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평정한 '끝판왕' 오승환, WBC 호출 고심

장강훈 2016. 8. 3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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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도 ‘끝판왕’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을 WBC 대표팀에 승선시켜야 할지를 놓고 KBO가 솔로몬의 해법을 찾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 강명호기자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끝판왕’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 특급 마무리로 자리를 잡아갈수록 한국야구위원회(KBO) 고민도 점점 깊어지고 있다.

KBO의 고민은 내년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문이다. 내년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지역예선을 시작으로 WBC 대장정이 시작되는데 현역 최고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려야 하는 KBO 입장에서는 자체 징계로 7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내린 오승환의 대표팀 선발 여부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오승환은 지난해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1000만 원 벌금형을 구형 받았다. KBO도 품위손상 등을 이유로 7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 오승환은 “징계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태평양을 건너 빅리그에 입성, 최고의 마무리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KBO 관계자는 “김인식 규칙위원장을 포함한 규칙위원회에서는 오승환을 필요로 하고 있다. WBC에 참가하는 대표팀은 KBO가 주관하기 때문에 징계에 대한 유권해석을 어떻게 해야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리그규정에는 ‘출장정지 제재의 경기수 적용 기준은 KBO 정규시즌 및 포스트시즌 경기를 포함 연속적으로 적용한다‘고 명시 돼있다. 해석하기에 따라 오승환의 제재는 KBO리그에 국한된 것이라고 보면 대표팀 승선이 가능하다. KBO측은 “대표팀은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이다. 선수 본인이 국가를 위해 기꺼이 뛰겠다는 의사를 피력한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지 않나.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는 의미를 담아 대표팀에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나쁜 그림은 아니다”고 말했다. 철퇴를 내렸지만 본인이 희망할 경우 대표팀이라는 대의를 위해 받아줄 수도 있다는 뉘앙스다. 달리보면 스스로 내린 징계 때문에 오승환이 먼저 손을 내밀어주기를 바라는 모양새이기도 하다.

오승환 훈련. 세인트루이스 | 강명호기자
오승환의 구위는 메이저리그도 깜짝 놀랄 정도로 절정이다.

그는 30일(한국시간)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밀워키와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시즌 14세이브(3승 2패)를 수확했다. 6-5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공 12개로 삼진 두 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아내 세이브를 추가했다. 최고구속은 94.7마일(약 152㎞)까지 측정됐고 슬라이더도 87.7마일(약 141㎞)까지 찍혔다.

이날 14세이브째를 따내 메이저리그 신인투수 중 세이브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그룹이 11세이브에 그쳐 오승환의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 역대 신인들 중에도 지난 1986년 36세이브를 따낸 토드 워렐 이후 가장 많은 세이브를 따낸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3마일(약 150㎞)이고 분당 회전수가 2296회로 리그 평균을 상회한다. 강력한 구위로 이닝당 1.29개 꼴로 삼진을 잡아내고, 0.82의 출루허용율을 기록 중이다.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도 ‘끝판왕’의 돌직구가 통한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오승환 입장에서도 WBC 출전 문제는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는 최근 ESPN이 WBC 참가의향을 묻는 질문에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대표팀에 뽑히는 게 우선이다. 뽑힌 뒤 좀 더 자세한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KBO에게 공을 떠넘기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오승환의 구위가 좋아질수록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KBO는 과연 솔로몬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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