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 유출' 의혹에 임기 못채우고 사표..특별감찰관제 '흔들'
檢수사결과가 제도 실효성 확보 관건될듯…후임임명도 지연 관측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대통령 직속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29일 사표를 제출하면서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도입된 특별감찰관 제도가 흔들리고 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특별감찰 과정에서 제기된 감찰내용 유출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비판하고, 시민단체 고발로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면서 초대 감찰관이 임기(3년)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직무 독립성ㆍ공정성 충돌 속 초대 감찰관 사표 = 이 특별감찰관의 전격적인 사표 제출은 "정상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특별감찰관실 관계자)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감찰관이 이런 인식을 하게 된 배경에는 검찰 수사가 있다. 그리고 그가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 처한 것은 우 수석에 대한 특별감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감찰 내용을 언론에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감찰관은 직무 독립의 원칙에 따라 처가의 강남 부동산 매매 의혹 등 언론에서 제기된 우 수석 관련 의혹에 대해 감찰을 실시하고, 직권남용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이 감찰관이 감찰내용 유출을 금지한 법 규정을 어기고 특정언론에 "우 수석이 계속 버티면 검찰이 조사하라고 넘기면 된다"고 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말그대로 우 수석을 검찰에 수사의뢰하면서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중대한 위법행위이자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면서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을 직접 비판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결국 '직무 독립성'과 '공정성'이 충돌하고 우 수석 및 이 감찰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이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면서 초대 감찰관의 정상적 직무 수행이 어려운 상황이 초래된 셈이다.
◇검찰수사 결과가 제도 실효성 확보 관건될 듯…후임 임명도 지연 관측 = 이 감찰관이 독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고 그 이유로 수사를 받게 됐다는 점에서 특별감찰관 제도의 실효성은 검찰 수사 결과에 달리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감찰관이 수사의뢰한 우 수석 의혹에 대해 유의미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경우 특별감찰관 제도에 대한 지지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다.
반대로 검찰이 우 수석과 관련한 의혹에서 별다른 문제점을 찾지 못할 경우 이 감찰관의 감찰 유출 의혹이 더 부각되는 한편 제도 개선 목소리도 여권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이 감찰관의 후임을 임명하는 과정도 정치권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특별감찰관은 국회가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돼 있다. 또 결원시 30일 이내 후임을 임명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여야 간 이견으로 과거 초대 감찰관 임명도 크게 지연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 공약사항인 특별감찰관법은 2014년 6월 발효됐으나 이석수 초대 감찰관 임명은 지난해 3월에 이뤄졌다.
soleco@yna.co.kr
- ☞ "이인원, 자살놓고 고민"…서울로 다시 향하다 차돌려
- ☞ '잔혹한 진압' 인도서 시위대 눈에 산탄총…수백명 실명위기
- ☞ '정규학력 초등4년' 18세에 공인회계사 합격 '역대 최연소'
- ☞ 伊지진서 7명 살려낸 17세 '슈퍼맨'…"더 많이 구조 못해 슬퍼"
- ☞ 우사인 볼트, 통신사 '최고 속도 책임자'로 종신 계약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석수 사표에 與 "檢수사 지켜볼 것" 野 "엉뚱한 사람이 나가"
- 이석수 "압수수색 상황에서 특감직 유지 부적절 판단"
-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표제출.."정상 직무수행 불가능"(종합2보)
- '감찰 유출 의혹'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표 제출(종합)
- 검찰, 禹수석·李특감 의혹 샅샅이 훑는다..속전속결 양상
- 이재명 유세현장서 흉기 품은 20대 검거…"칼 갈러 가던 길"(종합) | 연합뉴스
- 야간자율학습 중 여교사 텀블러에 체액 넣은 남학생 고소당해 | 연합뉴스
- 감귤 쪼아먹은 새 수백마리 떼죽음…"화가 나 농약 주입"(종합) | 연합뉴스
- 빵 제조일자가 내일?…中누리꾼 "타임머신 타고 왔나" 맹비난 | 연합뉴스
- 채팅앱서 만난 10대 성착취물 700여개 제작…이별 요구에 협박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