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희생은 인간이 저지른 일"..伊 강진 희생자 장례

윤지원 기자 2016. 8. 31. 10: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0일 이탈리아 아마트리체에서 지진 희생자 합동 장례식이 치러졌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규모 6.2 강진으로 인명 피해가 집중된 이탈리아 리에티현 아마트리체에서 30일(현지시간) 희생자 합동장례식이 열렸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유가족을 위로하듯 이날 장례식 중에는 계속해서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지난 27일 마르케주에서 희생자 50명에 대한 장례식이 치러진 후 두번째로 열린 이날 장례식은 애초에 리에티현 다른 지역에서 치러질 계획이었다. 당국이 장례 편의를 들어 이같이 계획했으나 유가족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황급히 아마트리체에서 진행됐다.

장례 미사를 집전한 리에티 교구 도메니코 폼필리 주교는 미사 시작과 함께 리에티현 사망자 242명을 모두 호명했다. 그리고 "지진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대량의 희생을 만든 건 인간의 일"이라면서 당국의 지진 대책을 비판했다.

주교는 또 지진이 다신 사람을 죽이지 못하도록 재건돼야한다면서도 재건축 과정은 "정치적 싸움이나 부정이득을 취하는 도구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지진으로 무너진 리에티현 종탑과 학교 등이 내진 설계로 한차례 재건축된 건물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건설사 부실 공사와 당국의 관리 무능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이탈리아 검찰은 리에티현의 건설 내진 안전기준 적용 여부를 두고 현재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아마트리체는 지진 사망자 291명 중 231명의 사망자가 나온 최대 피해 지역이다.

세르지오 페로지 아마트리체 시장은 장례식에서 희생자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장례식 중 봉사자들이 지진 사망자 운구를 옮겨 나르기도 했다. 아마트리체는 이번 지진 사망자 291명 중 231명의 사망자가 나온 최대 피해 지역이다. © AFP=뉴스1

그는 "이들은 정육점 주인, 제빵사, 양봉가, 내 자녀들의 친구들이었다"며 아마트리체 희생자들은 이 땅을 사랑해 이곳에 머물렀다는 이유로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페로지 시장은 지진 발생 초기 "마을이 사라졌다"며 가장 먼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상황을 전한 사람이다.

장례식에는 총 38개 관이 놓여졌는데 관들 사이에는 유독 작고 하얀 관들이 눈에 띄었다. 지진에 너무 짧은 삶을 마감한 어린이들이다. 계속해서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유가족들은 꽃들이 놓인 관 옆에 한참동안 앉아있었다.

장례식이 마치자 사람들은 장례 관습에 따라 일어나 박수를 치고 흰 풍선을 하늘로 날리며 고인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폼필리 주교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이 파견한 교황청 자선소 소속 콘라드 크라예프스키 신부(몬시뇰)가 장례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 마테오 렌치 총리 등도 자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수일내 아마트리체를 방문한다고 전해진다.

장례식에 참석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 AFP=뉴스1

yjw@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