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 나는 김한석이 좋다

안진용 기자 2016. 8. 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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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한석을 아는 방송가 사람들은 말한다. “그는 사람이 좋다.” 그가 28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적합한 사람인 이유다.

1992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로 데뷔한 그는 어느덧 25년 차 된 방송인이다. 25년간 정상을 밟은 적은 없다. 하지만 그는 25년간 쉬어 간 적도 없다. 꾸준함과 성실함, 김한석의 전매특허다. 인기를 위해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가족을 돌보기 위해 그는 오늘도 카메라 앞에 선다. 제작진이 ‘아름다운 들러리’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다.

물론 그에게도 굴곡의 시간은 있었다. 한 차례 이혼의 아픔을 겪은 후 많은 사람에게 미움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냥 너무 힘들더라. 너무 대한민국에서 날 안 받아주니까 너무 힘들더라”던 그의 말투에서는 아물지 않은 아픔이 느껴졌다.

혹자는 묻는다. “왜 지금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내지?” 하지만 김한석은 이혼 직후 한 번도 자기가 먼저 그 이야기를 꺼내 놓은 적이 없다. 침묵을 지키는 것,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이자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조심스럽게 지나간 책장을 다시 넘긴 그는 “그 미움에 ‘나 왜 미워해요?’라고 해본 적 없다. 제가 어떤 일을 이야기해도 제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는 거니까,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것 아니냐. 그럼 내가 아프고 말지 싶었다”고 말했다.

김한석은 인간관계가 참 좋은 사람이다. 경쟁과 질투가 난무하는 것이 방송가 생리지만 계산 없이 상대방을 끌어안는다. 그래서 그의 주변에는 오래된 친구가 많다. 이날 ‘사람이 좋다’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한 유재석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제 인생의 친구다. 평생을 저와 함께해줄 수 있는 친구”라고 그를 평했고, 송은이는 “참 한결같지만 오래될수록 사람 냄새가 풍긴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그의 곁에는 누구보다 소중한 아내 선영 씨와 딸 민이 양이 있다. 아내와 결혼을 결심할 당시 뇌혈관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에 처했지만 아내는 김한석의 손을 놓지 않았다.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김한석이 놓아 버릴 수 있었던 손을 아내가 부여잡았다. 이를 잘 알고 있기에 긴 기간 자신의 곁을 지키며, 지금의 딸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아내의 손을 김한석이 더 꼭 붙잡고 있다.

아내는 말했다. “이 사람은 평생을 가족을 위해 살아와서 가족끼리 가는 휴가에 대한 추억도 없다. 일상을 살면서 얻는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김한석은 화답했다. “아내를 보면 늘 애틋하다. 왜 나를 사랑해서 나를 만나서 힘들까. 그래서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게 내 사랑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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