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우승 김준성 "캐디한테 줄 돈도 없었는데.."

조희찬 2016. 8. 3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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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사진=KPGA)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이번 주 시작하기도 전에 다음 대회가 걱정이었어요. 캐디한테 돈 받지 않으면 안되겠냐고 물어보려 했는데….”

30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메이저대회 KPGA 선수권 우승자 김준성(25)이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수화기 넘어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깜짝 스타’, ‘인생 역전’ 모두 김준성을 위한 단어다.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김준성은 지난 2012시즌부터 프로 자격으로 참가한 코리안투어 53개 대회에서 모은 통산 누적 상금액 1억6940만4631원을 훨씬 뛰어넘는 2억원을 한 번에 손에 넣었다.

김준성은 프로 2년차부터 집에서 나와 획득한 상금만으로 생활해왔다. 김준성은 “내가 좋아하는 골프를 하면서 자립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에게 의지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92위-56위-49위-37위. 지난 4년간 김준성의 상금 순위다. 꾸준히 성적은 올랐지만 주머니 사정은 넉넉하지 못했다. 월세와 식비, 교통비, 그리고 캐디에게 주는 돈만 따져도 한 달에 수백만원씩 나갔다. 올해는 상금으로 받은 약 1000만원이 수익 전부였다. 시드 유지는 뒤로하고, 당장 다음 대회가 걱정이었다.

김준성은 “상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기도 벅찼다”며 “캐디에게 다음주 열리는 군산CC 전북오픈 대회에 돈을 받지 않고 뛸 수 있냐고 물어보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올 시즌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았다. 시드 유지를 못하면 군에 입대할 생각도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우승 한 번에 눈앞의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 무엇보다 기뻤던 건 부진한 성적에도 자신과 함께한 캐디에게 보답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김준성은 “캐디 형이 나와 3년을 함께했다. 그동안 제대로 수당을 챙겨주지도 못했다”며 “정해놓은 인센티브 외에도 더 많이 챙겨줄 예정이다”라며 뿌듯해했다.

우승으로 향후 계획도 변경됐다. 군대 대신 마음속에 접어놨던 일본투어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준성은 “지난해 파이널 라운드(4차전)에서 떨어졌다. 다시 도전할 생각이 없었다”라며 “한참 지났을 줄 알았는데 마침 오늘(30일)이 일본투어 시드전 신청 마감일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고 오늘 신청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김준성은 “일본투어 시드전도 중요하지만 내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준 국내 투어의 남은 대회도 충실히 참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조희찬 (etwood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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