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야..그럼 엄마는?"
부부를 똑 닮은 내 아이를 낳아 기르는 건 분명 큰 축복이고 행복이지만, 육아의 현실은 마냥 핑크빛이 아니다.
오늘도 많은 워킹맘들은 직장인으로서의 삶과 엄마의 역할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같은 고민은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직장인 vs 엄마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14일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2011년 1월 1일부터 지난 6월 21일까지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워킹맘에 대해 알아본 결과에 따르면 독박 육아는 2011년 2회 언급되면서 처음 등장했다가 매년 언급량이 급증했다.
지난해는 9000여건, 올해는 최근까지만 1만5000여건을 넘어 지난해의 2배 가까이에 달했다.
'육아 독립군' 언급량도 2011년 18회로 시작, 지난해 167회까지 늘었다. 이처럼 아이를 혼자 키우다시피 하는 육아 독립군은 아빠보다 엄마인 경우가 많다.
최근 5년 동안 SNS상 '워킹맘'과 '육아'의 연관어 가운데 '아빠' 또는 '남편'은 2014년 3470회 언급되면서 10위권 내에 처음 등장했다. 이는 육아나 가사일 등 사적 영역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일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탓으로 분석된다.
◆'육아=엄마 몫' 고정관념 사라지는 추세라지만…
같은 기간 '워킹맘'과 '도움'의 연관어를 살펴봤더니 '친정엄마'가 1만4562회 언급돼 가장 많았다. '아빠'나 '남편'은 1위에 오른 친정엄마보다 5000회 적은 1만여회 언급되는 데 그쳤으나, 매년 순위를 살펴보면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워킹맘이 도움을 받는 인물 가운데 '남편'은 2011년 6위에서 올해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는 성별 고정관념이 깨지는 추세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육아에 대해 남성이 '도와주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아빠 육아휴직을 의무화하는 등 사회가 제도적으로 강제하지 않고서는 문화가 바뀌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5년간 워킹맘의 감성어로는 '고민'(7899건)이 1위에 올랐다. 이어 '걱정'(6580회)과 '스트레스'(5330회)가 그 뒤를 이었다. 1∼3위 모두 대표적인 부정적인 감성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육아도 '남성의 일'…의식 개선 필요
'경제적'도 2879회 언급되어 순위권을 차지했다. 이밖에도 '최악', '죄책감', '갈등', '불만', '짜증', 고통', '폐해', '비난', '분노', '불안감'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워킹맘의 감성어로 꼽혔다.
주목할 점은 '죄책감'의 언급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감성어는 2011년 153회 언급돼 처음 등장했다가 지난해는 10배에 달하는 1305회 언급돼 3위를 차지했다. 워킹맘이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직장에도 가정에도 100% 충실하지 못해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한 워킹맘은 "출근해 일하는 동안 아이를 맡기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맡기고 나서도 영 마음이 불편하다"며 "출산휴가가 보장되어 있고 비교적 출퇴근 시간이 일정한 경우에도 일과 가정생활을 함께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워킹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워킹맘&스트레스'의 연관어를 알아봤다. 1위로는 1만5570회 언급된 '아이'가 꼽혔다. 이어 △가정(6376회) △부부(5112회) △남편(4039회) △시간(4276회) △육아(4684회) △직장(4155회) 등 순이었다.
◆여성에게만 희생 강요…저출산문제 근본적인 해결 '기대난'
그렇다면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성이 친정엄마에게 육아를 맡겨야 하는 등 여성만의 희생에 기대야 한다면, 저출산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줄이지 않고서는 남녀 모두에게 육아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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