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M출동] 약만 올리는 '뽑기기계' 불법 개·변조 기승

윤성철 2016. 9. 1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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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집게로 인형을 집어 올리는 뽑기 게임기.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뽑기, 참 힘들죠.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집게 힘을 약하게 하거나, 속임수 기능을 넣어 불법으로 개·변조했기 때문인데요.

그럼, 정품 게임기들은 문제가 없을까요?

윤성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요즘 인기 최고라는 이른바 '뽑기방'입니다.

게임기 인형을 집어드는가 싶었지만 움직이기 무섭게 떨어지고 맙니다.

여기저기서 탄식과 짜증이 쏟아집니다.

[김가림/대학생]
"자꾸 잡히다가 떨어지니까 짜증도 많이 나고, 속상하기도 하죠."

뽑기방 주인에게 비법이 있느냐고 물어봤습니다.

[뽑기방 업주]
"연속으로 (인형이) 빠져나가니까 신경질이 나잖아요. 힘을 낮출 수 있는 데, 그러면 손님이 없죠. 들 힘은 줘야돼. 들 힘은…."

전국 뽑기 게임기 업주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인터넷 SNS 입니다.

불법 개·변조 게임기를 사고판다는 글이 수두룩합니다.

한 업체와 접촉해 매장을 찾았습니다.

기계에는 상품을 밀어 떨어뜨리는 '푸시형'이라고 쓰였지만, 실제로는 '크레인형' 뽑기 기계입니다.

'크레인형'의 인기가 높다 보니 몰래 개조한 겁니다.

[불법 개·변조업자]
"개조가 기계마다 다르죠. 집게만 바꿔주는 것도 있고…. 껍데기하고 기판, 이런 것들은 허가가 안 나는 거예요. 불법이에요."

개조된 게임기는 인형을 잡을 때 힘을 최대로 줬다가 크레인이 움직이면 즉시 힘을 빼도록 조작돼 있습니다.

이쪽이 정품 크레인 게임기, 이쪽이 개조된 크레인 게임기인데요, 인형이 얼마나 잘 잡히는지 직접 비교실험을 해보겠습니다.

정품 게임기는 두 번 만에 인형을 뽑는 데 성공했지만, 개조 게임기는 25번을 하는 동안 인형을 들어 올리지조차 못합니다.

약이 오른 손님들을 붙잡아 두려고 몇 번에 한 번씩은 상품을 타갈 수 있게 확률 기능을 끼워넣기도 합니다.

불법 개조 게임기뿐 아니라 정품 게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명백한 사행성 조장, 불법입니다.

[뽑기 게임기 제조업체 관계자]
"랜덤 값이라는 게 있는데, 예를 들어서 20회를 줬다면 20번에 한 번씩은 꽉 잡고 들고나가도록 하면 뽑히네, 안 뽑히는 게 아니구나 (속는 거죠.)"

문제는 이런 불법 뽑기 게임기들이 길가에도 마구 설치돼 있다는 겁니다.

5천 원 넘는 물품에, 성인용품을 상품으로 내걸기도 합니다.

아예 현금을 내건 경우도 있습니다.

게임산업진흥법상 모두 불법입니다.

불법이 판을 치지만 관리감독 해야 할 정부 산하 공공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실태 파악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이우도/게임물관리위원회 조사관리팀장]
"등급분류 받은 내용과 다르게 개·변조된 불법 사항이 확인되면 경찰과 공조하여 단호하게 단속하겠습니다."

상당수 뽑기 게임기 개조업자들은 사업자등록도 하지 않고 현금 거래를 해 사실상 세금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수년 사이 급증하고 있는 국내 뽑기 게임기 시장 규모는 대략 1조 원. 돈 벌기에 급급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게임 이용자들을 기만한 것은 아닌지, 당국이 방치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윤성철기자 (ysc@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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