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한국전 비겨도 성공이다"..공한증은 아직 살아있다

도영인 2016. 8. 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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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축구대표팀이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내한 뒤 첫 훈련을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27년만에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과 격돌하는 중국 대표팀이 베일을 벗었다. 29일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 중국 대표팀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첫 훈련을 소화했다. 경기장에는 100여명의 중국 취재진이 몰리며 최종예선에 대한 큰 관심을 방증했다. 훈련 소식을 접한 100여명의 중국인들도 경기장을 찾아 “짜요(힘내라)”를 외치면서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마지막까지 ‘꽁꽁’ 숨기고 싶은 중국 대표팀

중국은 마지막 월드컵 본선에 오른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16년만에 최종예선에 출전하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달 말 고지대 쿤밍에서 1차 전지훈련을 소화했고, 한국과의 최종예선 1차전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22일 일찌감치 선양에서 대표팀을 소집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중국은 상대에게 전력을 숨기기 위해 마지막까지 소집 선수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통상적인 A매치의 경우 원정에 나서는 국가의 대표팀이 방문 국가 협회에 선수 명단을 미리 전달한다. 보안 등을 위한 단순한 정보 교류 차원이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선수 명단을 통보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중국은 경기 이틀전까지 선수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 대표팀의 일정을 돕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국제국 관계자는 “25명이 입국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이 누구인지는 중국 측에서 알려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대표팀은 한국전을 앞두고 열리는 두차례 훈련을 모두 초반 15분만 공개하기로 했다. 전력 누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첫 훈련에서도 선수들이 몸을 다 풀기도 전에 중국 대표팀 관계자가 경기장 내에 모든 취재진과 팬들을 밖으로 내보냈다. 이 날 경기장에 도착한 중국 대표팀 선수들은 곧바로 라커룸으로 향한 뒤 상의 위에 GPS 센서가 부착된 것으로 보이는 조끼를 입고 등장했다. 최근에는 축구 뿐만 아니라 하키, 핸드볼 등 훈련에서도 폭넓게 활용되는 GPS는 선수 개개인의 이동 거리, 순간속도, 심박수 같은 생체정보를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한다. GPS를 통해 축적된 정보는 선수들의 맞춤형 훈련과 컨디션 체크에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중국 대표팀은 경기 전날 최종 훈련을 소화한 이후 한국전에 나설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까지 옥석을 가리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축구대표팀 한 선수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중국은 이번 경기 비겨도 성공이다”

중국은 월드컵 최종예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본선행을 낙관하지 않고 있다. 2002년 이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고 있지 못한 중국은 최근 슈퍼리그에서 세계적인 용병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리그 발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자국 선수들로만 구성된 대표팀은 아직도 아시아 최고 수준에 도달하기에는 힘들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중국 대표팀 취재를 위한 한국을 찾은 광저우 이브닝뉴스 린번지엔 기자는 “프로리그만 따지자면 최근에는 중국 슈퍼리그가 ACL에서도 한국보다 조금 앞서고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의 실력은 아직도 그대로다”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인들도 대부분 한국과 중국의 실력차를 인정한다. 그리고 당분간 중국 축구가 한국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이번 경기는 비겨도 성공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중국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가오홍보 감독은 2010년 2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을 3-0으로 꺾으며 32년간 이어져 온 ‘공한증’을 깬 인물이다. 그는 지난 2월 월드컵 2차예선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프랑스 출신의 알렝 페렝 감독의 후임으로 임시 사령탑을 맡았다. 가오홍보 감독은 예상을 뒤짚고 중국을 월드컵 최종예선으로 이끌면서 다시 한번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정작 중국 내에서는 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린번지엔은 “중국 언론들은 가오홍보 감독이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한 것에 대해 큰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본선행은 낙관적이지 않다. 사실 가오홍보 감독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고 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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