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혜택, 1975년생 'X세대'가 가장 많이 받는다

한상혁 기자 2016. 9. 17. 10: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혜택을 ‘총액’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197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이른바 ‘X세대’가 받는 혜택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은 1930년생부터 1995년생까지 5년 간격으로 그 해에 태어난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받는 연금 순혜택을 비교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와 정책적 시사점’(최기홍 연구위원) 보고서에서 “1975년에 출생한 국민연금 가입자가 받는 평균 순혜택은 5654만원으로, 조사 대상인 연령대 중 가장 크다”고 밝혔다. 순혜택은 가입자가 평생 받게 되는 급여의 총액(가입자들의 평균)에서 납부한 보험료를 뺀 액수이다.

순혜택의 규모를 가입자의 출생 연도에 따라 비교하면 출생 연도가 늦을수록 점차 커지다가 1975년생에서 정점을 이루고 1980년생 이후에는 완만하게 작아지는 모양을 나타낸다. 1975년생 전후, 1980년생에 이어지는 ‘X세대’의 순혜택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

순혜택이 1975년생 이후 점차 줄어든 것은 1998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재정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를 늦추고 지급 급여도 낮추는 개혁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연금 혜택을 총액이 아니라 자신이 낸 보험료 대비 몇 배의 급여를 받는지를 따지는 ‘수익비’ 개념으로 비교할 경우는 고령층의 혜택이 가장 크다.

이번 연구에서 연령대별 수익비는 가입자의 나이가 높을수록 높고, 젊은 세대일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들이 국민연금으로 받는 혜택의 총액이 작을지 몰라도 자신이 낸 돈에 비해 돌려받는 혜택의 비율은 크다는 말이다.

이는 1988년 도입한 국민연금의 초기 가입자들은 소득에 비해 보험료의 비율이 낮고, 급여 수준은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제도 도입 초기에는 최소가입기간(10년)을 채우지 않아도 연금을 주는 특례도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소득 수준이 높은 계층일수록 오히려 국민연금의 더 큰 혜택을 받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하위 20%인 1계층부터 상위 20%인 5계층까지 소득계층별로 수익비와 순혜택 수준을 따져본 결과 순혜택은 소득 수준이 높은 5계층쪽으로 갈수록 커졌다. 반면 수익비는 소득 수준이 낮은 1계층이 가장 높고 5계층으로 갈수록 낮아졌다. 예를 들어 1950년생의 경우 소득 최상위층인 5계층의 순혜택이 소득 최하위층인 1계층의 2.1배였다.

최기홍 연구위원은 “고소득층에게 저소득층보다 더 많은 순혜택이 가고 있다는 것은 국민연금이 소득 불평등을 가중한다는 의미”라며 “소득에 따른 보험료를 적정한 수준으로 인상하면 재정 안정화뿐 아니라 소득재분배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