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교육?" 초·중·고 10명 중 9명, "학업·경쟁 스트레스"

이정우 2016. 9. 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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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생 10명 중 9명은 여전히 학업·경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도 70%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학생들의 사교육이나 과도한 선행학습도 감소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과반수였다.

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5 행복교육 모니터링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교생의 91%는 학업스트레스 수준이 ‘높다’ 혹은 ‘매우 높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교육 모니터링은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교육 현장과의 소통 확대 및 국정과제 추진 상황 점검 등을 위해 전국 시도의 교원·학부모·학생 등 1만여명을 모니터단으로 지정해 운영하는 정책이다. 매월 1~2가지 주제에 대해 모니터링단에 전자우편을 통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오프라인에서 정책토론회, 워크숍, 현장방문 등도 운영된다.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학업·경쟁 스트레스에 대한 설문점수 응답 기준 점수는 5점 만점에 4.26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이 4.72점으로 스트레스가 가장 심각했고, 중학생도 4.21점이나 됐다. 초등학생은 3.58점으로 비교적 낮았지만 학업·경쟁 스트레스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결과로 풀이된다. 
 
 
학교폭력 역시 완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각급 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수준이 ‘보통’이라는 응답이 50.5%로 과반수였고, 학교 폭력이 이전에 비해 완화됐다는 응답은 39.1%에 그쳤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조치사항으로 이를 학생부에 기재하는 데 대해 찬성하는 비율은 70.1%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특히 학생의 경우 86.7%가 이에 찬성했다. 또 학교급이 높아질수록(고 73.4%, 중 70.5%, 초 66.9%), 대도시로 갈수록(대도시 73%, 중소도시 67.7%, 읍·면지역 65.5%)로 찬성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2012년부터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학교 자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심의 결과로 받은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부 기재가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은 꾸준히 일고 있다. 학생이 소년법으로 처벌을 받더라도 전과기록이 남지 않는 반면 학교폭력만 기록되는 것은 불합리할 뿐아니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절반 이상이 학부모로 구성돼 전문성이 부족하고 객관적인 심의가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 박홍근 의원 등이 기재를 최소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회기 만료로 자동폐기됐다.

정부가 2014년 9월부터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등 제정하는 등 사교육 및 선행학습을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의 체감 정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이나 과도한 선행학습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의견이 각각 64.1%, 54%로 과반수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의 75.3%는 ‘학력·학벌 중심의 사회구조’가 사교육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답했다. 또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대입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91.5%에 달했다.

안 의원은 “학생들이 불행한 교육은 실패한 교육이다”고 지적하며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 우리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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