁력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 회사의 신약 특허가 만료되는 2012년부터 2019년 사이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면 후기 복제약 시장에선 승부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세계제약 시장의 규모는 약 1400조원으로 현재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전체의 17% 수준이다. 앞으로 5년 내에 바이오시밀러가 5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삼성의 목표는 최소 700조원대인 이 시장에 맞춰져 있다. 선발진입자인 산도즈(Sandoz)와 국내 셀트리온 등을 따라잡아 승기를 잡는 것이 목표다.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CMO(바이오의약품을 대행 생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처럼 글로벌 제약사들과 계약을 맺고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대량생산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삼성의 지주사인 삼성물산(51.04%)과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46.79%)의 자회사로 설립(2011년 4월) 6년 만인 올해 말 주식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위한 예상 공모금액은 약 3조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이 10조원대에 달한다. 이 회사는 공모자금을 생산시설 확대에 투자할 예정으로 계획이 완료되면 2018년까지 생산 케팩스(CAPEX)가 현재의 2배 수준인 36만 리터로 확대된다. 이 규모는 전세계 1위급이다.

삼성은 위탁생산자인 바이오로직스와 별개로 신약개발 임무는 별도 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맡겼다. 이 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91.2%)로 최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를 공식 출시했다. 삼성은 바이오에피스가 내놓은 바이오시밀러 3종 신약이 미국과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2018년께 주식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삼성의 성과에 자극받은 LG는 구본무 회장이 직접 나서 바이오 사업을 신수종 비즈니스로 지목하고 최근 투자 선단을 꾸렸다. 15년간 외롭게 바이오 신약개발에 고군분투했던 LG생명과학을 그룹 내 최우량 계열사인 LG화학에 흡수시켜 연간 5000억원대 투자금 지원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LG는 LG화학이 2차전지 사업의 성공 등으로 인해 1년에 1조원 이상의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하다고 진단해 잉여자금을 바이오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LG가 분석한 연간 바이오 시장 규모는 식량·자원 분야의 그린 바이오가 약 120조원, 환경 및 에너지 분야인 화이트 바이오 약 180조원, 헬스케어와 바이오신약 제품을 생산하는 레드 바이오 약 1100조원 수준이다.

LG화학은 올해 4월 팜한농을 인수해 그린바이오 분야에 진출했다. 이어 LG생명과학 합병으로 레드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화이트 바이오 사업은 인수합병을 통해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LG화학이 기초소재와 전지, 정보전자에 이어 바이오 사업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LG화학은 2025년 전체 매출에서 바이오가 차지하는 비중을 10%로 끌어 올려 전체 매출을 현재 17조원대에서 50조원까지 늘리고 세계 5위 화학사로 도약하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과 LG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정중동 행보를 보이던 SK도 SK바이오팜의 흑자전환을 계기로 투자를 확대할 조짐이다. 지난해 통합 SK(주) 대표이사를 맡은 조대식 사장은 SK바이오팜의 신약 개발을 위해 1조원대 프리IPO 지분거래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2018년 예비한 기업공개(IPO)에 앞서 자금조달과 공격적인 선투자를 집행하려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 판교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임직원들과 오찬하며 이 회사가 개발한 뇌전증(간질) 치료제 'YKP3089' 성과를 축하했다. 이 신약은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약효를 인정받아 임상 3상을 면제받고 안전성 시험만으로 신약 승인을 추진 중이다.

SK는 SK바이오팜에 1조원대 자금이 확보되면 10여건의 동시다발적인 신약 임상실험에 돌입하고 중소 바이오기업 M&A에 나설 방침이다. SK가 예상한 SK바이오팜과 그 자회사 SK바이오텍 등의 미래기업가치는 2020년 기준 약 20조원이다.

박준식 기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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