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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자꾸 가고 싶어지는 그곳으로의 여행…`부산` 기장 여행+먹방 투어

입력 : 
2016-09-01 10:57:31
수정 : 
2016-09-02 10: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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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천루 해운대에서 터널 하나 지났을 뿐인데 갑자기 시골스러운 풍경과 어촌이 등장하는 것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부산광역시 동해안에 있는 기장군이 있다. 이곳에는 재미있는 이름의 등대들과 한적한 바다가 많아 여름이 아쉬운 사람들이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한 여행지이다. 수도권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결정적 힘인 부산의 먹방 명소들과 함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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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가 일상화 된 후 서울 수도권 사람들이 이웃집 가듯 찾는 곳이 부산이다. 그곳에는 서울에 없는 다양한 풍경의 바다와 거대한 재래 시장, 홍콩 뺨치는 해운대의 고급진 풍경들 몇 달 전 부산 중구 일대를 여행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기장군 일대와 부산 전역을 걸친 먹방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하는 동안 동쪽 기장군 일대를 중심으로 ‘소문난 맛집’들을 찾아다니며 미친 듯이 먹어댔다. 기장군은 부산시에 속한 곳이지만 도심과는 전혀 다른 어촌 풍경을 지닌 곳이다. 해안선이 굉장히 긴 해수욕장들과 크고 작은 포구, 이름과 디자인이 재미있는 등대들이 곳곳에 서 있다.

기장군 여행은 해안과 멀지 않은 기장대로와 해안선에 붙어있는 해안도로를 이동하는 루트로 승용차는 필수다. 필자는 KTX로 부산에 도착한 뒤 해운대에서 공유카를 빌려 움직였다. 부산 시내 먹방 여행을 고려해 북쪽 일광해변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최북단에 임랑해수욕장이 있지만 비슷한 바다를 두 곳이나 볼 필요성을 느끼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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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해변 ‘이곳이 동해 맞나? 싶을 정도로 바다로부터 우묵하게 들어가 있는 천혜의 해변이다. 초생달을 닮은 해안선은 장장 2km에 달한다. 모래 색깔이 노란색인 것도 일광해변만의 특징이다. 그래서 일광해변을 여행할 땐 노란 모래가 금빛으로 반짝이는 오후 시간을 선택하는 게 더 예쁘다. 어촌 풍경이 그대로 남아있고 부산시에서 가까운 주택 타운을 겸하고 있다는 점, 그러면서도 해안 마을 특유의 먹거리촌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들은 이곳을 여행지가 아닌, 살고싶은 동네로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해수욕장 전체가 금연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흡연자에 대한 견제도 심한 편이라 담배연기를 싫어하는 비흡연자들이 더욱 많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일광해변 남쪽에는 해안선을 따라 설치한 데크가 있다. 이 길은 옆마을이자 전형적인 어촌 풍경을 지닌 ‘학리’까지 다녀올 수 있는 산책로로 일광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루트다. 학리는 전체적으로 작지만 포구와 아기자기한 등대 풍경이 예쁜 마을이다. 방파제 근처에서는 바다낚시에 집중하고 있는 낚시꾼들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쉴새 없이 들락거리는 어선에서 내려온 자연산 생선을 파는 횟집들도 즐비하다. 등대에 서면 일광해수욕장의 긴 해안선이 한 눈에 보이는 것도 학리 산책에서 얻을 수 있는 뿌듯한 감성 가운데 하나다. 일광해수욕장은 8월31일까지만 개장하며 그 이후로는 철지난 바다가 주는 고즈넉한 풍경을 즐기려는 데이트족들의 발길이 주로 이어진다.

