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그늘①]"분유 말고 사료주세요..우리 부부는 '애' 대신 '개' 키워요"
-‘저출산 시대’ 딩펫족 급증…1인가구 성장세
-경제적 어려움 출산 미뤄…“아이 대신 반려동물”
-전문가 “1인가구 등 외로움, 반려동물로 달래”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ㆍ이원율 기자] 애 우는 소리가 줄어드는 동안 개 우는 소리만 커졌다.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결혼ㆍ출산을 미룬 20ㆍ30대들이 외로움을 반려동물로 달래는 경우가 늘고 있다.
7일 서울시의 ‘서울서베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5곳 중 1곳(19.4%)에 달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2013년(16.7%) 처음 조사를 시행한 이후 매년 꾸준히 늘었다.
서울에 사는 20~30대 38.6%는 지난해 반려동물을 기른다고 답해 2013년(25.4%)보다 13.2%포인트나 증가했다. 50~60대 42.5%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나타났다.
1인 가구와 함께 ‘딩펫족’(자녀 계획이 없는 맞벌이 부부를 뜻하는 ‘딩크족’과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의 합성어)이 늘어나는 등 서울의 가족 구조가 크게 변화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집이 적적해…식구 들이는 1인가구=서울 광진구의 한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강모(27) 씨는 얼마전 지인에게 아기 시츄종 강아지를 분양 받았다. 그는 “여자친구도 없어 자취생활 2년이 외로웠다”며 “얼마 전 맞이한 ‘또리’가 이제 내 일상의 비타민”이라고 했다.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 관계자는 “20ㆍ30대 1인가구가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 이들이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방법으로 반려동물을 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행정자치부의 인구통계에 따르면 2016년 8월 기준 서울의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7%(419만1784가구 중 155만4699세대)에 달한다. 서울시내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은 혼자 사는 셈이다. 이와 함께 1인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비율도 2015년 19.2%로, 2013년(15.5%)과 비교해 3년 사이 3.7%가 올랐다.
▶아이 “NO!”, 동물 키우는 ‘딩펫족’=결혼 1년차 이모(28) 씨의 아기는 말티즈종 강아지 ‘릴리’다. “팀장에게 깨진 하루도 릴리 애교만 보면 눈 녹듯 풀린다”는 그는 앞으로 5년간은 아이 없는 맞벌이 부부 생활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 씨는 “안 그래도 월세에 살고 있는데 경제적인 부담이 커 아이를 낳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릴리 생활비는 한 달에 7만원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서울 합계 출산율은 2014년 0.983명으로, 2011년(1.014명) 이후 매년 1.059명, 0.968명 등으로 0.9~1.1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그 사이 애완동물만 기르며 ‘출산’을 미루는 맞벌이 부부는 ‘딩펫족’이란 신조어로 칭해질만큼 사회 트렌드가 됐다.
정재용 수성대 애완동물관리학과 교수는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아이 키우는 데에 자신감이 하락, 돈과 시간이 덜 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러한 (딩펫족)현상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실제 딩펫족 신드롬은 아시아권 국가를 위주로 몇 차례 언급된 바 있다. 3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싱가포르 무역관 측은 매년 4%대 성장률을 보이는 싱가포르 내 반려동물 시장을 보고 “출산율 저하, 가족 소규모가 진행되는 가운데 반려동물에 애착을 가지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평한 적도 있다.
한편 최근 출산율이 떨어진 홍콩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현상을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녀 양육비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에 홍콩 젊은이들은 아이 대신 개나 고양이를 키운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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