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복래 "잘나가는 또래 배우? 부럽기보다 배우고 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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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복래/사진=임성균 기자 |
조복래(31). 누군가에겐 익숙하지만, 누군가에겐 처음 듣는 이름이다. 아직 이름을 널리 알리지는 못했다. 그래도 영화와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에겐 익숙하다. 기대주를 넘어 믿고 맡길 수 있는 몇 안되는 그 또래 배우 중 한 명이다.
조복래가 '범죄의 여왕'으로 관객과 다시 만났다. '쎄시봉'에서 송창식 역할을 맡아 능청스럽게 연기한 이후 주목받는 연기를 펼친 건 오랜만이다. 그건 조복래가 운이 없어서 일 수도 있고, 아직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는 류준열, 안재홍 등 또래 연기자들에 비해 TV드라마 운이 없다. 장진 사단인데도 SNL코리아에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그저 여러 영화에 작은 역이나마 꼬박꼬박 얼굴을 비추고 있다.
조복래는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성우를 꿈꿨다. 하고 싶은 일에 일찍 눈 떴다. 나이 많은 형, 누나들과 스터디도 했다. 그러면서 인연을 맺은 선생님이 입시 연기를 추천했다. 성우를 하기 위해선 연기 공부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새겼다. 그러다가 연극 무대를 봤다. 배우를 직업으로 꿈꿔도 좋겠다고 품었다.
서울 예술대학에 들어갔고, 연기를 배웠고, 극단 목화에 들어갔다. 그렇게 연기의 길을 걸었다. 대학로 고시원에서 2년을 살았다. 돈은 없었지만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다 장진 감독을 만났다. 조복래를 눈여겨 본 장진 감독은 이런 저런 무대에 그를 썼다. 그리고 조복래는 '소원'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하나씩 연기 경력을 쌓았다.
조복래는 "생긴 건 이렇지만 남들 앞에 서면 말을 잘 못한다. 그래서 무대에 설 때까지 정말 철저하게 준비한다"고 말했다. 느긋한 말투, 올라가다 떨어지는 '쪼', 능청스런 연기로, 조복래를 본능형 연기자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는 시나리오가 뚫어질 때까지 파고 또 파는 연기자다.
"부족한 게 많아서 작품을 많이 고민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힘들어요. 그러면 내가 해도 많이 부끄럽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될 때까지 고민해요."
그런 노력 때문일까, 조복래는 잠시 등장해도 눈에 띈다. '범죄의 여왕'도 마찬가지. '범죄의 여왕'은 2차 사법고시 시험을 앞둔 아들이 어느 날 수도요금이 120만원이 나오자 오지랖 넓은 엄마가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박지영이 엄마로 출연, 색다른 재미를 준다. 조복래는 조폭들이 지키는 고시원 사무실 막내로 등장해 박지영과 사건을 파헤친다.
20살이 넘게 차이 나는 박지영과, 설마 연인 관계일까 싶을 정도로 남다른 호흡을 맞췄다.
조복래는 "시나리오를 볼 때 어딘지 모자란 모든 인물들이 다 살아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영화든 돋보이기 보단 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다"며 "이번에는 박지영 선배님이 너무 편하게 해주셔서 그저 감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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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복래/사진=임성균 기자 |
"부럽기도 하고, 주변에서 부담을 주기도 해요. 그런데 저는 크게 생각하진 않아요. 주변에 잘된 친구들보다 잘 안된 친구들이 더 많거든요. 지금 제 위치도 너무 이르다고 생각해요."
조복래는 오히려 또래 친구들의 장점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나라면 이렇게 했을텐데,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며 배우고 또 배우고 있다고 했다.
조복래는 "환경이 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제가 환경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겪어야 할 시행착오가 많다"고 했다.
조복래는 내년 초 개봉할 '궁합'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그렇게 나가고 있다. 느려도 확실하게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조복래가 빛나는 건, 오늘보다 내일이 될 것 같다. 그런 믿음을 준다. 지켜봐야 할 배우인 건, 확실하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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