위치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 삼성리 40-3

문의 051-709-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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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항 멸치 산지로 유명한 항구다. 멸치 어선에서 그물로 잡은 멸치들을 털어내는 장면은 사진 작가는 물론 여행자들이 담고 싶어하는 1순위 장면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로 최근 오징어 수확도 늘어 예전 같았으면 포항 윗 지역에서나 볼 수 있었던 오징어 건조 장면을 대변항에서도 매일 볼 수 있다. 부산 사람들은 주로 멸치젓을 사기 위해 대변항을 찾는다. 항구 초입부터 끝까지 즐비하게 서 있는 가게에 가면 멸치액젓, 말린멸치, 죽도 인근에서 올린 양식과 자연산 미역, 오징어, 새우 등을 살 수 있다. 여행자들은 당연 먹방이 먼저다. 대변항의 대표 먹거리는 멸치를 재료로 하는 회, 무침, 찌개 등이다. 기장군 먹방의 또 하나의 명물인 곰장어, 횟집들 인기도 좋은 편이다. 맛집검색 사이트로 인근 맛집들을 찾았다. 대변항 먹방에서 안심하고 갈만한 곳으로는 붕장어(아나고)회와 장어탕으로 유명한 노포 ‘무진장회집’(기장읍 연화리 172-1, 051-721-2956), 전복죽이 특히 일품인 횟집 ‘해녀조씨할매집’(기장읍 연화리 140, 051-721-2972), 멸치회, 멸치찌개, 멸치구이, 갈치회, 갈치구이로 연중 손님 발길이 이어지는 ‘용암할매횟집’(기장읍 대변리 308-10, 051-721-2483) 등이 있다. 위치 기장읍 기장해안로 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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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군의 유별한 등대 사랑 대부분 등대는 기단과 탑신, 조명 시설 부분 등 단순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기장군 등대들은 조금 다르다. 기장군은 ‘테마등대’라는 개념으로 등대 디자인을 유별나게 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서암항에 있는 ‘젖병등대’는 2009년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이 출산 장려 캠페인을 위해 만들어졌다. ‘젖병등대’는 친근감 있는 별명일 뿐, 정식 명칭은 ‘서암항 북방파제등대’이다. 젖병등대 건너편에는 ‘닭벼슬등대’가 서 있다. 겉보기엔 등대 같지 않은 이 등대의 정식 이름은 ‘서암항 북방파제등대’다. 대변항에 가면 ‘장승등대’도 만날 수 있다.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을 등대로 형상화 한 작품들이다. 일명 로보트태권브이, 또는 마징가제트 등대로도 불린다. 장승등대 옆으로는 대변항북단에서 길에 나온 방파제가 있고 그 끝에도 등대가 하나 서 있다. ‘월드컵등대’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우리나라의 4강 진출을 기념하기 위한 등대로, 등대 하단엔 당시 공식구로 사용한 ‘피버노바’ 조형물을 꽃혀있다. 기장군 북쪽 ‘칠암항’에는 빨간색 ‘갈매기 등대’와 하얀색 ‘야구 등대’가 서 있다.

Tip 등대들은 주로 항구 초입 방파제에 위치하지만 바다 한 가운데, 산 꼭대기에 설치된 경우도 있다. 모두 뱃길을 안내한다는 공통적인 기능으로, 특히 방파제 등대는 빨간색과 하얀색이 마주보고 있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바다에서 항구로 들어갈 때 빨간색 등대는 등대 ‘왼쪽’으로 운항하라는 뜻이고 하얀색은 등대 ‘오른쪽’으로 운항하라는 의미이다. 일광해수욕장 옆 ‘학리’에서는 노란색 등대를 보았는데, 그것은 주변에 암초, 양식장 등 ‘조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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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대공원과 해광사 대변항에서 해안도로 남쪽을 향해 가다보면 ‘오랑대공원’, ‘해광사’ 이정표를 볼 수 있다. 오랑대공원은 부산 일대에서 유명한 일출 명소이자 낚시 포인트로 알려진 곳이다. 도로에서 바라보면 절과 갯바위,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데, 막상 주차장으로 들어서자 갯바위 앞에 수많은 승용차들이 서 있다. 대부분 낚시꾼들이 주인으로, 오랑대 갯바위 일대에서는 벵에돔 등 낚시꾼들이 좋아하는 물고기들이 많아 평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러 찾는다고 한다.

오랑대 갯바위 일대에서 제일 눈에 띄는 것은 갯바위 끝에 위치한 조그만 암자 ‘용왕단’이다. 갯바위 앞 소나무숲에 있는 ‘해광사’에서 설치한 기도처인데 갯바위 위에 길을 만들어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절에서 설치한 도량이라 부처님이 앉아있을 줄 알았으나 막상 가 보니 용왕님이 웃고 있었다. 용왕단 주변은 온통 갯바위로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움찔할 수도 있다.

