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가해기업들 "출연기금 협조"..특위 "10월4일까지 논의"

김세관 기자 입력 2016. 8. 3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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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30일 가습기살균제 청문회..SK케미칼에 집중 질타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the300](종합)30일 가습기살균제 청문회…SK케미칼에 집중 질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김철 SK케미칼 대표를 비롯한 증인들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스1.

가습기살균제 가해자로 지목된 대기업들이 30일 피해자 지원 차원에서 조성되는 기금 출연에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는 국조 기간이 끝나는 10월4일까지 참여 기업 및 정부와 함께 기금 조성을 기본 방향과 틀 등의 개괄적 뼈대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SK케미칼·애경·롯데마트·홈플러스·이마트·헨켈코리아 등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으로 지목받고 있는 기업 관계자들이 출석한 가운데 청문회를 진행, 이들 기업들로부터 피해자 지원을 위한 기금 조성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답을 이끌었다.

이날 청문회에서 김철 SK케미칼 대표는 "SK케미칼의 이름을 걸고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을 출연할 의지가 있느냐"는 김상훈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정부에서 틀을 마련해 주면 적극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고광현 애경산업 대표와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이갑수 이마트 대표, 정종표 홈플러스 부사장도 김 의원의 같은 질의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 16일 진행된 특위 기관보고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3, 4단계 피해자 등) 인과관계 증명이 어려운 분들이 있어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들이 일정 규모 돈을 출연, 기금을 만드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해기업들과 정부가 같은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후 현실화 가능성이 커진 셈.

특위 위원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금 조성은) 시간을 많이 두고 할 얘기가 아니다"라며 "특위 활동이 10월4일까지니까 그 전에 참여하겠다는 기업 중심으로 기본 방향과 틀 정도를 논의하고, 국회와 관계부처가 참여할하는 (방향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기업들의 기금 출연 답변을 유도한 김상훈 의원은 "법원의 배상 판결이 나기 전이라도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기금 출연 등의 발표를 했어야 했다"며 "법원이 결정한 배상 등으로 (기업 책임이) 그친다면 오랫동한 기업의 제품을 사랑해 준 소비자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청문회에서는 SK케미칼에 대한 특위 위원들의 집중 질의가 쏟아졌다.

SK케미칼은 가장 많은 피해를 입힌 가습기살균제 원료 PHMG를 개발해 CDI라는 화학제품 유통 회사를 통해 옥시에 공급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5명(2명 사망)의 피해자가 나온 CMIT/MIT를 재료로 한 제품을 자체 제조·판매해 가습기살균제 피해 가족들로부터 사실상 참사 원흉으로 지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시에 직접 PHMG를 팔지 않았고, 질병관리본부의 동물실험에서 CMIT/MIT 흡입독성이 입증되지 않아 그동안 검찰 수사 선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SK케미칼은 현재 환경부에서 진행 중인 CMIT/MIT의 흡입독성을 입증하기 위해 새로운 역학조사에서 인과관계가 드러나면 보상 등에 나서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사실상 PHMG와 CMIT/MIT는 SK케미칼로부터 시작됐음에도 정부조사를 보고 기다린다고 하는 게(피해보상을 하겠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그동안 정부가 기업 감싸주고, 친기업적 정책만 해주니 이번에도 (SK케미칼에) 유리하게 해줄 것이란 확신이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SK케미칼이 가습기살균제 원료들의 유해성을 미리 알고도 모른척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이날 집중 거론됐다.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은 "SK케미칼이 1991년 특허를 낸 것을 보면 CMIT/MIT에 질산마그네슘 추가시 1급 발암물질이 발생한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SK케미칼이 1997년 작성한 PHMG의 MSDS(물질안전보건자료)에는 독성이 '심한 자극성'이라고 표기돼 있지만 얼마뒤부터 '자극성 있음'으로만 표현이 됐다. 유해성이 더 약한 것처럼 보이게 바꿔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은 "SK케미칼은 2011월 8월(질본이 발표하고 나서야)이 돼서야 옥시가 PHMG를 가습기살균제에 사용한 걸 알았다고 한다"며 "가습기살균제를 직접 만드는 회사가 시장 1위 회사(옥시) 제품에 어떤 물질을 사용하는지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이틀간의 청문회를 진행한 특위는 오는 9월2일 청문회에 준하는 종합감사를 진행한다. 특위는 29일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영국 레킷벤키저 관계자들과 보고서 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서울대 조 모 교수를 증인으로 다시 요청한 상태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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