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손흥민 재신임,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김용일 2016. 9. 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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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중국과의 첫경기(9월1일)를 앞두고 소집된 슈틸리케호 대표선수들이 전날 서울월드컵 경기장 훈련에 이어 이틀째인 30일 파주NFC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분간 훈련이 공개된 가운데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이청용과 손흥민이 몸을 풀고 있다. 파주NFC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이 손흥민(24)을 잔류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올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유턴 가능성이 불거졌던 손흥민은 토트넘에 남아 2년 차 프리미어리거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 이적설과 관련해 토트넘 구단이 처음으로 입장을 내놓으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 구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 ‘토트넘은 볼프스부르크의 손흥민 이적 제의를 거절했다’면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새 시즌 구상에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적 시장 종료일인 1일(한국시간)까지 어떠한 일이 발생할지 모르지만 토트넘에서 직접 입장을 밝히면서 손흥민 이적설은 가라앉을 전망이다. 볼프스부르크 상황을 주시하며 손흥민 이적건을 지속해서 보도한 독일 언론도 마찬가지다. 일간지 ‘빌트’지는 31일 볼프스부르크가 손흥민 영입에 실패한 것을 두고 ‘비싼 이적료’를 이유로 들었다. 애초 토트넘이 제안한 2500만 파운드(약 365억 원)의 이적료를 맞추고자 애썼으나 최종 협상 과정에서 약 1000만 파운드를 더 요구했다고 밝혔다. 어쨌거나 손흥민은 스스로 부담이 적지 않았던 이적설이 정리되면서 중국과 월드컵 최종 예선 첫 경기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치르게 됐다.

◇ 이젠 ‘증명’만이 남았다
손흥민이 팀에 남는다고 해서 느긋해질 여유는 없다. 분명한 사실은 토트넘이 볼프스부르크 제안에 귀를 기울였다는 점이다. 그만큼 토트넘 2년 차 시즌엔 초반부터 잔류의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공격 포인트를 쌓는 일도 중요하지만 포체티노 축구 철학에 부합하는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힌트도 얻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최근 손흥민이 벤치를 지킨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를 마치고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더 적극적이고 직선적으로 움직이는 공격수가 필요하다”며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손흥민, 에릭 라멜라 등이 우리 팀에 있으나 이들은 발에 떨어지는 공을 선호한다. 상대 수비진을 흔들고 깰 유형의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체티노 감독의 축구는 최전방 공격수부터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수비를 흔들면서 2선 침투 등 다양한 공격 전개로 득점을 노린다. 손흥민은 빠른 발과 정확한 슛이 최대 장점으로 역습에 더 능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한 프리미어리그 데뷔골 등 시즌 8골 중 다수가 역습 기회에서 잡았다. 독일 분데스리가보다 템포에서 한 단계 위인 프리미어리그엔 어느 정도 적응했다. 지공 시 더 영리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왜 손흥민 잔류였나
볼프스부르크는 손해 보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 구미에 맞는 이적료를 내놨다. 지난 시즌 독일 레버쿠젠에서 손흥민을 데려갈 때 쓴 금액에 맞먹는 수준을 제시할 정도로 볼프스부르크의 영입 의지는 컸다. 그럼에도 토트넘이 손흥민을 남게 한 건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 올 시즌 늘어난 출전 경기수를 소화할 만한 대체 자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윌프레드 자하(크리스털 팰리스)와 무니르(바르셀로나) 이스코(레알 마드리드) 등 공격진 보강을 노렸으나 모조리 실패했다. 게다가 나세르 샤들리도 타 팀으로 떠나면서 손흥민 정도의 실전 요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리버풀전에서 손흥민을 대신해 교체로 뛴 조슈아 오노마는 아직 10대로 경험이 부족하다.
또 이적설이 나올 때마다 물음표가 매겨졌던 한국 스폰서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레비 회장은 손흥민 영입과 함께 극동아시아 시장 점유를 늘리기 위해 한국 스폰서 유치를 노렸다. 과거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뛸 때도 눈여겨봤다. 마침 올 시즌 직전 금호타이어가 박지성 시절 맨유 이후 5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마케팅을 시도, 손흥민의 토트넘과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토트넘이 한국 기업과 손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 선수를 내보내는 건 이상한 그림일 수밖에 없다. 이적 기간 내내 손흥민의 가치를 재확인한 것으로 만족할 만하다. 이제 오로지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어떠한 활약을 하느냐가 관심사가 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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