해광사는 약 백 년 전에 김목암이라는 이름의 거사가 오랑대에서 목조불상을 발견, 지상으로 모셔와 초가 법당을 지어 모신 뒤 ‘해불암’이라는 현판을 달아 이름지어진 것이 시초였다고 전해진다. 그 후 1941년 대대적인 중건 작업을 통해 기존 가람을 모두 헐고 법당, 명부전, 삼성각, 범종각, 다보탑, 삼존불들을 세워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백 년 전 바다에서 건져 모셨던 목조불상은 훗날 심하게 훼손되어 법당 뒤에 묻었다고 한다. 규모가 아담하고 앞으로 펼쳐진 바다 전망이 아름다웠다. 다른 여행지에 비해 비교적 고요한 편이라 여행 중 잠시 쉬면서 사색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위치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340

문의 051-721-3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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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 용궁사 ‘밥이 부처다’라는 말이 있다. 유명한 사찰에 가보면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든다. 영험하다고 믿는 사찰에 사람들이 몰리고, 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사하촌 사람들은 밥과 주전부리를 팔아 돈을 벌고, 절을 찾은 불자나 관광객들은 나름 마음의 위안을 얻으니 그렇다. ‘소원 하나는 꼭 들어준다’는 해동 용궁사는 고려 말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대사가 창건했으나 임진왜란 때 완전 소실되었던 것을 1930년대에 중창했고 1974년에 오늘날의 용궁사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관광객이 너무 많아 기도고 뭐고 정신이 없다’는 푸념도 더러 있지만 바닷가 절벽과 붙어있는 사찰의 위용 자체가 찾는 이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법당으로 내려가는 ‘108 장수계단’, 하도 만지는 사람들이 많아 배와 코가 새카맣게 된 ‘득남불’, 바다를 향해 우뚝 솟은 ‘진신사리탑’, 속세와 다를 바 없는 경내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종일 스님들의 기도와 염불이 진행되는 ‘대웅보전’, 단일 석재를 깎아 만든 것으로는 국내 최대인 ‘해수관음대불’ 등 곳곳의 기도처에는 나름의 소원을 비는 참배객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해동 용궁사로 들어가는 길은 두 곳이 있다. 주차장에서 모자, 꼬치, 아이스크림, 칡즙 등을 파는 사하촌을 거쳐 ‘십이지상’을 지나 일주문으로 가는 방법이 첫 번째 길이다. 십이지상은 쥐띠부터 돼지띠까지 12간지를 상징하는 동물을 형상화한 석상들이 서 있는 길목인데, 개띠와 말띠와 호랑이띠 석상 아래에는 ‘삼재’라는 붉은색 안내문이 붙어있다. 나쁜 일이 곧 끝이나고 좋은 세상을 만날 것이라는 고마운 의미로 읽혔다. 물론 다른 띠들은 별 일이 없이 살아가니 또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해동 용궁사를 출입하는 두 번째 길을 통해 속세를 떠나 절로 들어갔고 나올 땐 사하촌을 거쳐 속세로 들어왔다. 두 번째 길은 관광버스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주차장 남동쪽 숲을 시작점으로 한 이 길은 해동 용궁사를 감싸고 있는 시랑산 숲길이다. 필자가 걸었을 때는 그 누구도 만나지 않고 오직 새소리와 바람소리만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천천히 걸어도 10분도 채 걸리 않는 짧은 루트지만 ‘절간으로 가는 맛’이라고나 할까? 꽤 근사한 기분을 즐길 수 있는 짧은 ‘피안의 시간’이었다.

해동 용궁사 개방 시간 05:00~21:00 _ 경내 초입 갯바위에 위치한 약사전과 방생터는 24시간 개방.

입장료 도보 방문자는 무료, 자동차를 가져가는 경우 입장료에 해당하는 주차비를 지불해야 한다. 승용차는 3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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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기장읍 용궁길 86 문의 www.yongkungsa.or.kr

Tip 그렇지 않아도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해동 용궁사를 여행하려면 평일이 가장 좋고, 연휴나 주말의 경우 이른 아침이나 오후 3시 이후가 적당하다. 송정에서 해동 용궁사로 향하는 ‘기장 해안로’의 교통 체증이 심한대다 최근 문을 연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을 향한 차량 행렬 또한 끝이 없기 때문이다. 피하지 않으면 도로에 갇힐 확률이 100%이다.

