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세요" "멍텅구리".. 막말 오간 趙청문회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31일 국회 인사청문회는 야당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추경안을 단독 표결한 데 새누리당이 반발하면서 시작부터 파행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교문위 위원들은 지난 29일 예산 소위(小委)에서 새누리당이 반대해 온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관련 예산 6000억원을 추가로 편성해 전체회의에 넘겼고, 국민의당 소속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6000억원을 증액한 예산안을 표결 처리했다. 이 같은 야당의 일방 처리에 대해 새누리당은 당 차원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해 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야당의 증액 예산안 단독 처리는 위헌(違憲)적 조치"라고 했다. 곽상도 의원 등은 "국회가 정부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증액한 것은 위법"이라며 유 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 간에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이 유 위원장에게 "사퇴하세요"라고 소리치자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닥치세요"라고 외쳤다. 이 의원은 다시 "뭐야! 멍텅구리"라고 했다.
유 위원장은 오후 3시쯤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회의를 속개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교문위원들은 "여야 합의를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추경을 심사한 데 유 위원장이 골백번 사죄해도 모자랄 지경"이라며 청문회를 보이콧했다. 유 위원장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견이 있으면) 회의에 참석해서 의견을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결국 조 후보자 청문회는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청문회 파행은 추경안 처리와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가 벌이는 '기(氣) 싸움' 성격도 있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9월 1일 시작하는 정기국회의 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야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에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소야대(與小野大)인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첫 단추부터 양보하면 정책·예산 등 여러 사안에서 판판이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야당 관계자는 "(조선·해운산업 청문회인) 서별관 청문회는 외면한 채 누리과정 예산을 문제 삼는 새누리당의 정치 공세는 후안무치하다"고 말했다.
야당 단독으로 진행된 청문회에선 조 후보자에 대한 야당 공세가 거셌다. 더민주 신동근 의원은 "2012년 1월부터 5개월 사이에 재산 4억5000만원이 증가했는데, 상식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임대차보증금 계약서를 잘 못 챙겨서 처리하지 못했다. 제 불찰이다"라고 해명했다. 더민주 유은혜 의원은 "후보자가 아파트 2채 거래로 27억5400만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는데, 실제 거주도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라며 "어떻게 서민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이에 조 후보자는 "의원님 말씀 깊이 새기고 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매년 5억원꼴의 과다 소비를 했다"고도 공격했고, 조 후보자는 "자녀 교육비와 세금을 낸 것 등이 고려되지 않아 지출액이 부풀려진 것"이라고 했다.
더민주 김병욱 의원은 "조 후보자가 국회 정무위원으로 활동했던 18대 국회 전반기(2008~2010년) 동안 김앤장 소속 변호사인 조 후보자 배우자가 총 34건의 사건을 수임했는데 이 가운데 (정무위 소관인) 공정거래위원회 관련 사건이 26건이었다"며 변호사인 배우자의 수임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남편과 저는 변호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어떤 회사를 어떻게 대리하는지 얘기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점은 부족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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