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3천명 사살·마약공급 90% 차단..마약전쟁 성공"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필리핀 정부가 '마약과의 유혈전쟁'이 불법 마약 유통을 90% 차단하는 등 성공적이라고 자평하며 인권 침해 비판을 일축했다.
1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틴 안다나르 대통령 공보실장은 전날 국영 dzRB 라디오를 통해 경찰의 마약 소탕전이 성공했다며 경찰이 아닌 괴한에 의한 마약 용의자 사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에서 지난 6월 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72일간 마약 용의자 2천956명이 사살됐다. 하루 평균 마약 용의자 41명이 숨진 셈이다.
1천466명은 경찰의 단속 현장에서 사살됐고 나머지 1천490명은 자경단으로 추정되는 괴한 등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국내외 인권단체는 경찰이 재판도 없이 마약 용의자를 즉결 처형하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필리핀 정부는 저항하는 용의자를 사살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안다나르 공보실장은 "상대방을 제거하려는 범죄 단체 간의 전쟁으로 사살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당국이 이들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로널드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마약과의 전쟁으로 불법 마약공급이 90%까지 줄었다고 밝혔다.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뉴빌리비드 교도소에 수감된 거물 마약상들의 옥중 마약 판매 활동도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은 내부 마약 척결에도 나서 마약을 투약한 경찰관 141명을 적발해 1차로 57명에 대한 해임 절차를 밟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주 라오스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 필리핀의 마약 소탕전을 옹호했다.
이 회의 기간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바른 방법으로 범죄와 전쟁을 할 것을 촉구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의 필리핀 식민지배 시절 필리핀인 학살을 거론하며 미국의 개입에 반발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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