‘먹자마자 걷는 이유는 또 먹기 위함이다!’ 부산 먹방 여행 서울 수도권 사람들이 KTX나 항공편을 이용해 부산을 자주 찾는 또 하나의 이유는 특별한 먹거리 때문이다. 부산 먹방의 포인트는 역시 ‘부산에서 시작된, 부산에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메뉴’를 맛보기 위함이다. 서울에 분점이 있다 해도 여행을 겸한 ‘본먹 사수’를 하고야 말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산 먹방은 국제시장, 자갈치, 깡통시장 등 재래시장들과, 각 지역과 한국을 대표하는 맛집들, 최근 힙스타일의 식당과 빵집이 들어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거제동 법조타운, 사직동 근처 등이 있다. 누구나 그렇듯, 특히 혼밥족들의 먹방 여행은 걷거나 지하철을 타며 이동하는 게 좋다.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있어서 그렇고 소화가 빨리 되어야 맛있은 다음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그렇다.

▶넘사벽 유기농빵과 글로벌급 커피의 조화

거제동 빵집 <마이윌이즈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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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은 착한 사람이 농사짓고 착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어야 먹는 사람에게 최고의 복이 들어간다. 얼마 전 부산법조타운 앞에 문을 연 ‘마이윌이즈굿’의 주인장 이창환 씨는 착한 사람이다. 영화계에서 일할 때 너무 착해서 힘들었고, 뭐라도 해서 먹고 살겠다며 시작한 통닭집은 장사 잘 되게 만들어놓고 다른 사람에게 팔 때는 그냥 투자한 돈만 받고 말았다. 해외에 진출한 기업에서는 인력관리 담당으로 일하면서 너무 노동자들 입장만 돌보다 회사와 마찰이 생겨 귀국하기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그는 착한 식재 유기농 밀가루로 만드는 유기농빵집을 해서 ‘돈을 벌기로’ 작심했다.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는 ‘네팔에 학교를 지어주기로 오래 전에 결심했기 때문’이고 지금 벌지 않으면 너무 늦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3년 전부터 유기농빵을 집중해서 배웠다. 동시에 건포도를 이용해 천연효모 개발에도 성공했다. 돈을 벌려면 경쟁력은 필수. 점점 흔해지는 유기농빵집 시장에서 앞서가려면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일본 가루이자와의 마루야마커피, 경주의 슈만과 클라라, 경기도 양수리의 클라라 등 국내외 최고의 바리스타에게 커피를 제대로 배웠다. 빵의 맛과 부드러움을 결정하는 오븐은 ‘오븐계의 포르셰’로 불리는 제품을 통해 맛의 질을 높였다. 빵이 천천히 익고 수분을 잡아줘 유기농빵이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내는데 성공한 것. ‘호두빵’(2500원), 무화과빵(2500원), 건포도빵(2500원), 대추야자빵(2500원), 흑깨벌꿀식빵(7,000원) 등 노밀크, 노슈가, 노버터의 법칙과 천연효모를 이용한 빵 등을 매일 만들어 그날 완판하고 있다. 커피는 함벨라와 과테말라 믹스인 드립커피(5000원)를, 차는 네팔식 밀크 짜이 티, 대만산 아리산녹차(각각 5000원) 등을 맛볼 수 있다. 위치 부산시 연제구 법원북로 77 백운빌딩 1층(거제동)

영업시간 10:00~18:00 토·일요일 휴무

문의 051-502-1054



▶부산 먹스타그램의 최강자 거제동 <두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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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포크 스타일의 외모에 맛까지 겸비해 부산의 먹스타그램 해시태그를 뿌려대고 있는 스타급 맛집이다. 필자는 부산 친구들과 함께 간 덕분에 메뉴 대부분을 먹을 수 있었다. 주말 메뉴는 샤워크림이 듬뿍 올라가 있는 또띠아피자는 크림과 피자빵 한 조각을 한입에 넣어 먹어야 환희의 순간을 맛볼 수 있다. 바삭한 첫맛, 부드러운 뒷맛의 몰치킨, 엔초비 레몬드레싱으로 버무린 채소와 두더지파스타, 스페인식 새우요리 감바스알 아이효, 클래식 샌드위치와 아이올리 새우, 미숫가루가 함께 나오는 두더지 새참(이상 모든 메뉴 각각 1만5000원) 등 어느 메뉴 하나 빠지는 게 없는 맛집이다. 식당 이름을 두더지로 한 것은 ‘더 깊이 파고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실천하기 위함이었단다. 위치 부산시 연제구 법원북로 81(거제동)

