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G2, 아무도 실망시키기 싫은 평화주의 랩퍼

2016. 8. 2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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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G2, 사진=하이라이트레코즈
개인적인 이야기를 먼저 하자. 올해 4월 서울 난지 공원에서 열린 ‘2016 힙합 플레이야 페스티벌’의 취재를 갔을 때다.

내로라하는 국내 랩퍼들이 총출동한 자리에서 ‘누군데 이렇게 라이브를 잘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젊은 랩퍼 두 명이 있었다.

그중 한명은 비와이였고, 다른 한명이 바로 G2(지투)였다.

그리고 이들은 나란히 Mnet ‘쇼미더머니5’에 출연을 선언했고, 결과는 알다시피 비와이가 우승을, G2는 본선 1차에서 탈락했다.

사실 ‘2016 힙합 플레이야 페스티벌’에서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던 기자에게 G2의 탈락은 굉장히 의외였다.

그리고 ‘쇼미더머니5’가 끝난 이후 지금까지도 G2에 대해 알려진 게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래서 그가 어떤 랩퍼이고 어떤 사람인지 더욱 궁금증이 들었고, 결국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일단 G2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2014년 키드애쉬와 콜라보레이션 앨범 ‘Project : Brainwash’를 발매했다는 것과 2015년 4월 ‘HYMN (힘)’과 12월 ‘식구’ 두 장의 싱글을 발표한 것, 같은 해 10월 하이라이트레코즈와 전속계약을 맺었고, 여러 랩퍼들의 음악에 피처링으로 참여했으며 2016년 여름 ‘쇼미더머니5’에 출연했다는 정도이다.
G2, 사진=하이라이트레코즈
한창 여기저기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에 비해 그리 많지 않은 정보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G2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정보가 사실처럼 퍼져있는 것도 있다.

대표적으로 G2가 부산 출신 랩퍼라는 것이다. 현재도 나무위키의 G2페이지에는 그가 부산 출신이고 하이라이트레코즈 멤버들과 교류를 하다가 상경을 했다고 서술돼 있다.

하지만 정작 G2는 “살면서 부산을 가본 게 세 번 정도 되는 거 같다”라며 “사람들이 ‘지투 성이 뭐야?’라고 물으면 ‘김지투’, ‘어디 출신이야?’라고 하면 ‘부산 출신’이라고 하더라. 왜 그렇게 된지는 나도 모르겠다”라며 부산 출신 랩퍼라는 이야기를 부인했다. -덧붙이자면 나무위키에 기술된 내용 중 누나가 지원(G1)이어서 자신이 G2가 된 건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어렸을 때는 다른 이름도 있었고, 미국 이름도 있었지만, 평생의 대부분은 황지투로 살아왔고 지금은 법적으로도 ‘황지투’가 본명이다. -

G2가 랩을 처음 접하고 시작한 곳은 한국이 아닌 미국이었다. 1999년 7살의 나이로 미국으로 이민을 간 G2는 달라스에서 오랜 친구이자 동반자 ‘상욱이 형’을 만나 처음 힙합을 접하게 됐다.

여담으로 이날 인터뷰에도 이 ‘상욱이 형’과 함께 온 G2는 “상욱이 형이 어제 한국에 들어왔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반갑고 좋다”라고 소개를 시켜주기도 했다.

또 상욱 역시 힙합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으로, 이후 G2와 함께 작업을 할 계획이다.

본론으로 돌아와 G2는 미국 LA와 시카고 등을 거쳐 달라스에 자리를 잡았고, 그곳에서 듣고 자란 음악이 힙합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힙합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

G2는 “내가 아는 한, 텍사스에서 음악한다는 한인은 나하고 상욱이 형밖에 없었다. 형네 엄마가 바 같은 걸 했는데, 거기서 공연도 하고 그랬다. 내가 자란 환경은 힙합이 그냥 대중음악이었다. 중학교 때는 정말 힙합만 들었다. 그때 당시에는 그냥 뭐라도 하고 싶었다. 처음 공연할 때는 내가 메인이 아니고 게스트라서 오히려 입장료 5불을 내고 공연을 하기도 했다”라고 어려서부터 음악에 대한 열망이 있었음을 밝혔다.

이중 특히 G2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뮤지션이 바로 윤미래다. G2는 윤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사뭇 진지하고 경건한 표정으로 “신”이라고 말 정도로 존경심에 가까운 감정을 보여주었다.

