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조선일보가 가장 악랄..보수언론 개혁 나서겠다"

고수정 기자 입력 2016. 9. 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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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고수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수행하던 중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윤창중의 고백-피정' 북콘서트에서 인사말을 마친뒤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수행하던 중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윤창중의 고백-피정' 북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인턴 성추행' 윤창중, 북콘서트로 활동 재개
목격자 녹취 공개로 결백 주장…언론 개혁 선언

“대한민국 언론, 그 중에서도 가장 저에 대해 악랄하게 쓴 조선일보, 제가 몸 담았던 세계일보 등이 (저에 대한 비난 기사로) 들고 일어나 제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살하는 것이었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던 중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활동 재개를 공식 선언했다. 윤 전 대변인은 수백명의 팬이 모인 자리에서 당시 사건의 목격자 증언을 공개하는 등 억울함을 호소했다. 당시 자신에 대한 비판 기사를 쏟아낸 보수 언론에 대해 힐난도 서슴지 않았다.

윤 전 대변인이 창립한 출판사 ‘윤창중칼럼세상’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윤창중, 그가 돌아왔다·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 출간 기념 북콘서트’를 열었다. 행사장은 공식 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진행된 사인회를 위해 미리 도착한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인원은 300여 명이다.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 등 보수단체 회원들도 참석했다. 팬들은 현장에서 윤 전 대변인의 수필집 ‘피정-윤창중의 고백’을 직접 구입해 사인을 받고, 응원했다.

해당 수필집 출간 초창기에 구입해 다시 한 번 북콘서트를 찾은 70대 남성은 “윤창중이 보러 또 왔다”며 애정을 드러냈고, 3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은 ‘윤창중의 촌철’ 등 윤 전 대변인의 과거 책 두 권과 ‘피정’을 함께 들고 와 모든 책에 사인을 받는 등 열정을 보였다. 한 여성 팬은 윤 전 대변인과 자신이 SNS 친구라는 점을 강조하며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위로했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자 윤 전 대변인은 사인회 때와는 다르게 굳은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섰다. 그는 차분하고도 담담한 목소리로 사건 당시의 해명과 함께 3년여 간의 칩거 생활로 느낀 점을 호소했다. 윤 전 대변인은 “저는 마침내 오늘 대한민국 언론과 음해세력이 합작해 저를 밀어 넣었던 굴욕의 화덕에서 벗어나 제2의 인생을 새롭고도 엄숙하게 출발할 것임을 신고하려 한다”며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과 역사적 정통성,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 원칙을 흔들려는 반(反)대한민국 세력, 3년 4개월 전 윤창중 보다 더 가열차고 강인한 윤창중으로 다시 태어나 싸워나갈 것임을 여러분 앞에 맹세하겠다”고 말했다.

발언문 중 ‘칩거와 은둔에 파묻혀 한 송이 이름 없는 야생초처럼 세상을 등지고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내야했다’라는 대목을 읽을 때는 울먹이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해당 문단을 모두 읽은 후 뒤돌아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그러다가도 박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힘을 주어 읽어 내려갔다. 윤 전 대변인은 “2012년 대선 기간 중 언론인으로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정권 창출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던 과거를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며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 해도 언론인으로서 박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수행하던 중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윤창중의 고백-피정' 북콘서트에서 독자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수행하던 중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윤창중의 고백-피정' 북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 전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유진열 미주한인회총연합회 24대 회장과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가 통화했다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유 회장은 “연방상원의원 출마와 관련해 윤 전 대변인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 있었는데, 거기서 윤 전 대변인과 여성 인턴을 보았다”며 “여성 인턴이 윤 전 대변인의 호텔방문을 두드리는 상황에서 복도를 지나가게 됐는데 곧바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고 설명했다. “여성 인턴이 내 방에 들어오지도 않았다”고 주장해왔던 윤 전 대변인은 유 회장의 증언을 눈 감고 들으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그는 다시 연단 앞에 서서 “수많은 정치평론가, 기자, 아나운서 출신, 객원교수 등 그 사람들이 (방송에) 나와서 저를 완전히 성추행범으로 만들었다”며 “그 중에서 가장 저를 악랄하게 쓴 신문이 조선일보고 그 다음이 제가 창간멤버로 몸 담았던 세계일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자들 장막 뒤에 숨어서 저를 매장시키려는 음해세력에 아무리 호소해도 대한민국 언론 전체가 (비판 기사로) 들고 일어나는 데 어떻게 하겠느냐. 제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살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 언론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변인은 “신께서 이런 시련을 주신 게 대한민국 언론사를 개혁해보라는 의미”라며 “진보 언론이야 그렇다 치지만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이 과연 이렇게 해선 되겠느냐, 누가 존경받는 언론인이고 누가 국민에 신뢰받는 언론이 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조중동을 상대로 진정한 보수 신문이나 그들이 운영하는 보수 매체를 규명하는 작업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향후 활동에 대해 밝히자, 참석한 팬들은 언론을 향해 “쓰레기들” “죽일 X들” 등 수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 팬들은 윤 전 대변인이 말을 잇지 못할 때마다 함께 한숨을 쉬면서 동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윤 전 대변인은 ‘성추행 파문’으로 청와대를 떠난 지 3년 1개월 만인 지난 6월 자신의 블로그인 ‘윤창중 칼럼세상’에 글을 올리며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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