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과 생계, 기로에 선 에어컨 수리기사 "얻어맞기도­"

이광연 2016. 9. 1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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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

에어컨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리 기사들도 어느 때보다 분주했습니다.

하지만 수리 도중 추락 사고들이 잇따르면서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뒷전으로 밀린 에어컨 기사들의 안전, 무엇이 문제인지 이광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6월, 한 에어컨 수리기사의 장례식이 열렸습니다.

남들이 꺼리는 어려운 수리도 마다하지 않던, 23년 차 베테랑 기사 진 모 씨였습니다.

외부 난간이 무너지면서 그대로 추락사한 겁니다.

[박제호 / 사망 수리 기사 동료 : 가슴 아프죠. 남 이야기가 아닌데. 내 옆에 있는 동료가 그런 일을 당했는데….]

의자와 낡은 난간에 의지한 채 9M나 되는 3층 높이에서 몸을 맡겨야 했던 진 씨.

그의 죽음은 단지 위험천만한 환경 때문이었던 걸까?

한창 에어컨 수리가 진행되고 있는 아파트를 찾아가 봤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창틀을 밟고 난간에 몸을 기댄 채 변변한 안전장비 없이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은 17년 간 에어컨 수리 일을 해오고 있는 김선영 씨입니다.

[김선영 / 에어컨 수리기사 : 보시다시피 작업시간도 또 상당히 걸리는 상태에서 그 (안전장비) 작업도 하고 하려면 또 시간이 쫓겨버리면 (작업이 힘들어 지죠.)]

에어컨 특성상 수리 A/S 는 주로 여름에 몰립니다.

밀려 있는 A/S 요청에 인력은 한정된 상황.

서비스를 신청해도 1, 2주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데요.

이렇다 보니, 더위에 지친 고객들이 기사들에게 짜증을 내는 일도 다반사.

심지어 폭행을 당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김선영 / 에어컨 수리기사 : 느닷없이 왜 수리가 (오늘) 안 되냐면서 달려들어서 주먹으로 폭행을 받은 적이 있어요.]

빨리빨리 서두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에어컨 수리 기사들이 배당받는 업무는 건수는 평균 8건 정도.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빠듯한 일정이지만 이마저도 꿈같은 이야기라고 합니다.

[김선영 / 에어컨 수리기사 : 하루에 한 13건? 13집 정도를 방문한다고 봐야 돼요.]

에어컨 수리 기사들의 경우, 기본급에 서비스를 완료할 때 마다 건당 수수료가 붙어 총 급여가 됩니다.

그런데 기본급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처리하는 건수라도 많아야 그나마 수입이 늘어나게 되는 겁니다.

항상 마음이 바쁠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김선영 / 에어컨 수리기사 : 엔지니어들 대부분 생각이 그럴 거예요. 아침에 일이 아,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한 두건, 세 건은 하고 밥은 먹어야 하지 않나….]

'안전이냐, 생계냐' 오늘도 에어컨 수리기사들은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YTN 이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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