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시면 안되나"..노트7 홍채인식, 일곱가지 궁금증

김영민 2016. 8. 3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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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7 사용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홍채 인식을 시도하고 있다.
#50대 직장인 A씨는 술을 잔뜩 마시고 집에 가는 길에 택시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집에 전화를 하기 위해서였다. 일주일 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노트7)를 새로 산 A씨는 홍채 인식을 통해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하려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당시 술을 많이 마신 까닭에 예전에 저장해뒀던 비밀번호, 패턴도 기억해내지 못했다. A씨는 “아무래도 나같은 중장년층은 예전 방식이 더 편한 것 같다”며 “홍채인식이 새로운 방식이라고 해서 써봤는데 적응하는데 아직은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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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인식(Iris scanner)은 사람의 눈동자를 둘러싸고 있는 홍채 패턴을 스캐너가 읽어들여 사용자를 식별하는 생체인증기술로 노트7을 아이폰을 비롯한 경쟁작들과 차별화하는 요소다. 삼성전자는 홍채인식이라는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국내 출시 10일 만에 노트7를 40만 대(이동통신 업계, 지난 29일 기준) 판매했다. 하루에 4만 대씩 팔려나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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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앞선 A씨와 같이 일부 사용자들은 홍채인식을 사용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지난 2009년 국내에 아이폰이 처음 도입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기술·기기가 출현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정보 격차(Digital divide) 현상이다. 대표적으로 '라식 수술을 하고 나면 홍채 인식이 안된다', '술을 마시면 스마트폰이 말을 안 듣는다' 등의 의견이 있다. 일상으로 들어온 홍채 인식 기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1 술을 마시면 인식이 안된다. (X)
음주를 하고 난 후 홍채인식이 안된다면 사용자 과실의 경우가 크다. 노트7은 홍채 인식 사용자를 대상으로 ① 스마트폰과의 거리를 25~35㎝ 사이로 유지하고, ② 스마트폰 화면의 원 안에 눈이 들어오도록 위치를 조절하도록 요구한다. 위의 두가지조건은 평상시와 달리 음주 상태에선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도한 음주를 할 경우에는 팔 각도가 흔들리거나 정신이 혼미해질 수 있기 때문에 위의 두가지 조건을 만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홍채 등록 전 이용자를 대상으로 사용 조건을 설명한다.
2 눈이 작으면 인식이 안된다. (X)
눈이 작으면 생체 인식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이것 역시 사실과는 다르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홍채 인식은 홍채의 패턴을 스캐너가 읽어들이는 절차이기 때문에 눈의 크기와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3 안경을 쓰면 홍채 인식이 어렵다. (△)
콘택트렌즈ㆍ각막손상 등 광학적 왜곡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은 홍채 인식률을 떨어뜨린다. 김형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적외선 차단 코팅이 돼 있거나 렌즈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광학적 특성이 다른 누진 초점 안경을 쓴 사람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에 비해 홍채 인식률이 하락하는 경우가 있다”며 “야외 햇빛이 강하거나 안경에 빛이 반사된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에서 홍채인식 개발 실무를 담당했다.

김형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가 갤노트7 홍채 인식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4 햇볕이 쨍쨍한 날에는 인식이 어렵다. (O)
안경·렌즈 착용여부 뿐만 아니라 햇볕, 실내조도 등 외부 조건도 홍채 인식률을 떨어뜨리는 조건이다. 지난 4일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홍채인식 기능 개발을 직접 리드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리면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상황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달리 말하면 햇볕이 강하면 직사광선의 영향으로 홍채 인식률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5 라식 받은 사람은 사용 할 수 없다. (X)
또 시력교정술(라식ㆍ라섹)을 받은 사용자라면 수술 후 스마트폰에 홍채를 다시 인식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시력교정술로 인해 홍채 형태가 변형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렌즈 삽입술의 경우, 아예 시술 과정에서 홍채를 절개하기도 한다. 물론 기존에 라식을 받은 사람이 스마트폰 구입 후 본인의 홍채를 등록하는 경우에는 홍채 인식 시스템이 아무런 문제없이 작동한다.

6 홍채 인식은 지문·패스워드 입력보다 항상 편리한가. (X)
노트7의 홍채 인식 기술에는 분명 단점도 존재한다. 홍채인식은 패스워드나 패턴 입력에 비해 정지된 상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거리를 25~35㎝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 자체가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보면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홍채 인식 기술이 지문 인식처럼 널리 쓰이려면 사람이 평소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움을 느끼는 상태, 즉 인위적이지 않은 환경에서도 인식률이 높아야 한다”며 "움직임이 심한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패턴인식이나 지문인식이 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축구로 비유하면 현재의 홍채 인식 기술은 일반적인 인플레이 상황이 아니라 코너킥ㆍ프리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노리는 상황과 유사하다는 의미다. 따지고 보면 음주 후 홍채 인식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도 정지된 상태를 유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인텔 ‘트루키’는 사용자의 얼굴뿐만 아니라 목소리와 지문 등 다양한 생체인식이 가능한 보안 솔루션이다.
7 인식 기술은 어느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무한대)
최대한 사람의 행동에 맞춰 자연스럽게 UX를 개선하는 것이 관건이다. 김형석 상무는 “화각(카메라가 찍을 수 있는 최대 각도)을 넓혀서 스마트폰을 얼굴 근처에 가져가면 부지불식 간 자연스럽게 주인을 알아보는 느낌이 가능하도록 성능 개선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체 인증뿐만 아니라 개인의 습관 자체가 암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김재성 한국인터넷진흥원 연구위원은 “위ㆍ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한 개인의 행동 특성이 앞으로 강력한 보안 기술로 이용될 것”이라며 “스마트폰을 처음 작동시키고 나서 메신저를 여는지 아니면 인터넷부터 하는지 행동 특성에 따라 인증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따로 홍채나 지문을 기기에 대지 않고도 부지불식 간에 당신을 인식하는 수준까지 인증 시스템이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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