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최초 '머리 이식' 수술에, 러시아 환자 자원해
사람의 머리를 잘라내 다른 사람의 몸통에 이식하는 게 더는 공상과학 소설이나 공포영화의 얘기가 아닐 수도 있다.
미국 CBS 뉴스는 29일 2017년 세계 최초로 시도할 예정인 머리 이식수술에 러시아 남성 발레리 스프리도노프(30)가 수술대상자로 자원했다고 보도했다. 유전 질환인 척수근육위축증을 앓는 이 남성은 신체적 움직임이 크게 제한돼 평소 휠체어에 앉아 생활하고 있다.
그는 미 월간지 ‘어틀랜틱 몬슬리’와의 인터뷰에서 “내 경우엔 머리를 제외한 모든 신체 부위를 제거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방법 말곤 다른 치료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발레리가 수술을 받게 되면, 그의 머리는 수술용 다이아몬드 칼날로 절단돼, 뇌사 판정을 받은 환자의 몸에 접합될 예정.
세계 최초로 머리 이식 수술을 할 예정인 이탈리아의 신경과학자 세르조 카나베로 박사는 작년에 이 같은 수술 계획을 밝혔을 때에도, 과학계에 거센 논쟁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대다수 과학자는 세르조 박사가 하겠단 머리 이식수술은 비윤리적 의료행위이자 ‘사이비’ 과학이라고 비난한다. 환자에게 헛된 희망만 주는 수술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세르조 박사는 머리 이식수술에 동참할 동료 의사로 중국 하얼빈대학교 주임의사인 런샤오핑(任曉平)을 영입했고, 이식수술을 받을 환자까지 모집했다. 2017년에 세계 최초로 머리 이식수술을 시행하겠단 그의 계획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이다.
세르조 박사는 “머리 이식수술엔 80명의 의료진이 필요하고 100억원이 넘는 돈이 들겠지만, 성공 확률은 90% 이상”이라고 자신했다.
미국 뉴욕대 의료센터 의료윤리위원장 아서 캐플런은 미 경제 잡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머리 이식수술)은 과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탈리아의 의료윤리학자 안토니오 스파뇰로 등은 “수술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여러 윤리적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며 “수술에 성공한 발레리가 새로운 몸을 이끌고 아이를 만든다면, 그 아이는 누구의 자식이냐”고 반문했다.
이 매체는 세르조 박사가 내년 초 발레리의 머리 이식수술을 강행한다면 수술 장소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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