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실수이고 죄악, 모든 직책 내려놓겠다"

구영식 2016. 9. 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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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3일 작성한 김해성 목사 사죄문 입수

[오마이뉴스 글:구영식, 편집:최유진]

김해성 목사(현 지구촌사랑나눔 대표·중국동포교회 담임목사)가 성추행 등 자신에게 제기된 성추문과 관련해 "제 실수이고 죄악"이라며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난 13일 작성한 '죄를 고백하며 용서를 빕니다'라는 글에서 "10여년 전 찾아온 봉사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고, 교회 성도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했다"라며 "이것은 변명의 여지없이 제 실수이고 죄악이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김 목사는 "이제 저는 그동안 하던 모든 일을 다 내려놓고, 관련된 모든 직책도 다 내려 놓는다"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9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김 목사가 '10년 전 지구촌사랑나눔에서 활동했던 직원이 성관계 했던 사실을 미끼로 2억 8000만 원을 갈취했다'고 경찰에 고소했고, 중국동포교회 여집사를 차 안과 목사실에서 두 차례 성추행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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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는 지난 12일 중국동포교회 주일예배 때 성추문 자기고백과 공개사과 등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김 목사는 교회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의 20년 지기이자 최측근인 이선희 목사가 "김 목사가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것이다"라고만 전했다.

그런 가운데 김 목사는 지난 13일 '죄를 고백하며 용서를 빕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해 다음날(14일) 중국동포교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바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5일 김 목사의 사죄문을 입수했다.

김 목사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결하게 살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이 세상에 비난을 받아야 하는 자리에 서게 되었다"라며 자기고백을 시작했다.

김 목사는 "저는 10여 년 전 찾아온 봉사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라며 "이를 감추고 은폐하려는 과정에서 결국 협박을 당하고 갈취를 당한 사실이 있다"라고 말했다. 지구촌사랑나눔에서 근무했던 B씨와 성관계를 가졌고, 그 성관계를 미끼로 2억 8000만 원을 B씨에게 갈취당했다는 주장이다.

김 목사는 "이에 경찰관서에 고소를 하였고, 지금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 목사는 10년 전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은 B씨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2억 8000만 원을 갈취했다며 최근 서울 관악경찰서에 B씨를 고소했고, 관악경찰서는 지난 13일 김 목사와 B씨의 대질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 목사는 "또 하나의 사건은 교회 성도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한 사실이 있다"라며 "성적 수치심을 느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용서를 빈다"라고 사과했다.

중국동포교회 집사인 A씨는 지난 12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김 목사가 지난해 3월 차안에서 가슴을 만지고 '딥키스(혀로 하는 진한 키스)'를 하려고 시도했으며, 같은 해 7월에는 목사실에서 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라고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다.

"교회 징계 수용... 마땅한 법적 처벌도 피하지 않겠다"

또한 김 목사는 "저는 이러한 범죄 행위를 공개하고 회개하기보다는 감추고 이 일을 애써 피하려 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협심증 증세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심장 시술과 척추 시술을 순차적으로 받았는데 이는 저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채찍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저의 이런 행위가 하나님과 한국 교회, 그리고 모든 분들에게 얼마나 큰 충격과 당혹감을 주는 것인지 가늠하기도 어려울 지경이고, 후원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였음이 분명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성추문이 "기초적이고 상식적인 윤리와 도덕을 넘어서는 행동"이라고도 했다.

이어 김 목사는 "이는 모든 것이 변명의 여지없이 다 제 실수고 죄악이다"라며 "이제 저는 그동안 하던 모든 일을 다 내려놓는다, 관련된 모든 직책도 다 내려놓는다"라고 말했다. 이미 중국동포교회와 지구촌사랑나눔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현재 지구촌사랑나눔 이사장과 지구촌국제학교 이사장, 중국동포교회 담임목사, 지구촌구호개발연대 사무총장 등을 맡고 있다.

김 목사는 "더 나아가 교회 차원의 징계를 수용하며 마땅한 법적 처벌도 피하지 않겠다"라며 "모든 공식적인 직책에서 물러나 자숙하겠다"라고 '한시적 퇴진'을 선언했다. 다만 자숙기간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김 목사는 "금번 사안와 관련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겠으며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겠다"라며 "또한 전문가와 원로 목회자 등으로 구성된 멘토단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치유 상담을 받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 목사는 "저의 잘못을 지구촌사랑나눔이나 중국동포교회에 돌리지 말아 달라"라며 "또한 제 허물로 인해 여러 사회사업이나 시민단체로 헌신하는 이들에게 더 큰 누를 끼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김 목사가 지난 13일 작성한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빕니다' 글의 전문이다.

죄를 고백하며 용서를 빕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성결하게 살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이 세상에 비난을 받아야 하는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시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 글을 드립니다.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한국 교회와 성도 앞에서 고백합니다.

저는 10여년 전 찾아온 봉사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를 감추고 은폐하려는 과정에서 결국 협박을 당하고 갈취를 당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경찰관서에 고소를 하였고, 지금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하나의 사건은 교회 성도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한 사실이 있습니다. 먼저 성적 수치심을 느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용서를 빕니다. 이 시간 거듭 사죄를 드리며 용서를 빕니다.

저는 이러한 범죄행위를 공개하고 회개하기보다는 감추고 이 일을 애써 피하려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협심증 증세로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되어 심장 시술과 척추 시술을 순차적으로 받고 현재도 계속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는 저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채찍이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저희 이런 행위가 하나님과 한국 교회, 그리고 모든 분들에게 얼마나 큰 충격과 당혹감을 주는 것인지 가늠하기도 어려울 지경입니다. 또한 후원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였음이 분명합니다.

기초적이고 상식적인 윤리와 도덕을 넘어서는 행동에 대해서 저는 먼저 당회에 이를 자백하고, 중국동포교회와 지구촌사랑나눔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총회와 선배 목사님들에게도 그리고 이후 제보를 받게 된 교회개혁실천연대 조사 과정에서도 이미 이를 자백한 바 있습니다.

이는 모든 것이 변명의 여지없이 다 제 실수요 죄악입니다. 이제 저는 그동안 하던 모든 일을 다 내려놓습니다. 관련된 모든 직책도 다 내려 놓습니다.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뉘우치기 위해 가장 낮은 곳으로 가겠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진심을 참회하며 관련된 분들,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공개적으로 용서를 빕니다. 더 나아가 교회 차원의 징계를 수용하며 마땅한 법적 처벌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모든 공식적인 직책에서 물러나 자숙하겠습니다. 금번 사안와 관련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겠으며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겠습니다. 또한 전문가와 원로 목회자 등으로 구성된 멘토단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치유 상담을 받겠습니다.

끝으로 한 가지 염치없는 부탁을 드린다면, 저의 잘못을 지구촌사랑나눔이나 중국동포교회에 돌리지 말아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지금까지 법인과 교회를 후원해 주신 것은 허물 많은 저를 보고 후원하신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와서 함께 일하고 있는 이주민들을 위한 지원이었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 허물로 인해 여러 사회사업이나  시민단체로 헌신하는 이들에게 더 큰 누를 끼치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이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하나님 앞에서 죄과를 회개하고 자복하며, 부족한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죄송합니다.

2016년 9월 13일
김해성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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