영업시간 12:00~21:00(브레이크타임 14:30~18:00), 토요일 12:00~15:00 _ 일요일 휴무

문의 051-506-9881



▶브루클린 스타일 사직동 <백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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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사직동 150번지 대영멘션 연립주택 101호를 식당으로 개조해 만든 음식점이다. 서울로 치면 연남동 냄새가 나는 매력 공간이다. 마당에 철망펜스를 치고 자전거 한 대를 세워둔 모습에서는 범죄의 온상에서 힙스타일 도시로 재탄생한 뉴욕의 브루클린을 생각하게 된다. 음식은 칼칼한 맛의 하얀짬뽕탕(1만6000원), 소고기숙주볶음(1만3000원), 돼지볶음(1만3000원), (제목이 재미있어 주문했다 뛰어난 맛에 반해버린) ‘발풍기’(8000원), 교자전, 우삼겹샐러드(1만500원) 등이 있다. 음식점 경험이 처음이라는 ‘표씨 형제’에게 ‘초짜라고 믿을 수 없을만큼 맛있게 만드는 비결’이 뭐냐고 묻자 ‘부모님이 춘하추동밀면 사장님’이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피는 속일 수 없는 법, 엄궁밀면은 부산 명물 밀면 가운데 하나로 사상구에 위치한 맛집이다. 테이블 세팅을 할때 등장하는 바로 그 ‘비빔 밀면’이 그것이었나 보다. 위치 부산시 동래구 중앙대로1267번길112(사직동) 영업시간 18:00~종료시 문의 070-7761-1015



▶ 구름처럼 넘어간다 남포동 <18번 완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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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중국 음식인 완당은 ‘구름 운 雲’을 붙여 ‘운당’이라 불리기도 했었는데 부산에 와서 국제적 메뉴로 발전했다. 완당은 얇디얇은 만두피를 기본으로 한다. 찢어질듯 말듯 종이보다 얇은 만두피는 주인장이 신공을 부려 0.8초에 하나씩 만들어 낸다. 그 뒤 다진고기, 채소, 달걀노른자, 밤가루 등으로 구성된 소가 조그만 꼬챙이를 든 현란한 손끝에 의해 착착착 피에 감긴다. 그것들이 남해산 멸치와 다시마 육수에 들어가며 완성된다. 숟가락에 완당 두어 개를 올려 입안에 넣으면 정말로 구름처럼 넘어가버린다. 국물에 있는 송송파, 숙주 등도 부드럽게 넘어간다. 포만감을 원한다면 ‘유부초밥’이 포함된 세트를 주문하면 된다. 위치 부산시 중구 비프광장로31 지하1층(남포동) 영업시간 11:00~21:00

문의 051-245-0018



▶오래된 이유 범일동 <할매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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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역사가 60년이다 보니 손님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60대 이상이다. 보통 20년 이상 이 집 단골임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즐겨 먹는 메뉴는 7000원짜리 ‘수백’. 수육 백반의 줄임말이다. 약간의 수육에 돼지국밥 국물과 공깃밥이 포함돼 있다. 돼지국밥은 보통 느끼한 돼지 냄새가 은근하게 올라와야 제맛인데, 이 집 육수는 맑은 소고기국밥같은 느낌이다. 수육도 담백 그 자체다. 잡내가 하나도 나지 않아 남녀노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강한 맛을 원한다면 테이블에 있는 양념이나 새우젖으로 간을 하면 된다. 부산이 목재와 신발 산업으로 번창했을 때 이 동네 보림극장에서는 남진, 나훈아, 하춘화 등 당대 최고의 인기 가수들이 돌아가며 리사이틀을 열곤 했는데, 그들이 범일동에 도착해 극장보다 먼저 달려간 곳이 이곳 할매국밥이라고 한다. 위치 부산시 동구 중앙대로533번길 4(범일동) 영업시간 10:00~20:00 문의 051-646-6295





