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어때서 ②] "혼자 있고 싶어요. 모두 나가주세요"

입력 2016. 9. 1. 10:02 수정 2016. 9. 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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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ㆍ술먹기부터 혼자 영화관ㆍ노래방까지

-다른 사람 의식 않고 혼자 있으면서도 힐링 갈구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혼자 있고 싶어요. 모두 나가주세요.”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 종종 보이는 문구다. 사회생활을 하다가 저지른 창피한 일을 유머 형식으로 풀어내며 덧붙인다. 이를테면 회식자리에서 직장상사에게 저지른 실수, 소개팅에 나가서 상대남성(여성)에게 저지를 결례 등을 고백한다.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된 온라인 세계에서 혼자 있고 싶으니 웹사이트에서 나가달라는 말 자체가 아이러니다. 그러나 그 맥락을 살펴보면 최근 범람하는 ‘혼자 문화’가 읽힌다. 혼자 있는다는 것은 이들에겐 ‘힐링’이다.
 

[사진=혼자 밥먹고 혼자 술먹는 사람부터 혼자 영화관과 노래방을 찾거나 여행하는 사람까지 ‘나홀로족’이 늘고 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사진은 혼밥 이미지.]

한때 청승의 대명사처럼 보였던 ‘혼밥’(혼자 밥 먹기)을 사람들은 갈구한다. 홍보대행사에서 근무하는 황모(36ㆍ여) 씨는 “직업 특성상 사람을 끊임없이 상대해야 하는 데 혼자 있는 시간을 너무나 갖고 싶다”며 “가끔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생각도 정리하고 싶어 특별한 일이 없는 경우엔 점심을 혼자 해결한다”고 했다.

편의점, 패스트푸드점에서 도시락, 햄버거 등을 사다 먹는 것은 기본이다. 칸막이 쳐진 1인식당에서 일본식 라면을 먹는다. ‘투플러스’ 한우를 혼자서도 구어먹을 수 있는 1인 화로구이식당도 성업 중이다.

최근 한 이동통신업체가 대학생 및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혼밥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혼밥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96.4%에 달했다. 혼밥을 한다는 응답자의 66.8%인 322명은 일주일에 10회 이상 혼자 밥을 먹는다고 했다.

과거 드라마에서 사업실패, 실연 등으로 인해 소주병을 홀로 쓸쓸이 기울이는 식으로 묘사됐던 ‘혼술’(혼자 술 마시기) 역시 흔한 일이 됐다. 최근 한 결혼정보회사가 직장인 미혼남녀 412명을 대상으로 혼술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6%가 혼술을 즐긴다고 답했다. 일주일에 1번 이상은 45%, 2번과 3번 이상도 각각 22%와 21%에 달했다.

혼술을 즐기는 이유로는 ‘타인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가 39%로 가장 많았고, ‘시간을 오래 끌기 싫어서’가 27%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퇴근길에 ‘혼방’(혼자 노래방 가기)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직장인은 코인 노래방을 위해 500원짜리 동전을 여럿 준비한다. ‘혼영’(혼자 영화관 가기)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관객도 전체 영화관 매출의 10%를 차지할 정도가 됐다. 아예 한 열을 혼영족(族)을 위한 1인 전용 좌석으로 지정한 경우도 생겼다.

포털사이트에 ‘혼자’를 입력하면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이 연관 검색으로 뜰 정도로 ‘혼여’(혼자 여행하기)도 흔해졌다. 한 여행사에 따르면 2013년 7만8000명이었던 1인 여행 예약은 지난해 20만6000명으로까지 늘었다.

이러한 나홀로족의 증가에 대해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현대인들은 항상 사람들과 마주치고, 온라인으로도 계속 연결돼 있으면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곤함과 부담감이 크다”며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오롯이 그 쾌락을 즐기고 힐링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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