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 안전사고 왜 잦나.."빨리빨리+귀찮아+설마"
전문가들 "대부분 안전규정 지키지 않아 사고 나"
(김포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최은지 기자 = "'빨리빨리' 공사 문화와 '의도된 안전불감증'이 결합하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
30년간 방재연구를 해온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조원철(65) 교수는 우리나라 공사현장에서 잦은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를 10일 이렇게 진단했다.
이날 경기도 김포의 한 주상복합 건물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용접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천장 단열재로 튀면서 불이 나 작업하던 근로자 4명이 숨지고 2명이 의식불명 상태다.
지난 6월 1일에는 경기도 남양주의 한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철근 용단 작업을 하던 중 폭발사고가 나 근로자 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기도 했다.
조 교수는 '빨리빨리 작업하는 것이 돈으로 연결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공사현장에 만연해 있다고 지적한다.
조 교수는 "공사장에서 용접할 때에는 용접 불꽃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차단막을 설치하게 되어있지만 이렇게 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빨리하는 것이 돈을 더 버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하는 것이 목숨을 벌고 돈도 버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공사현장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감리나 원청 건설사 등이 '의도된 안전불감증'을 가지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꼼꼼하게 확인하기 귀찮다'는 매우 단순한 의도에서 비롯된 안전불감증 때문에 감독 의무를 안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면서 "자기 의무가 무엇인지 모르는 감독관들과 빨리빨리 공사가 결합하면 사고가 난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발생한 김포 화재와 관련해서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천장 단열재를 설계도와 다른 종류를 쓴 것은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조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용접 불꽃에 불이 붙는 발화점이 낮은 단열재는 예전에는 많이 사용했지만 요즘에는 안 쓰는 경우가 많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부경대 소방공학과 최재윤 교수도 "우리나라 공사현장 사고는 대부분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소규모 공사장의 경우 '설마 불이 나겠나' 하는 안일함에 안전과 관련된 교육 부족 등이 겹치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 ☞ 중고 외제차 '점검하는 척'…그대로 차 몰고 줄행랑
- ☞ 길주 출신 탈북자들 신체 이상…희귀병 진단도
- ☞ "술은 담배를 부르고, 기름진 음식은 과식을 부른다"
- ☞ 갤노트7 美정부 공식 리콜 임박…강제수거등 추가조치 가능성
- ☞ <건강이 최고> 여드름, 조기 치료해야 피부 복원 쉽다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샷!] "너무 음울하고 불쾌"…선 넘은 광고 | 연합뉴스
- 시어머니 병간호한 며느리 폭행한 시아버지, 항소심도 징역 4년 | 연합뉴스
- 또 층간소음 칼부림…남양주서 40대 여성 한밤 흉기 휘들러 | 연합뉴스
- 괴산군 낚시터서 70대 숨진 채 발견 | 연합뉴스
- 도로 위 쇳덩이에 부딪힌 전기차 택시서 불…열폭주 추정(종합) | 연합뉴스
- "사람 쓰러졌어요" 외침에 임신 7개월 차 간호사가 내달렸다 | 연합뉴스
- 출근하는 30대 횡단보도서 치어 사망…굴삭기 기사 법정구속 | 연합뉴스
- "왜 도박 빚 안 갚아"…지인에 둔기 휘두른 50대 검거 | 연합뉴스
- 진주 SK텔레콤 대리점서 20대 남성 난동…유심 교체 불만 추정 | 연합뉴스
- 걸그룹 前 멤버, 강제추행 혐의로 소속사 대표 고소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