G2는 “아버지와 함께 LA, 시카고에서 살다가 달라스로 이사를 하는데, 관광을 겸해서 아버지와 둘이 차를 타고 이동을 했었다. 그때 차에서 계속해서 듣던 노래가 윤미래의 ‘메모리즈(Memories)’다. 그때는 진짜 이 노래 밖에 몰랐다. 나에게는 음악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윤미래의 ‘메모리즈(Memories)’였다”라고 윤미래를 처음 접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한국 힙합이라곤 이것 밖에 몰랐고 윤미래는 신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윤미래때문에 숨을 쉰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는 큰 영향을 끼친 거다. 윤미래는 진리다.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가서,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고 영어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 노래를 들으면서 한국말도 접하고 하게 됐다”라고 윤미래 예찬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혹시 나중에 윤미래와 함께 작업을 하게 되면 어떨 것 같냐는 물음에 G2는 상상만 해도 감격스럽다는 듯이 살짝 천정을 쳐다보며 “그럼 정말 난 쓰러질 거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G2, 사진=하이라이트레코즈
그렇다고 G2가 한국에 돌아온 이유가 윤미래를 만나기 위해서는 아니다. 그냥 한국에서 음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G2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짐 싸고 들어왔다. 그때는 그게 사춘기였나 보다. 모든 걸 바꾸고 싶었다. 또 어머니와 누나도 (한국에 있어서) 편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는 이런 옵션을 생각안하고 그냥 아버지에게 ‘한국으로 보내주세요’라고 말하고 비행기를 타고 왔다”라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를 밝혔다.

그렇게 G2 한국에 들어온 게 2012년으로, 첫 1년간은 거의 아르바이트만 하면서 지냈다. 또 한국에 들어온 지 2년째가 되고, 음악을 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지내가 연락이 된 게 오케이션이었다.

G2는 “인복이라고 해야 하나? 나는 운이 좋았다. 제일 처음이 오케이션이고, 다음이 팔로알토형이다. 그 안에서 (사람들을)만나니까 뭔가 축복받은 길이었다. 오케이션 형도 정말 고마운게, 알고 지내던 내 팬이 SNS를 통해서 오케이션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나와 일면식도 없는데 자기 연락처를 주면서 나한테 연락을 하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하이라이트레코즈 사람들과)만나고 공연도하고 하다보니까 하이라이트 아닌 곳을 가기가 어색한 수준이었다. 또 딱 힘들 때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왔다. 어색함이 없었다. 계약서를 쓰긴 했는데 그냥 바로 사인했다. 나는 맞고 틀린 게 없다. 형들이 알아서 해준다. 들어와서도 ‘쇼미 나가자’ ‘예’, ‘앨범 내자’ ‘예, 언제요?’ 이런 식이다”라고 하이라이트레코즈에 강한 신뢰감을 보였다.

그렇게 하이라이트레코즈에 들어와서 처음낸 싱글이 ‘식구’이고 그다음이 바로 ‘쇼미더머니5’의 출연이다.

사실 G2에게 ‘쇼미더머니5’의 출연은 꼭 좋은 기억으로만 남아있지 않을 만도 하다. 2차 예선을 제외하곤 모든 미션에서 가사를 절어 논란을 불러왔고, 스내키챈과의 1:1 미션에서는 맹장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고 ‘쇼미더머니5’ 출연이 G2에게 아쉽고 힘든 기억이냐고 물으면 반만 맞고 반은 틀리다.

일단 G2는 자신의 성격을 평화주의자에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지만 예민한 데가 있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런 성격 때문에 ‘쇼미더머니5’는 G2에게 후회는 없어도 힘든 기억은 남은 프로그램이었다.

일단 가사를 틀린 것과 관련해서 G2는 “‘쇼미더머니5’는 너무 힘들어서 그렇지 나는 아쉽진 않았다. 전혀 아쉬움은 없다. 그걸 통해서 얻은 것도 있고 배운 것도 많았다. 다만 (주위)사람들에게, 팬들에겐 미안한 건 잘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건 좀 그렇다”라며 “(가사를 틀린 건)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원래 가사 자주 틀린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가사 틀린 게 0.5초라면 그걸 몇 분으로 길게 늘린다. 가사 한마디 틀리고 다 잘했는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좀 미안했다. 나의 100%의 모습을 끝까지 못 보여줘서 미안하고 아쉽고 그런다. 근데 뭐 (가사를)틀려서 사람들이 더 알아보기도 한다. 어쨌든 음악만 잘하면 된다”라고 가볍게 웃어넘겼다.
G2, 사진=하이라이트레코즈
‘쇼미더머니5’에서 정말로 G2를 힘들게 한건 경쟁과 맹장 수술, 그리고 장염이었다.

