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정수장 민자유치…'상수도 민영화' Vs '수질개선'

대전시 상수도본부, 고도정수처리 시스템, BTO 추진
전국 지자체 최초의 민자유치... 상수도 요금 인상 불가피
대전시 밀실행정... 시민사회단체 등 반발 거세
“사실상의 상수도 민영화” 백지화 요구… 대전시 강행
  • 등록 2016-09-12 오전 8:00:00

    수정 2016-09-12 오전 8:00:00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시가 정수장의 고도정수 처리시설을 민간투자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상수도 민영화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는 수돗물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시민단체 등은 ‘상수도 민영화로 가기 위한 수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고도정수 처리시설에 대한 민간투자 방식은 대전시가 최초다.

대전시, 전국 최초 정수장에 민간투자 유치

대전시,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대전시는 월평정수장과 송촌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 시스템을 도입키로 하고, 현재 제안형 민자투자사업(BTO) 절차를 밟고 있다.

고도정수처리 시스템은 기존 정수처리공정에 오존처리 후 입상활성탄 흡착방식의 여과기술을 추가한 것으로 서울시 등 전국 각지에서 단계별로 도입돼 운영 중이다.

시설 규모는 월평정수장 하루 정수량인 60만t 중 40만t과 송촌정수장 30만t 중 10만t 등으로 하루 50만t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총사업비는 1674억원이며, 이 가운데 민간사업자가 1172억원을, 대전시가 502억원을 각각 부담하게 된다.

사업 방식은 손익공유형(BTO-a) 민간투자방식이다. 대전시는 준공 후 사업자에게 시설투자비와 운영관리비 명목으로 연간 60여억원씩 25년간 지급한다.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대청호의 수질악화로 인해 기존의 표준정수처리 시스템이 한계를 보이고 있고, 유해성 독극물의 유입 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전무하다”며 “고도정수처리 시스템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에는 매년 12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된다. 그러나 인건비 등 경상비 900억원과 노후 상수도관 교체비용 250억원 등을 제외하면 시설투자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연간 5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연간 50억원의 예산 만으로는 고도정수처리 시스템을 절대 도입할 수 없다”며 “최근 대청호의 녹조발생이 늘어나는 등 시민들의 먹는물에 대한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민투 도입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비용부담 정부가 져야 Vs 수도요금 인상 불가피

시민단체는 민영화는 결국 수도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사업추진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깨끗한 물을 공급할 의무는 중앙·지방정부에 있다. 재정난과 비용부담을 피하려고 민간기업 투자 사업을 택하는 것은 공공영역에 대한 민영화로 결국 모든 부담은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전시는 수도요금 결정권이 대전시에 있는 만큼 민영화가 아닌 민간 위탁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다만 시설개선에 따른 요금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민간자본 유치를 통한 상수도사업본부의 고도정수처리시설 도입은 상수도 민영화가 아닌 민간에 위탁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민영화는 민간이 투자하고 운영하면서 수익금을 받는 것이며, 요금 결정권은 시장에게 있어서 이와는 다르다”며 “질 좋고 값싼 상수도를 공급하는 건 시장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상수도 요금 인상 우려에 대해서는 “(직접 재정 사업이든 민간 투자 방식이든) 원가는 다 상승한다. (시설 투자에 따른) 원가 반영 때문에 상수도 요금은 어느 정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는 관내 월평정수장과 송촌정수장에 민간투자방식의 고도정수처리 시스템을 도입키로 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사진은 월평정수장 전경. 사진=대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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