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5천번 굽혔다폈다, '극한알바' 추석택배 체험기
[뉴스데스크]
◀ 앵커 ▶
이런 택배전쟁의 이면엔 일명 지옥의 알바라고 불리는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의 힘겨운 노동 현실이 있습니다.
밤새워 12시간 가까이 계속되는 고된 야간작업에 최저임금을 받아가며 일하는 현장, 박윤수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 리포트 ▶
저녁 6시 반, 지하철역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대형버스에 오릅니다.
[기자]
"박윤수라고 합니다."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모인 일용직 근로자들입니다.
기자가 탄 45인승 버스가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경기도의 한 물류창고입니다.
여러 대의 버스에서 내린 근로자 2백여 명이 일감에 맞춰 분류되고, 저녁 8시 반, 컨베이어 벨트가 돌기 시작합니다.
전국 각 지역별로 부여된 코드번호에 따라 밤새 상자를 분류하는 작업. 모든 작업은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는 속도에 맞춰 쉴 틈 없이 진행됩니다.
자칫 실수라도 하면 어김없이 욕설이 나옵니다.
[택배회사 물류창고 근로감독자]
"놔두라고 이 XX, 내가 올리랬냐? 한국말 어렵냐?"
화장실 한 번 다녀오기 어렵습니다.
[기자]
"현재 시간이 (새벽) 3시가 넘었는데요. 지금에서야 처음으로 5분간 휴식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 8시 반부터 아침 8시 반까지, 12시간 일하며 휴식시간은 5분씩 단 세 번, 15분이 전부였습니다.
[상하차 아르바이트 근로자]
"아니, 쉬는 시간을 줘야 되는데, 나 이런데 처음봤어. 쉬는 시간이 없다는 게."
컨테이너를 매단 트럭이 떠나면, 그 자리에 또 다른 트럭이 들어오고. 끊임없이 짐을 내리고 올리는 사이, 아침 해가 떠오릅니다.
작업이 끝나자 허리, 어깨, 허벅지까지 어디 하나 아프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허성구/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 경험자]
"평균 하루에 한 사람이 5천 개의 물량을 상차해야 하는데, 그러면 5천 번 허리를 굽혔다 펴야 합니다. 근육통이 너무 심해서 다른 일을 할 수가 없게 되더라고요."
도대체 이런 일에 누가 지원할까 싶지만 한가위를 앞두고선 한 푼이 아쉬운 청춘들이 모여들어 땀을 흘립니다.
하룻밤 아르바이트로 받은 10만 3천 원을 들고 돌아오는 길은, 뿌듯함과 씁쓸함이 교차했습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박윤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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