▶서울에서 더 유명했었는데 동래 <소문난원조조방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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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방은 ‘조선 방직’의 준말로, 50여 년 전 동래 일대에서 큰 인기를 얻었은 뒤 훗날 부산발 전국구 명물맛으로 발전한 집이다. 조방낙지는 ‘낙·곱·새’ 세 가지 메뉴로 나눠진다. 낙지, 곱창, 새우가 그것들이다. 낙지는 낙지만, ‘낙곱’은 낙지와 곱창, ‘낙새’는 낙지와 새우, ‘낙곱새’는 세 가지 재료를 모두 섞어 먹는 메뉴다. 가격은 모두 8000원. 낙지는 낙지볶음 중독 세대인 중년 이상들이 즐겨먹고, 젊은 세대는 낙곱에 열광한다. 낙지의 매콤함에 곱창의 고소함이 더해진 낙곱의 인기가 워낙 좋아 조금 늦게 가면 곱창이 떨어지곤 한다. 주문을 하면 전골 냄비에 재료들이 담겨 나오고, 가스불을 켜 자작하게 익혀 먹으면 된다. 위치 동래구 명륜로94번길 37(명륜동)

영업시간 11:00~22:00 둘째, 넷째, 다섯째 일요일, 첫째 월요일 휴무

문의 051-555-7763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육수 가야동 <가야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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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면발의 도시다. 냉면과 마찬가지로 밀면도 한국전쟁 때 난민들이 먹고 살기 위해 발명한 메뉴다. 종전 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밀면이 다시 부산 시내에 등장하고 손님을 끌어모으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의 일이다. 부산시 가야동에 최초의 가야밀면이 생기고 그 집이 성황을 이루자 우후죽순처럼 비슷한 이름의 식당들이 생기면서 밀면은 부산의 토속 음식이 되었다. 밀면의 특징은 ‘담백함’에 있다. 맑은 육수에 매콤한 양념, 부드러운 돼지고기에 맵기를 덜어주는 달걀 고명 등의 조화가 담백함의 비결이다. 부산의 밀면은 ‘정해진 레시피’가 없다. 육수를 만들 때 사용하는 고기, 뼈, 채소, 과일, 약초 등도 집집마다 천차만별이다. ‘가야밀면’ 본점은 그 중 높은 평점을 받는 편으로 그 시원한 육수와 양념, 뒷맛을 책임지는 만두맛까지 즐기겠다는 손님들로 늘 북적북적하다. 위치 부산진구 가야대로546번길 16(가야2동) 영업시간 10:30~20:30 문의 051-891-2483



▶관광객 없는 횟집 대연동 <금곡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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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동 여관 입구에서 눈에 들어온 횟집이다. 메뉴 중 ‘잡어회’가 마음에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사장님이 쉴새 없이 회를 뜨고 있었고 홀과 방이 길쭉한 모습을 보니 좁은 집은 아니었다. 혼밥족의 여행밥은 유독 서러운 법인데 이 집은 거침없이 환영해주는 분위기였다. 4만원짜리 잡어회를 시켰는데, 줄돔과 광어 맛이 삼삼했다. 인기 메뉴는 자연산가자미(5만원~9만원), 줄돔(5만원~9만원) 등이고, 식사 메뉴로는 회비빔밥(회덮밥을 이렇게 부른다. 1만원)과 물회(1만원)가 있다. 기본 반찬은 서너가지 단촐하게 나오는데 수북하고 토실토실한 홍합탕과 푸짐한 야채가 인상적이다. 사적 취향이지만 잡어회는 회 한점을 아무 양념없이 씹어먹고 그 뒤에 야채에 생와사비나 된장을 살짝 뭍혀 먹으면 날것의 본질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금곡횟집은 예전에 ‘아리랑식당’이라는 간판을 걸고 영업을 했던 집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여행자보다는 부산 사람들이 주로 찾는 곳이라 더욱 권하고 싶은 곳이다. 위치 남구 진남로 12(대연5동)

