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받은 김영철, 충성심 증명하려 대남도발 가능성

2016. 9. 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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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또 '공포통치']
[동아일보]
김용진 북한 내각 과학기술담당 부총리(63)의 처형은 최근 엘리트층의 동요와 체제 이탈에 대해 김정은이 고위급 간부 숙청으로 공포 통치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4월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13명 집단 탈출과 태영호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망명 등 잇따른 대형 사건들로 뒤숭숭해진 내부를 통제하기 위해 한동안 숨겨 두었던 처형이라는 칼을 다시 꺼낸 셈이다. 내부를 단속한 김정은이 대남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 안경을 닦았기 때문이라는 처형 이유

김정은의 연설 중 안경을 닦았다는 하찮은 이유로 처형의 시범 대상이 된 김용진 부총리는 2003년 교육상에 올랐고, 2012년 1월 김정은 체제 시작과 함께 과학기술 담당 부총리로 승진한 인물이다. 북한 내각에는 김 부총리를 포함해 부총리가 7명이다. 이권과 비교적 거리가 먼 교육 관련 직책을 맡았기 때문에 부패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워 보인다. 하지만 그는 반당 반혁명 종파 분자라는 무시무시한 죄명을 뒤집어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의 일가족 역시 모두 숙청돼 정치범수용소나 산간 오지로 추방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가 본보기 처형 대상으로 지목된 이유는 김정은의 마음에 들지 않는 태도를 취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진짜 내막은 그가 ‘충분히 대체 가능한 간부’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핵심 실세들은 김정은이 쓸모가 있다고 판단하는 한 쉽게 처형하기 어렵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충성심이 남다른 것도, 체제 유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여서 김정은에겐 그리 중요한 관리 대상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김용진이 군부가 아닌 내각 인사란 점도 눈길을 끈다. 김정은은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가속화되는 와중에 평양 여명거리 건설 등 무리한 대형 국책사업들을 벌여놓았다. 이런 와중에 외화 조달과 공기 엄수 등으로 가장 시달리는 것이 바로 내각이다. 당연히 김정은에 대한 내각 간부들의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불만을 억누르기 위해 김정은이 내각 부총리를 타깃으로 삼았을 가능성도 있다.

관계 당국은 김정은 집권 이후 처형된 간부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 명, 2014년 40여 명, 2015년에는 60여 명으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정은의 집권 기간이 길어질수록 내부 간부들의 불평불만이 더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 김영철 통전부장, 충성심 증명 위한 도발 우려

김정은의 신임이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불과 한 달간 혁명화를 마치고 돌아온 것도 눈길을 끈다. 죄명이 어떻든 혁명화를 한 달 만에 마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특혜다. 혁명화 처분을 받았을 경우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0년 넘게 복귀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따라서 한 달간의 혁명화는 김영철에 대한 김정은의 신임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영철은 충성심을 새롭게 증명하기 위해 새로운 대남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최휘 노동당 선전선동부 1부부장의 혁명화는 4월 벌어진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13명 집단 탈출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휘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간부로 잔뼈가 굵었고, 선전선동부로 옮겨 와서도 청년을 대상으로 한 사상 선전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0대 여성들이 집단적으로 북한 체제를 등지고, 5월에도 중국 내 식당 여종업원들의 탈북이 이어지자 그 책임을 물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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