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잔 술도 부정맥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술을 소량 마시는 것은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러나 소량의 술도 자주 마시면 가장 흔한 형태의 부정맥인 심방세동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이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이따금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는 것으로 당장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갈수록 뇌졸중, 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
안정 시 정상 심박 수는 1분에 60~100회지만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140회 이상으로 급상승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 의과대학 임상연구실장 그레고리 마커스 박사 연구팀이 '프래밍햄 심장연구'(FHS:Framingham Heart Study)에 참가하고 있는 5천220명(평균연령 56세)의 평균 6년간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헬스데이 뉴스와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5일 보도했다.
조사 기간에 시행한 총 1만8천여 차례 심전도 검사에서 1천88명이 심방세동으로 진단됐다.
이들의 평소 음주량과 심방세동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음주량이 많을수록 심방세동 발생률이 높았고 술을 매일 1잔 정도 마시는 사람조차 도 심방세동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마커스 박사는 밝혔다.
전체적으로 술 1잔에 해당하는 알코올 10g을 마실 때마다 심방세동 위험은 약5%씩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10g 추가될 때마다 심방의 크기가 0.16mm씩 커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알코올 섭취와 심방세동 사이의 연관성은 평균 24%, 최대 75%가 좌심방 비대가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흡연, 당뇨병 등 다른 심장질환 위험요인들을 고려했지만 알코올과 심방세동의 연관성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는 심방세동이 심장의 리듬을 조절하는 심장 안의 전기적 신호 시스템 이상에서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좌심방의 크기가 커져도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마커스 박사는 설명했다.
이 결과는 심방세동의 이해와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심장의 왼쪽 윗부분인 심방은 폐에서 산소를 공급받은 신선한 혈액을 받아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아래쪽의 좌심실로 보내고 좌심실은 받은 혈액을 대동맥을 통해 온몸으로 펌프질해 내보낸다.
그러나 좌심방이 비대해 지면 혈액을 좌심실로 내려보내는 기능이 손상된다.
좌심방이 혈액을 좌심실에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면 혈액이 고여있게 돼 혈전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이 혈전 조각이 떨어져 나가 혈관을 돌다가 뇌동맥을 막으면 뇌졸중이 발생한다.
전체적인 결과는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진 소량의 음주도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심장학회 대변인이자 펜실베이니아 대학병원 심장전문의 마리엘 제섭 박사는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가족력 등 다른 심장병 위험인자를 지닌 사람은 하루 1잔의 술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식습관이 건전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소량의 음주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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