영업시간 12:00~22:00

문의 051-627-7551



▷부산 사람들이 진짜 좋아하는 부산 인기 맛집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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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통닭 | 부산 깡통시장에 있는 전국 맛집이다. 생강과 양파, 우유가 들어간 반죽에 후추, 밀가루, 분유를 섞고 거기에 카레가루까지 얹어 가마솥만한 팬에 튀겨준다. 중구 중구로47번길 34(부평동) Tel 051-246-6079

-금수복국 | 명품 복집이다. 대표 메뉴는 역시 복지리와 복매운탕. 활복, 까치복, 일복, 은복 등을 주재료로 하며, 복국 외에 복탕수, 샐러드, 철판복불고기, 복튀김, 코스요리, 복껍질무침 등도 인기다. 해운대구 중동1로43번길 23(중동) Tel 051-742-3600

-다리집 | 이 집 떡볶이가 전국 1위라는 소문이다. 오징어 튀김, 만두, 어묵튀김과의 조화 때문에 떡볶이의 맛이 더욱 빛이 난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함께 나오는 어묵 국물은 필수다. 수영구 수영로464번길 7(남천1동) Tel 051-625-0130

-동래할매파전 | 70년 너머 4대째 파전만 부치며 사는 집이다. 부산 근교에서 재배되는 파의 속대만을 사용한다. 반죽도 밀가루만 사용하지 않고 찹쌀, 맵쌀을 섞어 독특한 맛을 낸다. 동래구 명륜로94번길 43-10(복천동) Tel 051-552-0792

-부산명물회집 | 자갈치에 있는 이 집은 활어 대신 선어를 사용, 특별한 회를 원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론 이 집의 회를 먹기 위해 일본에서 원정오는 손님까지 있다. 명물 중의 명물 회집. 중구 자갈치해안로 55(남포동4가) Tel 051-245-4995

-개금밀면 | 부산의 3대 밀면집인 가야밀면, 국제밀면, 개금밀면 중 한 곳이다. 압도적 중독성으로 마니아들의 집요한 사랑을 받고 있다. 부산진구 가야공원로14번길 88-8(개금동) Tel 051-892-3466

-삼락할매재첩국 | 50년 넘는 세월을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이 집의 메뉴는 재첩국과 재첩회 두 가지 뿐. 국과 흰쌀밥과 배추김치, 고등어조림 등이 함께 나오는데, 재첩국물을 먹는 순간 간이 깨끗해지는 느낌! 사상구 낙동대로1530길 20-15 Tel 051-301-5321

속시원한 대구탕 대구탕이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집 국물은 조금 더 맑고 깊은 맛을 낸다. 대구 살코기도 맛있는 편. 또 하나의 인기 메뉴인 알말이는 계란말이 속에 대구와 야채가 들어간다. 해운대구 달맞이길 229(중2동) Tel 051-747-1666

-합천일류돼지국밥 | 돼지국밥이라 불리는 ‘고기국밥’, 돼지 육수에 우동을 삶아 먹는 ‘돼지우동’, ‘섞어국밥’, ‘순대국밥’, ‘내장국밥’ 등 오일장 메뉴들이 이 집 주방에서 되살아 났다. 사상구 광장로34(괘법동) Tel 051-317-2478

-원산면옥 |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두 가지를 모두 내놓는다. <수요미식회>에서 극찬을 했을 정도로 두 가지 냉면 모두 최고 수준급이다. 갈비탕, 만두백반, 전골쟁반 등 북한 음식들도 맛볼 수 있다. 중구 광복로 56-8(창선동) Tel 051-245-2310 -참나무숯불구이 | 한우 암소의 꽃살, 등심, 안창치맛살, 갈비살 등을 오직 참숯에만 구워먹는 집이다. 한우와 참숯의 진수를 확인할 수 있다. 금정구 금정로 25(장전3동) Tel 051-582-5392

해운대소문난암소갈비집 양념갈비와 생갈비로 해운대를 평정한 고깃집이다. 된장찌개를 주문할 때는 미리 ‘갈빗대와 함께 끓여달라’고 말하면 더욱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해운대구 중동2로10번길 32-10(중동) Tel 051-746-0033



[글과 사진 이영근(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44호 (16.09.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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