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M출동] 약만 올리는 '뽑기기계' 불법 개·변조 기승
[뉴스데스크]
◀ 앵커 ▶
집게로 인형을 집어 올리는 뽑기 게임기.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뽑기, 참 힘들죠.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집게 힘을 약하게 하거나, 속임수 기능을 넣어 불법으로 개·변조했기 때문인데요.
그럼, 정품 게임기들은 문제가 없을까요?
윤성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요즘 인기 최고라는 이른바 '뽑기방'입니다.
게임기 인형을 집어드는가 싶었지만 움직이기 무섭게 떨어지고 맙니다.
여기저기서 탄식과 짜증이 쏟아집니다.
[김가림/대학생]
"자꾸 잡히다가 떨어지니까 짜증도 많이 나고, 속상하기도 하죠."
뽑기방 주인에게 비법이 있느냐고 물어봤습니다.
[뽑기방 업주]
"연속으로 (인형이) 빠져나가니까 신경질이 나잖아요. 힘을 낮출 수 있는 데, 그러면 손님이 없죠. 들 힘은 줘야돼. 들 힘은…."
전국 뽑기 게임기 업주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인터넷 SNS 입니다.
불법 개·변조 게임기를 사고판다는 글이 수두룩합니다.
한 업체와 접촉해 매장을 찾았습니다.
기계에는 상품을 밀어 떨어뜨리는 '푸시형'이라고 쓰였지만, 실제로는 '크레인형' 뽑기 기계입니다.
'크레인형'의 인기가 높다 보니 몰래 개조한 겁니다.
[불법 개·변조업자]
"개조가 기계마다 다르죠. 집게만 바꿔주는 것도 있고…. 껍데기하고 기판, 이런 것들은 허가가 안 나는 거예요. 불법이에요."
개조된 게임기는 인형을 잡을 때 힘을 최대로 줬다가 크레인이 움직이면 즉시 힘을 빼도록 조작돼 있습니다.
이쪽이 정품 크레인 게임기, 이쪽이 개조된 크레인 게임기인데요, 인형이 얼마나 잘 잡히는지 직접 비교실험을 해보겠습니다.
정품 게임기는 두 번 만에 인형을 뽑는 데 성공했지만, 개조 게임기는 25번을 하는 동안 인형을 들어 올리지조차 못합니다.
약이 오른 손님들을 붙잡아 두려고 몇 번에 한 번씩은 상품을 타갈 수 있게 확률 기능을 끼워넣기도 합니다.
불법 개조 게임기뿐 아니라 정품 게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명백한 사행성 조장, 불법입니다.
[뽑기 게임기 제조업체 관계자]
"랜덤 값이라는 게 있는데, 예를 들어서 20회를 줬다면 20번에 한 번씩은 꽉 잡고 들고나가도록 하면 뽑히네, 안 뽑히는 게 아니구나 (속는 거죠.)"
문제는 이런 불법 뽑기 게임기들이 길가에도 마구 설치돼 있다는 겁니다.
5천 원 넘는 물품에, 성인용품을 상품으로 내걸기도 합니다.
아예 현금을 내건 경우도 있습니다.
게임산업진흥법상 모두 불법입니다.
불법이 판을 치지만 관리감독 해야 할 정부 산하 공공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실태 파악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이우도/게임물관리위원회 조사관리팀장]
"등급분류 받은 내용과 다르게 개·변조된 불법 사항이 확인되면 경찰과 공조하여 단호하게 단속하겠습니다."
상당수 뽑기 게임기 개조업자들은 사업자등록도 하지 않고 현금 거래를 해 사실상 세금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수년 사이 급증하고 있는 국내 뽑기 게임기 시장 규모는 대략 1조 원. 돈 벌기에 급급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게임 이용자들을 기만한 것은 아닌지, 당국이 방치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윤성철기자 (ysc@mbc.co.kr)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 "아파트 흔들리고 메신저 불통" 경주 일대 잇따른 강진
- 관측 사상 최대규모 지진, 서울도 '흔들' 전화·메신저 '마비'
- "北 연내 추가 핵실험 가능, 준비 항상 돼 있어"
- "맛집이라더니" 포털 검색순위 조작 업체 '무더기' 적발
- [뉴스플러스] '경찰고시' 몰리는데, 형사는 구인난
- 윤 대통령 "어린이 만나는 일, 항상 설레"‥김건희 여사 불참
- '대통령 격노설' 김계환 사령관 15시간 조사
- 전공의 이탈 11주 만에 경희대병원 "6월 급여중단 검토"
- 안철수 "국민연금, 스웨덴식 확정기여형 제도로 전환하자"
- "팍 고소할까? 의사 못하게"‥'돼지발정제'에 홍준표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