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FOCUS] 최다무와 최다패, 마주보는 '두 수원' 잔류 경쟁

한준 기자 2016. 8. 2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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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수원FC가 2016시즌 K리그클래식으로 승격하면서 한국 프로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동일 연고지의 두 팀이 더비 매치를 치르게 됐다. 그 동안 K리그의 라이벌전은 `슈퍼매치`, `동해안 더비`, `호남 더비` 등 인근 지역 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수원삼성과 수원FC의 `수원 더비`는 K리그 역사에 등장한 첫 진짜 더비다.

올해 `수원 더비`를 네 차례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다. K리그클래식은 승강제를 도입하며 스플릿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2개팀이 정규리그로 총 33경기 3라운드 경기를 벌인 뒤, 상하위 6개팀이 나뉘어 5경기를 추가로 치르고 최종 순위를 가른다. 직전 두 시즌에 준우승을 차지한 수원삼성, 그리고 창단 후 처음으로 클래식에 입성한 수원FC가 스플릿 라운드에서 같은 그룹에 묶일 것으로 생각한 이는 없었다.

상위 스플릿에서 또 만난다면, 수원FC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이고, 하위 스플릿에서 만난다면 수원삼성에겐 창단 후 첫 굴욕이라 할 수 있었다. 1995년 창단한 수원삼성은 K리그클래식에서 네 차례 우승했고, 아시아 챔피언도 두 차례나 등극한 강호다. 10월 2일로 예정된 정규 라운드 최종전에 올 시즌 세 번째 수원 더비가 예정되어 있고, 이 경기는 올 시즌 마지막 수원 더비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주말 28라운드 일정을 마친 K리클래식은 5경기만 남겨뒀다. `두 수원`의 거리는 가깝다. 수원삼성은 10위, 수원FC는 11위다. K리그클래식에서 12위는 K리그챌린지로 직행하고, 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수원FC에게 11위는 반가운 순위표다. 76일 동안 12위 자리에 있었다. 11위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위치다. 애초에 개막 당시 잔류를 목표로 설정했다. 10위로 올라서서 잔류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진지하게 강등을 걱정하게 된 수원삼성

수원삼성은 올 시즌 내내 부진했다. 초반 9경기에서 1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10라운드에 거둔 시즌 두 번째 승리는 수원 더비에서 찾아왔다. 당시 수원FC는 초반 5경기에서 지지 않고 있었다. 둘의 거리는 홈 경기장 위치 만큼이나 멀지 않게 유지됐다. 7월 10일, 시즌 두 번째 수원더비도 승자는 수원삼성이었다. 이 경기를 통해 잠시 반등했다. 그러나 두 경기 모두 한 골 차 신승이었다. 경기는 치열했다.

정규 라운드가 끝나가는 지금도 둘은 한 계단 차이로 경합 중이다. 5경기를 남겨두고 승점 5점 차이. 뒤집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자신할 수 없다. 시즌 내내 부진하면서도 수원삼성이 강등권인 11위까지 추락한 적은 없다. 폭염이 찾아온 8월에는 진지하게 강등을 걱정해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 수원삼성은 개막 후 경기 일정이 두 차례 뿐이었던 3월을 제외하면 매 달 승리를 챙겼다. 4월과 5월, 6월에 각각 1승, 7월에 3승으로 총 6번 승리했다. 8월에 치른 5경기에는 승리가 없었다.

수원삼성은 최근 5경기 연속 무승(4무 1패)을 기록하며 상위 스플릿 진입을 위한 마지막 터닝 포인트를 살리지 못했다. 수원삼성은 올 시즌 초반 6연속 무승(5무 1패)을 한 차례 경험했고, 5월과 6월 사이에도 5연속 무승(3무 2패)을 한 차례 경험했다. 무승부 행진에 더 가깝다. 수원삼성은 28경기에서 13번 비겼고, 이는 올 시즌 최다 무승부 기록이다. 역대 한 시즌 최다 무승부(2003년 전남, 44경기 20무)에 견줄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5연속 무승 흐름 속에 수원의 경기에는 1과 0이라는 숫자만 보인다. 울산과 8월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것을 시작으로 FC서울과 슈퍼매치에서 0-1로 졌고, 최근 3경기는 모두 1-1로 비겼다. 수원삼성은 올 시즌 수원FC에 두 번 승리한 것은 물론, 또 다른 승격팀 상주를 상대로도 2승을 챙겼는데 시즌 세 번째 대결에서는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게다가 상주전을 기점으로 홈 경기장 잔디 교체 문제로 남은 4경기까지 원정 경기를 해야 한다.

상주 원정에서 주장 염기훈이 발목 부상으로 쓰러진 점도 악재다. 올 시즌 12어시스트로 도움 선두에 올라 있는 염기훈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선수들을 뛰게 만드는 리더십은 물론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골로 가는 길을 확실하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선수다. 홍철이 부상에서 돌아왔고, 권창훈도 `2016 리우 올림픽`을 마친 뒤 부상에서 회복했으나 염기훈의 묵직함을 대체하기 어렵다.

#8월 2승, 9월 기대하는 수원FC

반면 수원FC는 8월에만 두 번의 승리를 보탰다. 8월 첫 두 경기를 패배로 시작했으나 최근 3경기에서 2승 1무를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수원삼성과 똑같이 6승에 도달했다. 총 14번 패해 최하위 인천유나이티드와 더불어 시즌 최다패배를 기록 중이다. 현 시점에서 수원FC과 인천이 강등 유력 후보로 꼽히지만, 수원FC는 남은 라운드에서 반등이 가능해보이는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 받고 있다.

여름 이적 시장에 골키퍼 이창근, 레프트백 김민제, 수비형 미드필더 김철호, 공격형 미드필더 임창균, 측면 공격수 권용현, 최전방 공격수 브루스 지테 등을 영입해 선발 명단의 절반 이상을 바꿨다. 여기에 기존에 좋은 활약을 해주던 선수들의 상승효과와 시너지를 내면서 선수층이 단단하고 두터워 졌다. 이창근은 연일 선방을 펼치고 있다. 최근 두 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김철호는 최근 두 경기 무실점에 숨은 공신이었다.

권용현은 복귀전부터 득점을 올렸고, 김민제는 풀백 라인의 고민을 덜어줬다. 브루스는 지난 주말 인천과 맞대결에서 두 골을 넣어 데뷔골을 신고했다. 팀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았고, 4-1-4-1 포메이션은 구조적 안정성까지 갖췄다. 기존의 이승현, 김병오, 김종국, 김부관 등 선수들과 신규 영입 선수들의 조화는 조덕제 수원FC 감독이 바라는 부지런하면서도 과감하고 빠른 축구 스타일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가빌란까지 8월에 데뷔골을 넣었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 9월 4경기에서 이어진다면 10월 2일 수원더비에서는 정말 두 수원의 자리가 바뀌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두 수원 모두 9월에 승리가 절실하다. 성남 전북 광주 인천을 모두 원정 경기로 치러야 하는 수원삼성의 미션이 더 어렵다. 수원FC는 최근 부진한 포항 성남과 두 차례 원정 경기를 치른 뒤 서울 전남전을 치르고 빅버드에서 치를 수원 더비까지 모두 이동이 없다.

두 수원은 정규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잔류를 걸고 붙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하위 스플릿에서 벌일 네 번째 수원 더비까지 이 상황이 이어진다면 K리그 역사에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로 남게 될 것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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