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동굴 따라.. 여행을 떠나요

김선엽 기자 2016. 9. 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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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살아있다] [22] 현대카드 운영 여행전문 '트래블 라이브러리' 여행 관련 서적 1만4700여권 세계 주요 도시 91곳 지도, 잡지 102종, 111개 언어사전 여행 상담·예약도 할 수 있어

'대한민국 첨단유행 1번지'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골목을 거닐다 보면 외관이 독특한 건물 한 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크고 작은 흰색 큐브(Cube)의 조합이 특징인 이곳은 현대카드가 운영하는 여행전문 도서관 '트래블 라이브러리(Travel Library)'다. 이곳에서 책으로 떠나는 여행은 지적(知的)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행서적 1만4700여 권 빼곡

일본 건축가 가타야마 마사미치가 설계해 2014년 5월 문을 연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말 그대로 여행에 관련된 책만 전문적으로 다룬다. 1만 4700여 권의 다양한 여행 서적이 서가를 메우고 있다. 129년 역사를 지닌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권과 전 세계 박물관의 최신 동향을 섭렵한 '뮤지엄북' 등 희소가치가 높은 서적이 자랑거리다.

또 세계 각 지역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102종의 잡지, 현재 지구 상에 존재하는 언어의 99%를 커버하는 111개 언어 사전, 세계 주요 도시 91곳의 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직장인 이채경(여·28)씨는 "추석 연휴 때 휴가를 내고 어머니와 둘이 동유럽 배낭여행을 가려고 한다"면서 "불가리아나 루마니아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의 여행 정보를 담은 책도 있어 여행 계획을 짜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디자인 라이브러리'에 이어 현대카드가 선보인 두 번째 전문 도서관이다. 김양현 매니저는 "여기는 디지털과 속도라는 패러다임이 위세를 떨치는 요즘의 흐름과 정반대인 아날로그적인 공간"이라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잠시 일상의 궤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좌표를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서관 탐험은 또 다른 여행

도서관의 문을 여는 순간부터 여정은 시작된다. 1층엔 비행편의 출발을 알리는 아날로그식 안내판이 자리 잡고 있어 옛날 공항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여행을 테마로 한 가구나 인테리어 물품들도 독특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큐레이터들이 엄선한 테마로 구성한 책들이 펼쳐진다. 현대카드 측은 여행 서적을 선정하기 위해 해외 유명 미디어와 여행 전문 매체 등에서 경력을 쌓은 북 큐레이터들을 초빙했다. 영국 가디언지의 여행 칼럼니스트 케빈 러시비(영국)와 여행서 론리 플래닛의 아시아 지역 편집장 숀 로(싱가포르), 건축·여행·예술 전문 칼럼니스트인 캐롤리나 미란다(미국), 저명한 북 컨설턴트 요시다가 하바(일본)가 '책 여행 가이드' 역할을 했다. 이들은 지역별 분류 뿐만 아니라 13개 테마(미술·건축, 역사·유적, 모험 등)로 책을 선별했다. 이용객이 목적지 중심의 관습적인 여행 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각 큐레이터들은 장서를 추천하고, 직접 해설하는 글도 남겼다.

계단을 오르고 구름다리와 같은 통로를 지나 테마 서가를 탐험하다 보면 브라질 출신 다큐 사진작가인 세바스티앙 살가도의 모음집 '제네시스(Genesis)'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소설 '돈키호테'에서 영감을 받아 캠핑카에 '로시난테(돈키호테의 말)'라는 이름을 붙였던 소설가 존 스타인벡(미국)의 여행기 등 걸작들이 서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용객들은 여정의 마지막에 비로소 실제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있는 지역별 서가에 다다를 수 있다. 이런 '의도적인 불편함'엔 이유가 있다. 큐레이터들이 제시하는 여행 철학과 테마를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여행지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길을 따라 그곳으로 찾아가보라는 것이다. 2층 상담데스크에서는 여행 상담과 예약도 할 수 있다. 현대카드 회원일 경우 본인과 동반 2인이 한 달에 8번까지 무료로 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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