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선박' 유유히..대북 감시망 '구멍'
<앵커 멘트>
이달초 북한 주민 3명이 어선을 타고, 서해 상으로 귀순했는데요,
KBS 취재결과 이들은 태안 앞바다까지 깊숙이 들어온 뒤, 우리 어민에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우리 영해를 10시간 이상 침범해 항해했지만, 해군과 해경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김기화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7일 아침 7시쯤, 태안 앞바다에서 낚시 배 영업을 하던 김 모 씨는 대령도 인근에서 이상한 선박 한 척을 발견합니다.
갈색 계통에 노란색 깃발을 단 모습이 우리 어선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녹취> 김○○ (탈북 선박 발견 어민/음성변조) : "한국 어선은 흰색이거나 이런 특유 색이 있는데, 그거는 밤색이더라고요. 저거 북한 배 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그랬어요."
김 씨의 신고를 받은 해양경찰은 20분 뒤 500톤급 함정을 보내 북한 주민들의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북한 선박이 발견된 위치는 서해 북방한계선, NLL에서 남쪽으로 80km, 중국 쪽 공해에서 96km 떨어진 지점.
발견 당시의 속도는 4.7노트, 시속 약 8km 정도로 우리 영해에 최소 10시간 이상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발견 장소는 서해 대령도에서 서쪽으로 3마일 정도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만약 발견되지 않고 한시간 남짓 항해했다면 여객선이 다니는 백아도에 도착할 수도 있었습니다.
주민 신고가 있기까지 해군과 해경의 대북 감시망에 구멍이 뚫린 셈입니다.
<녹취>해경 관계자(음성변조) :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 저희는 모르거든요. 중국어선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발견이 안 된 것 같아요. 상당히 안쪽으로 들어온 거죠."
<녹취> 김○○ (탈북 선박 발견 어민/음성변조) : "그 배가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잘못된 거지. 다 와서 발견한 거예요. 발견 안 했으면, 예를 들어서 그게 간첩이었으면 그냥 육지로 들어오고 마는 거 아니에요?"
북한 어선이 평택 해경 관할 해상까지 내려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김기화기자 (kimko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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