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푸틴·시진핑·오바마와 '릴레이 회담'..'사드·북핵' 실타래 푼다

남기현,김성훈,박태인 2016. 9. 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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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결단 이후 첫만남..시진핑 설득에 관심한·일 정상회담 막판 조율, 성사 가능성 높아EAS 의장성명에 '北 SLBM 규탄' 포함 추진

2일 러시아·中·라오스 순방길 올라

2일 러시아·중국·라오스 순방길에 오르는 박근혜 대통령이 7박8일간의 순방 기간 중 미국·중국·러시아와 연쇄 양자 정상회담을 하기로 확정했다. 한·일 정상회담도 최종 일정을 조율 중이어서 성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반도 주변국 갈등이 고조된 만큼 박 대통령과 주변 4강국의 연쇄 정상회담에 국내뿐 아니라 국제사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사드 배치에 반대해 온 중국·러시아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미사일 능력이 실제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적극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주변국 연쇄 정상회담의 시작은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이다.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초청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뒤 한·러 정상회담을 한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이번 한·러 정상회담은 박 대통령 취임 후 4번째로, 양국 관계 현안을 점검하고 북한 문제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은 "특히 이번 회담은 북한이 올해 초 핵·미사일 실험 등을 감행한 데 이어 최근까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도발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양국 간 협력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중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한·러 정상회담이 중국을 견제하는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방문지가 러시아의 극동 교두보인 블라디보스토크란 점에서 한·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이 본격 궤도에 오르게 될지도 관심을 끈다.

김 수석은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동방경제포럼은 러시아 극동 개발 촉진을 위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창설한 포럼"이라며 "이 행사에 우리 대통령을 주빈으로 초청한 것은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고자 하는 러시아 의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고 양국 간 호혜적 개발·협력 모멘텀을 만들어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3일 한·러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중국 항저우로 이동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3일부터 6일까지 이어지는 항저우 방문 기간 중 박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이탈리아 정상과도 양자 회담을 한다.

외교가에선 특히 한·중 정상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대통령의 사드 배치 설득 과정에서 시 주석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사드 배치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 국면이 충분히 '조절' 가능한 '관리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첫 만남에서 한·중 정상이 당장 환한 미소를 짓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G20에서 중국이 양극화 해소, 자유주의 국제경제 질서 재수립 등의 이슈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한국이 경제적 측면에서 이러한 부분을 포함해 중국과 적극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관계 복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한 듯 두 정상 간 만남에 대해 양국 관계자들도 가급적 언급을 삼가는 분위기다.

이날 브리핑에서 김 수석이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상호 관심사에 관한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만 짧게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은 6일 라오스 비엔티안으로 건너가 아세안(ASEAN)·동아시아정상회의(EAS)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개별 정상회담을 한다. 이를 통해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고 북핵 관련 국제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회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EAS 의장성명에 지난달 24일 북한의 SLBM 발사를 강력 규탄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남기현 기자 / 김성훈 기자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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