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카페] 인공지능 다룬 영화 예고편, 인공지능이 만들어

박건형 기자 2016. 9. 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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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제작 SF공포물.. IBM '왓슨'이 하루만에 완성

인공지능을 다룬 영화의 예고편을 인공지능이 만드는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났다. 할리우드 영화사 20세기폭스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개봉을 앞둔 영화 '모건(Morgan)'의 예고편을 31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모건은 인공지능 실험을 위해 키워진 소녀 모건과 그를 둘러싼 음모를 다룬 공상과학(SF) 공포영화. '에일리언'을 만든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했다. 20세기폭스는 1분 15초짜리 영화 예고편을 만든 것은 사람이 아니라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이라고 밝혔다.

왓슨은 데이터를 입력하면 스스로 규칙을 찾고 분류하며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병원에서 의사의 진단을 돕는 의료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으며 금융·법률 분야 진출도 앞두고 있다. 이번에는 사람의 감성에 호소하는 예술의 영역에까지 도전한 것이다.

IBM은 우선 왓슨에 공포영화 예고편 100편을 입력했다. 왓슨은 2만2000개의 장면을 분위기와 등장인물의 표정·말소리 크기 등에 따라 24가지로 분류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왓슨은 공포영화 예고편의 흐름, 많이 등장하는 장면과 분위기 등을 스스로 파악했다. 이어 왓슨에 영화 '모건' 전체를 입력하자, 적합한 장면들을 골라내 10편의 예고편을 만들어냈다. 작업에 걸린 시간은 단 하루였다. 20세기폭스 측은 "영화 예고편 제작에는 보통 10~30일이 걸린다"면서 "왓슨은 이를 획기적으로 단축해내며 예술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왓슨이 영화계에서 곧바로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왓슨이 만든 예고편들은 의미가 없는 장면을 끼워넣거나 맥락에 맞지 않게 장면을 전환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 때문에 최종본은 영화 편집자가 장면 순서를 일부 수정하고, 배경 음악을 입혀 완성했다. IBM의 존 스미스 박사는 "왓슨은 영화를 보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로 분석해낸다"면서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진정한 의미의 예술을 할 수 있는지는 계속 연구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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