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청산과정 선박·네트워크 현대상선에 매각..'사실상 합병'

유현진 기자 입력 2016. 8. 31. 12: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홍근(왼쪽 첫 번째) 한국선주협회 상무이사가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에서 열린 한진해운 회생 절차에 따른 해운·항만·물류 분야 비상대책회의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 관계당국 긴급 점검회의



해외 해상물류 영업조직 등도

‘내용적 합병’으로 경쟁력 유지



발묶인 컨테이너 54만개 수송

현대상선 13척 긴급 대체투입



납기지연·화물손상 등 피해

맞춤형 금융지원·보험 처리

정부가 31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개시 이후 우량자산만 현대상선이 인수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사실상의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이날 ‘한진해운 관련 금융시장 점검 회의’에서 해운 경쟁력 약화에 대비해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선박, 영업, 네트워크 등 우량 자산을 인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합병은 한진해운이 정상기업일 때 가능한 것”이라며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법원을 통해 한진해운의 좋은 자산들을 현대상선이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해운사의 형식적인 합병보다는, 법정관리 상태에서 회생이나 청산 절차에 따라 나올 자산 매각을 활용해 내용적인 합병으로 해운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당장의 해운 물류 혼란이 문제다. 해양수산부는 우선 법정관리에도 불구하고 해외 효력 제한으로 가압류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는 등 상당한 혼란을 전망했다. 이 때문에 강제하역을 당한 화물의 경우 최종 목적지까지 국적선사 현지 주재원 및 대리점을 통해 선박 섭외를 안내하고, 한국발 원양 수출항로에는 대체 선박을 투입하기로 했다. 법정관리 확정 시 1~2주 내로 현대상선 자사선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소 화주(貨主)의 경우 납기일 지연 등으로 경영 위기 발생 시 금융감독원 및 채권은행 주도로 맞춤형 금융지원을 해줄 방침이다. 냉동화물 손상 등 화물 피해의 경우 보험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미선적 화물도 국내에 머무르는 다른 선사 노선을 조정해 수송을 지원한다. 한진해운 단독 배선 노선(미주 8개, 구주 1개) 중 미주 1개 노선 4척, 구주 1개 노선 9척에 대해 현대상선 선박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이미 선적된 화물 54만TEU(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의 처리 지연과 향후 2~3개월간 수출화물의 선박 섭외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박이 가압류될 경우 선박 하역작업이 불가능하고, 용선주가 선박을 회수할 경우 중간 기항지에서 화물을 강제로 내려야 하는데, 이 경우 최종 목적지까지 다시 운송할 선박을 화주가 직접 섭외해야 한다는 위험부담이 있다.

또 해수부에 따르면 부산항 처리 환적 물량 감소 등 항만 산업 피해도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해운동맹을 통한 공동운항 및 물류 운송 거점화 혜택도 받지 못하게 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가 향후 확보할 항로 점유율이 유럽항로는 23.7%, 태평양항로는 31.4%에 달하는데 이를 모두 잃게 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해운동맹 서비스 재편 과정에서 기존 동맹 소속 선사들이 부산과 광양항을 환적기지로 활용하도록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9월 중 중장기 대책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그러나 운임상승은 뚜렷한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한 수출업체는 채권단 지원 중단이 결정된 30일 당장 급한 수출물량을 위해 미국행 운송을 신청했는데, 예약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운임도 평소 가격의 2배를 제시받았다. 당초 미주항로 운임이 27.3%, 유럽이 47% 증가로 예상된 수치보다 크게 높아 파장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철광석 등 원자재를 수입·생산하는 업계가 타격을 입고, 석탄 공급 축소로 인한 전력 생산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대 주력 수출품목 중 반도체, 휴대전화, 컴퓨터 등은 항공운송을 하고 있고 나머지 선박운송 품목들도 미리 해운사를 다각화해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유현진·박수진·윤정아·박정민 기자 cworange@munhwa.com

[ 문화닷컴 바로가기 | 소설 서유기 | 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