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정' 공유 "이렇게 '열일'하는 나날, 또 언제 오겠어요?" [인터뷰]

황서연 기자 2016. 9. 7. 17: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밀정, 공유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2016년을 마무리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지만, 올해를 '공유의 해'라 부르는 일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남과 여', 천만 영화 '부산행'에 이어 '밀정'까지, 그의 활약은 유독 스크린에서 두드러졌다. 이제는 어엿한 '천만 배우'가 된 공유를 만났다.

'밀정'(감독 김지운)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 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영화다. 공유는 의열단의 새 리더인 김우진 역을 맡아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과 대립각을 세우고, 그를 회유하기 위해 애쓴다.

공유는 '밀정'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이름을 답으로 꺼냈다. 걸출한 두 선배와 함께 작품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협업에 신이 났다는 것이다. 특히 공유는 송강호를 언급하며 "선배님의 연기를 코앞에서 볼 수 있다는 기쁨이 제일 컸다"고 말했다. 또한 송강호의 전작 '사도'에서 영조 역의 송강호와 사도세자 역의 유아인이 그랬던 것처럼, 송강호와 함께 영화 내내 유기적으로 감정을 주고받으며 연기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하지만 기분 좋은 기대감은 촬영을 시작하기 직전이 되자 무서운 부담감으로 돌변했다고. 공유는 "김우진은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내가 삐끗한다면 이정출에게도 방해가 될 거고, 작품의 밸런스가 깨질 것이라는 현실적인 무게감과 책임감이 있었다"고 촬영 당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런 부담감은 촬영장에서도 이어졌다고. 공유는 "어느 현장에서나 긴장을 하지만 '밀정'은 그중에서도 가장 긴장을 많이 했던 현장 같다"고 말했다. "걸출한 제작진과 배우들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내 코가 석 자였다"며 "매 장면마다 부담감을 떨치려고 용을 쓰다 보니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더라. 그러다보니 NG도 많이 나고, 대사들을 잘 가지고 놀지 못했다는 순간이 더러 있었다"는 고백도 이어졌다.

공유는 "'밀정'은 사실상 송강호 선배님의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이정출은 애매모호한 경계에 서서, 자신조차 어디로 가야할 지를 모르는 의뭉스러운 회색빛 인물 아니냐. 그런 연기를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선배의 열연을 극찬했다. 이어 그는 "내가 연기한 김우진은 그런 이정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면적인 인물일 수 있었다"며 "그래서 영화를 선택할 때부터 '김우진의 역할을 분명히 정립하고, 이정출이 갈등을 할 때 옆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포지션을 취하자'는 나름의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가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 역시 이정출과 김우진이 처음으로 만나 '쇼잉(showing)', 즉 서로의 마음을 떠보기 위한 보여주기 식의 행동을 취하는 장면의 촬영이었다고. 공유는 "촬영 초반에 이 장면을 촬영했는데 대사가 굉장히 많은 신이었다. 감독님도 중요하다고 누차 말씀하신 신이고, 나도 이정출에게 밀리면 이후의 촬영의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던 터라 정말 열심히 촬영했고 감독님의 조련을 따라갔다"며 "그 신을 마치고 나자 산을 하나 넘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김우진이라는 인물이 조금씩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치열하게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 공유지만, 스스로의 연기에 만족했느냐는 질문에는 "이 질문에 만족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 언젠가 연기를 그만둘 때쯤 그런 말을 한마디 하고 그만뒀으면 좋겠다"며 겸손한 대답을 내놓았다. 또한 그는 "내가 현장에서 어려워 했던 부분들을 감독님이 잘 커버해 주신 것 같다. 내가 생각했던 김우진 그대로 감독님이 멋지게 만들어주신 것 같다"며 김지운 감독에게 감사를 전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공유는 1200만 관객을 동원한 전작 '부산행'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천만 배우가 됐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부산행'의 흥행 공약이었던 '만세'를 불렀다"는 그지만, '밀정'의 흥행 여부를 점쳐 달라는 질문에는 신중한 태도로 말을 골랐다. "'밀정' 팀과 함께 인터뷰를 하는데, 송강호와 감독님이 '천만 배우가 있어서 걱정이 없다'며 자꾸 날 놀리는 거다. '밀정'이 잘못되면 공유 탓이라고 하신다"고 말하던 그는 "'부산행' 때는 천만을 기원했으면서 '밀정'은 안 그런 거냐고 하실까 봐 뭐라 말을 못 하겠다. 다만 그때와 지금의 마음은 똑같다"며 '밀정'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공유는 데뷔 이래 가장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올 한 해를 제2의 전성기, '공유의 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근의 그는 방송가와 극장가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최근 '밀정'의 홍보 일정과 오는 12월 편성된 케이블TV tvN 드라마 '도깨비' 촬영 준비, 광고 촬영을 동시에 이어가고 있다는 것. "아이돌도 아닌데 스케줄이 이렇다"며 너스레를 떨만 하다.

공유는 이에 대해 "배우로서 서로 다른 장르와 다른 캐릭터를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차례대로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동안은 이렇게 자주 새 작품을 내놓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작품의 흥망과 대중의 평가와는 별개로, 내게는 나를 오랫동안 지지한 팬들이 먼저다. 작품을 많이 내놓으면서 팬들에게 배우로서의 내 책임과 의무를 다한 것 같은 뿌듯함을 느낀다. 이게 정말 행복한 일이더라"며 그간 자신을 지지해 준 팬들을 향한 사랑을 전하기도 했다.

"요즘은 팬들에게 '나 '열일'했다'라고 자랑하는 것 같은, 그런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팬들이 '소처럼 일하라'고 얘기하더니, 요즘에는 무대 인사 같은 곳에서 만나면 '오빠, 힘들어서 못 따라다니겠어요'라며 애교 섞인 투정을 부리더라고요. 그런 말들 하나하나가 정말 기뻤죠. 온전하게 여유를 누릴 시간은 확실히 부족해졌지만, 길게 보면 제게는 다 득이 되는 일이에요. 열심히 해야죠. 이런 날이 또 언제 오겠어요?"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공유 | 밀정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