G2는 “‘쇼미더머니’는 경쟁 같은 게 힘들더라. 난 평화주의자다. 다 친하게 지내고 싶다”라며 “또 맹장 수술은 그 전전날에 사이퍼 미션이었다. 버스에 있는데, 몸이 너무 아픈 거다. 병원 가보니까 위염, 장염이 다 나왔고, 맹장염일 수도 있으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하더라. 이틀 뒤가 3차라서 예선이라 수술하고, 하루 입원하고 다음날 3차 예선에 나갔다. 장염은 계속 있다 보니 지사제를 먹고 열나고 그랬다. 열나는 게 제일 서럽더라. 열난다고 계속 웅크리고 있으니 세상에서 내가 제일 약한 느낌이 들었다. 아픈 척을 하기 싫은데 어쩔 수가 없더라. 진짜 뻥 아니고 5일 동안 죽 한입 먹고 아무것도 못 먹었다. 너무 힘들더라. 뭔가 트라우마가 된 거 같다”라고 당시의 고통을 떠올렸다.

몸이 아프니 예민함과 소심한 성격도 더욱 도드라져 나왔다. G2는 “뭔가 생각이 많았다. 그냥 음악만 하면 되는 건데, 걱정이 많았다. 떨어지면 어떡하지 그런 쓸데없는 걱정이 쌓인 거다. 장염도 걸렸을 때 그냥 하면 되는데, ‘아프니까 핑계대지 말아야지’하는 부담감을 스스로 내린 거다. 원래 편할 때 잘하는데 스스로 불편하게 만든 거 같다. 그게 원래 내 성격이다. 예민한 면이 있는 것 같다”라고 결국 스스로 채운 족쇄에 발목이 잡혔던 것 같다고 돌아보았다.

어쨌든 ‘쇼미더머니5’는 끝이 났고, 이제 G2에게는 마음 편히 자신의 음악을 할 차례가 남아있다.

편한 분위기에서 실력발휘가 된다는 G2답게 새로 나올 앨범은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곡, 자신의 이야기들로 앨범을 채울 예정이다.

G2는 “좋아하는 곡을 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세게 하는 것도 있고, 부드럽게 하는 것도 있고,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있지만 음악자체는 원래 부드러운 걸 좋아한다. 사실 정확히 내가 마음이 편해지는 게 어떤 모습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지금은 그걸 찾아가는 과정인 거 같다. 작업도 돈 욕심 안내고 내 목소리만 나오면 되지 하는 느낌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마 10월이나 11월정도 발매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작업의 진행과정을 알렸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G2는 “이번 앨범은 내가 안에 있던 걸 풀어내는 거 같다. 이민 얘기도 하고 현재 감정도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내 모든 감정들. 엄마가 내 앨범 듣고 울었으면 좋겠다”라고 앨범의 콘셉트를 밝혔다.

이어 “아직 나는 성장통을 겪고 있는 거 같다. 어른이 되는 과정이고 지금 이 과정이 중요한 거 같다. 신중하게 생각해서 음악 작업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럼 G2가 생각하는 G2의 음악 색은 어떤 걸까. G2는 자신의 장점으로 “어떤 장르든 열려있는 마인드와 다양성”을 꼽았다. - 베이식이 ‘NICE’의 피처링으로 G2를 섭외한 이유로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목소리’라고 말한 것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

G2는 “내 장점은 열려있는 편이다. 대중음악이든 뭐든 하자면 한다. 여러가지를 할 수 있는 마인드와 취향이 있다는 게, 유일한 장점인 거 같다. 다양한게 여러가지를 하고 싶다. 음악뿐만 아니라 삶이 그랬으면 좋겠다. 음악도하고, 방송, 연기도 하고 싶고, 미술도 다시 하고 싶고, 요리도 하고 싶고, 살면서 할 수 있는 만큼 다 하고 싶다”라며 “그냥 랩을 할 때 사람들이 목소리를 듣고 ‘G2다’라고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내 노래들에 에너지를 느끼게 전파하는 건 있는 거 같다. 내 성격이 또 피곤할수록, 힘이 없을수록 업 되는 스타일이다”라고 많은 것을 경험하고 행동하며 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이 이야기를 하고 G2는 스스로 '완전 말 잘 한 것 같다'라며 뿌듯해했다. 이 역시 G2의 성격을 알 수있는 단면이다.)

끝으로 G2는 “내 주변에 고마운 사람이 많고, 팬들도 그렇고, 실망 안 시키게 열심히 음악 작업하면서 살겠다. 결론은 딱 그거 하나다. 누군가를 실망시키기 싫다”라고 랩퍼로서도 인간으로서도 항상 실망시키지 않는 G2의 모습을 약속했다.
G2, 사진=하이라이트레코즈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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