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판사·100억대 뇌물 검사.. '진흙탕 법조계'

장용진 입력 2016. 9. 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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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배상금 떼 먹은 변호사까지..시민.법조인 모두 충격감시.견제수단 강화 절실

의뢰인 배상금 떼 먹은 변호사까지…시민.법조인 모두 충격
감시.견제수단 강화 절실

지난 8월초 서울 서초동의 한 건물에서 변호사 A씨가 계단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숨지기 며칠 전에도 자살을 시도했고 주변 사람들에게는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의뢰인에게 전달해야 할 손해배상금 18억원으로 주식투자를 했다가 모두 날리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돈은 6.25때 보도연맹 사건으로 희생당한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받아낸 보상금이었다. A변호사를 믿고 사건을 맡긴 의뢰인들은 뒤늦게 소식을 전해 듣고 망연자실한 상태다.

A변호사 사건은 한동안 알려지지 않다가 최근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확산되기 시작했다. '스폰서 부장검사' 사건이 폭로된 시점과 겹치면서 법조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중견 변호사 P씨는 "성매매 판사에 스폰서 검사, 의뢰인 돈 떼먹는 변호사까지...도대체 왜 이런 사건이 계속 벌어지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이처럼 최근 법조계가 잇단 추문에 고개를 들기 어렵게 됐다. 지난 8월 이후 불거진 사건만 해도 성매매 판사 사건, 정운호 법조비리와 관련한 현직 부장판사 구속 사건, 9월초 김형준 부장검사의 스폰서 사건 등 줄줄이 이어진다.

올해 초부터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정운호 게이트로 홍만표, 최유정 변호사 등 전관출신 변호사들의 잇단 철창신세 및 진경준 검사장의 '넥슨주식 뇌물사건'까지 법조계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는 셈이다.

내용상으로도 성매매 사건과 100억원대 뇌물, 50억원대 수임료, 증거조작 등 과거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것이 대부분이어서 국민적인 충격과 배신감이 크다.

검찰출신 한 중견변호사는 18일 "법조계가 자긍심을 잃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변호사가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긍심을 버리고 오로지 생존을 �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솔직히 변호사는 허가를 받은 '브로커'"라며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잃는 순간 온갖 추잡한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시민단체 등은 "부와 권력에 가장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법조계"라며 "그만큼 유혹이 많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판검사 권한이 절대적인데 비해 감시.견제수단은 미약하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정권이 권력강화 수단으로 검찰과 법조계를 악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 개혁을 위해서는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등 별도 수사기관을 만들고 국민의 참여와 감시가 보장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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