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앞둔 작년의 KIA와 올해의 KIA는 다를까?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2016. 8. 3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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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을 감행한 김기태 감독의 의지..작년 5강 합류 실패의 아픔을 딛고 올해는 가을 향해 달린다
지난 30일 머리를 짧게 깎고 나타난 김기태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 더위가 한 풀 꺾였다. 그렇게 더웠는데 며칠 사이에 바람이 차가워졌다. 야구 팬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이제 가을야구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KIA는 지난 30일 광주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3-9로 패하며 4위 수성에 실패, 57승 1무 60패로 리그 5위가 됐다.

전날 김기태 감독은 시원하게 머리를 밀고 경기장에 나섰다. 김 감독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단호한 말로 "그저 더워서 잘랐습니다. 제 스타일입니다"라고 삭발에 대한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의도의 여부와 상관없이 팀 내 선수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 있었다. 가을야구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제 매 경기가 중요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전날 KIA는 무기력하게 SK에게 패했다. 언제든 순위가 바뀔 수 있고 가을야구에서 멀어질 수 있는 것이 현재의 KIA다. 마치 2015시즌, 작년의 KIA와 상황이 유사하다.

작년의 KIA는 김기태 감독의 사령탑을 맡은 첫 시즌이었다. 팀은 리빌딩에 초점을 맞춘 상태였고, 주축 키스톤 콤비였던 안치홍과 김선빈이 나라를 위해 팀을 떠났다.

객관적인 전력은 리그 평균 이하였다. 하지만 에이스 양현종을 필두로 윤석민이 뒷문을 지켜냈고 타격에서도 여러 신인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나쁘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도 열심히 했다. 잠실 LG전에서 2루 베이스 옆에 누워 항의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2015시즌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일명 '4루수'로 불리며 포수 뒤에 이범호를 보내는 김기태 시프트는 그가 얼마나 팀 승리를 원하는지를 단번에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렇게 신구 조화가 나름대로 잘 이루어졌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작년의 KIA는 가을야구에 합류하지 못했다.

막판까지 5강 경쟁에 뛰어들었고 한화, 롯데를 제치고 SK와 마지막까지 다퉜지만 끝내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아쉬움이 컸을 법 하다.

올해도 KIA에게 플러스 된 전력은 없었다. 주장 이범호를 잔류 시킨 것이 전부였다. 대신 외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헥터와 지크를 데려왔다.

신인급 야수들은 더 강해졌다. 중견수 김호령은 수비 뿐 아니라 타격까지 갖추며 주전이 됐고 노수광, 오준혁, 윤정우, 박찬호, 강한울 등이 더욱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었다.

새롭게 온 선수들의 활약도 좋았다. 넥센에서 온 서동욱은 14개의 홈런을 쳐내며 팀 타선에 무게감을 실어줬고 SK에서 온 고효준도 나름 제 몫을 해줬다.

견제구 사건으로 징계를 받았지만 임창용이 후반기 들어 뒷문을 책임지고 작년의 아쉬움을 털고자 뼈를 깎는 노력을 했던 나지완은 25개의 홈런을 기록, 열심히 뛰고 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어깨 통증으로 인해 재활에 고생이 많았던 윤석민도 팀 상황을 알기에 의지를 드러내며 전격 합류, 전날 153일 만에 1군에 복귀해 1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에 힘을 실어줬다.

또한 KIA 타선에서 없어서는 안될 김주찬이 방탄유리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주장 이범호도 전날 시즌 26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다.

중심타선이 살아나고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다니니 타 팀에 비해 리빌딩의 효과는 훨씬 좋았다. 그렇게 지난 7월에 연승을 달리며 하위권에서 중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금은 가을야구 입성에 유력한 세 팀 중 한 팀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2년째 KIA를 이끌고 있는 김기태 감독이다. 작년의 아쉬움이 있기에 올해의 가을은 더 간절하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들 열심히 해주고 있다. 이제 26경기 남았다. 정말 매 경기가 중요하다"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작년의 아쉽고 씁쓸했던 경험을 가진 KIA 선수들이다. 올해는 그것을 원동력으로 삼고 달리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KIA가 전력을 다하는 이유다.

김 감독은 "여기까지 온 것도 선수들에게 고맙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부상 선수들도 돌아오고 팀 전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며 "작년에 비해 선수들이 더 자신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막판까지 정말 보시기에 재밌는 경기들이 남아 있을 것 같다"라며 내심 기대가 큰 눈치였다.

외인 지크도 자체 청백전에서 153km를 뿌리며 1군 합류를 노리고 있고 김진우도 열심히 퓨처스리그에서 던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오는 9월 1일 엔트리 확대가 시행되면 1군에 합류될 예정이다.

게다가 그리웠던 안치홍과 김선빈도 이제 곧 전역을 하고 돌아온다. 김기태 감독이 희망을 가지고 끝까지 승부를 해보겠다고 말하는 이유다.

김기태 감독은 가을야구 경험이 있다. '666858766' 비밀번호를 찍으며 암흑기를 보낸 LG를 감독 2년차인 2013년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2002년 김성근 감독 시절 이후, 11년 만이었다.

김 감독도 KIA에서 올해가 2년차다. 이제 매 경기가 승부처다. 작년과 올해, 과연 KIA가 맞이하는 가을이 다를 수 있을지 팬들이 더욱 주목하고 있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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